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최근 초대형 에탄(Ethane) 운반선(VLEC) 4척을 수주한 가운데 중국 석유화학기업 Zhejiang Satellite Petrochemical(STL)이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STL은 8월24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 VLEC(9만8000입방미터급)를 각각 2척씩 발주했다. VLEC는 척당 가격이 1300억원 수준으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고 있다.
STL은 2019년 11월 홈페이지를 통해 2개 조선기업과 3월7일 세계 최대 VLEC를 건조하기로 사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STL은 중국 조선기업인 장난조선소에도 2척을 발주했지만 한국 조선기업과의 계약에는 2척 외 추가로 동급 선박 1척에 대한 옵션을 포함했다.
VLEC는 에탄을 액화한 뒤 영하 94도로 보관·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국내 조선기업들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다량 건조한 경험이 있어 VLEC를 건조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리스크가 적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에도 세계 최초로 VLEC 6척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특히, 세계에서 발주된 VLEC 18척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절반 이상인 총 11척을 수주했고, 현대중공업 역시 동급의 VLEC 3척을 건조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력보다는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 조선산업을 맹추격하고 있다. 2020년 4월에는 카타르에서 LNG추진선 16척을 수주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 조선기업에게 발주하면 건조비용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2020년 1-7월 세계 선박 발주량(293척에 661만CGT) 가운데 중국은 374만CGT(164척으로 57%)를 수주해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68만CGT(49척에 25%)를 수주해 2위로 밀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