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개발은 저분자의약품에서 항체의약품으로 중점영역이 변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전자치료제, 핵산치료제 등이 추가되면서 치료수단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만능치료제는 없으며 최신 치료법이라도 환자 및 질환의 특성에 따라 달리 사용해야 하는 한계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전 세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몸살을 앓았고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3차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나타나면서 항체의약품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했으며 2021년 2월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했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CT-P59 조건부 허가 신청
셀트리온은 릴리(Lilly), 리제네론(Regeneron)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2020년 12월29일에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CT-P59(렉키로나주)의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2021년 2월5일 임상3상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CT-P59의 글로벌 임상2상 시험을 한국,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해 2020년 11월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으며, 상세 데이터를 국내외 전문가와 자체 평가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CT-P59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 신청에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T-P59의 해외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EMA(유럽의약품청)와 임상2상 결과 데이터를 상세히 공유하면서 승인신청서 제출 관련 협의를 개시하고 2021년 1월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임상2상 결과를 조만간 국제학회에서 상세히 발표하고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 10개국에서 임상3상에도 돌입해 CT-P59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다 광범위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CT-P59는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효능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미국 FDA로부터 세계 첫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특례수입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품목허가를 받았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에는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중단됐으나 코로나 사태와 함께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CT-P59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치료제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에서 선별·채취한 유전자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해 세포배양 과정을 통해 대량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지속적으로 채취할 필요 없이 유전자 재조합된 세포를 이용해 중화항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렘데시비르와는 치료기전에 차이가 있다. 렘데시비르는 세포 내 감염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반면 CT-P59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인체세포 결합 부위(Receptor Binding Domain)에 항체치료제가 대신 결합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체의약품, 저분자의약품 결합 ADC 주목
항체의약품은 진보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펩티드(Peptide) 치료제, 핵산치료제 등 중분자의약품도 각광을 받고 있으나 적용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를 포함한 항체의약품은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항체의약품은 면역을 이용하고 있다. 면역은 외부인자인 항원에 대해 체내에서 항체를 생성해 방어하는 현상으로 항암에 사용되는 항체의약품은 암세포에 특이적인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는 항체를 만들어 정상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치료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암에 대한 공격능력은 저분자의약품이 항체의약품에 비해 우수해 아직까지는 암 치료 분야에서 저분자의약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항체의약품과 저분자의약품의 장점을 양립시킨 항체·약물 접합체(ADC)이 주목받고 있다.
ADC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특수 연결체(링커)로 결합해 항체가 암세포를 운반하면 약물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아 정상세포에 대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물도 항체와 결합함으로써 안심하고 투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는 2020년 초 미국에서 ADC인 엔허투(Enhertu)를 출시했다. 스위스 로슈(Roche)가 공급하는 캐사일라(Kadcyla)와 마찬가지로 HER2 양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엔허투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링커로 결합할 수 있는 약물이 많아 효과가 캐사일라를 상회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중음성 유방암, 위암에 대한 적용도 추진하고 있어 매출액이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최초의 항체의약품 악템라(Actemra)를 개발한 추가이제약(Chugai Pharmaceutical)은 항체기술을 계속 개선하고 있으며 2018년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Hemlibra)를 출시해 항원과 항체가 1대1로 결합한다는 통념을 뒤엎었다.
Y자의 뿔 부분이 각각 다른 항원을 인식하고 잔존하는 응고인자가 서로 결합해 결손인자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일찍이 매출액 1000억엔을 돌파했다.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스위치 항체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스위치 항체는 특정 분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만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로 분자 유무에 따라 결합을 ON/OFF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스위치 항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암에 투입하는 기존 항체의약품은 암세포에 특이적인 항원만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으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위치 항체는 암세포 내에만 고농도로 존재하는 아데노신3인산(ATP)을 매개로 항원에 결합하며 항원 자체는 정상세포에 있어도 무방함에 따라 표적항원 선택지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