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이 배터리 투자 계획을 공개함에 따라 국내 3사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CATL은 8월12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배터리 셀을 전기자동차(EV)의 섀시와 통합시킬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2030년 전에 공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자세한 기술 설명이 보도되지 않았으나 CATL이 2019년 배터리 생산기업 가운데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힌 CTP(Cell To Pack) 기술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신기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배터리 팩이 셀→모듈→팩 순서로 설계돼 있는 반면 CTP는 모듈 단계를 생략해 부피,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신기술로 배터리 셀을 자동차 프레임에 바로 통합할 수 있게 된다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배터리 셀을 적재할 수 있고 1회 충전당 주행거리도 약 800km로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로이터는 CATL의 기술 개발을 계기로 앞으로 배터리 생산기업이 EV를 디자인하는 초기단계부터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다임러(Daimler)가 이미 CATL과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동맹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배터리 생산기업과 자동차기업 사이의 협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새로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어떠한 자동차기업과 협력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CATL은 현재 테슬라(Tesla), 폭스바겐(Volkswagen), 다임러에게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혼다(Honda)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이다.
CATL은 8월11일에도 중요 자원 확보와 글로벌 진출 가속을 위해 약 190억위안(약 3조2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부적인 투자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국내 배터리 관계자들은 CATL이 9월22일 개최될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행사를 겨냥하고 공격적인 목표를 내놓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상태이며 2021년 4월 완공을 앞둔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계획을 내놓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CATL과 협업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ATL은 이미 독일 에그푸르트에서 BMW, 다임러, 폭스바겐 등을 타깃으로 배터리 셀 및 팩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테슬라와도 협업하기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순수 EV 3대 가운데 1대가 테슬라 자동차인 만큼 테슬라와의 협업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주목되고 있다.
LG화학은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2020년 상반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