국내 연구진이 충전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배터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에너지공학전공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충전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염료감응 베타전지를 최초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배터리는 저가의 염료를 사용해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높은 안정성을 갖추어 우주, 심해와 같은 극한환경이나 의료 분야 등에 필수적인 차세대 전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터리는 최근 전기자동차(EV),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용도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기존제품의 짧은 수명을 해결하기 위해 베타전지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베타전지는 방사성 동위원소 방사성 동위원소를 원료로 이용하는 차세대 배터리 가운데 하나이다.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방출된 베타전자가 방사선 흡수체인 반도체에 충돌하면서 전기가 생산되는 원리로, 베타선은 인체 유해성 및 투과도가 낮아 높은 안전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동력원 없이 자체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해 별도의 충전이 필요 없고 수명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와 비례하기 때문에 교체 주기가 긴 것이 특징이다.
미국,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고가의 소재와 복잡한 제작공정 때문에 대량생산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일 교수 연구팀은 기존 베타전지에서 방사선흡수체로 사용된 고가의 반도체 물질을 루테늄 계열의 N719 염료로 대체했다.
베타선을 방출하는 동위원소인 탄소-14를 적용해 기존 베타전지가 가진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했고 탄소-14를 나노입자로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염료감응 베타전지의 성능실험을 통해 베타선원인 탄소-14에서 방출된 전자에 비해 3만2000배의 전자를 생성하며 10시간 동안 안정적인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베타전지에 사용된 탄소-14는 약 5730년의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상용화에 성공하면 반영구적인 수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일 교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저가의 염료를 적용해 새로운 베타전지 개발에 성공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는 연구”라며 “아직 과제가 많지만 안전하고 저렴한 염료감응 베타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연구재단 방사선기술개발사업으로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 52호에 7월4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