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1월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이다.
1936년 강원도 통천 출생인 고인은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년을 경영일선에서 몸담았다. 고인은 22살 때인 1958년 8월 금강스레트공업 이름으로 KCC를 창업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 사업에 진출했고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해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고인은 2020년 말까지 매일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았을 정도로 창립 이후 60년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한편, 정상영 명예회장은 2004년 KCC 보유 주식 중 일부인 77만3369주(7.35%)를 세 아들에게 분산 증여했고 정몽진 회장이 KCC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정몽진 회장은 이후 꾸준히 KCC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을 2020년 3분기 말 기준 18.55%로 끌어올렸다.
막내 정몽열 KCC건설 회장은 2005년부터 일찌감치 KCC건설을 독자 경영하고 있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KCC(36.03%)에 이은 KCC건설의 2대 주주이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2016년 KCC건설 보유지분 전량을 정몽열 회장에게 증여했다.
2020년 1월 KCC에서 KCC글라스가 인적분할하고 10월 KCC글라스와 계열사인 코리아오토글라스가 합병하며 3형제 경영구도가 확립됐다.
KCC글라스와 코리아오토글라스의 합병으로 KCC글라스의 최대 주주였던 정몽진 KCC 회장의 지분율은 16.37%에서 8.56%로 낮아지고,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의 지분율은 8.80%에서 19.49%로 높아져 KCC글라스의 최대 주주는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됐다.
KCC는 실리콘, 도료, 소재에 집중하고 KCC글라스는 유리, 인테리어 중심의 종합 유리 사업자를 지향하고 있다.
다만, 정상영 명예회장이 생전 보유한 지분은 2020년 3분기 말 기준 KCC 5.05%, KCC글라스 5.41%가 남아 있으나 형제간 주식 교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CC건설의 최대 주주가 아닌 정몽열 회장이 KCC(5.28%)와 KCC글라스(2.76%) 보유지분을 활용해 KCC건설 최대 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