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대표 신동빈·김교현·이영준·황진구)이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생산기업 LCPL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다.
롯데케미칼은 PTA를 생산하는 해외 자회사 파키스탄 법인 LCPL 지분 75.01%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LCPL은 롯데케미칼이 2009년 약 147억원에 인수했으며 폴리에스터(Polyester) 섬유, 산업용 원사,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등에 쓰이는 PTA 50만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2021년 매출 4713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PTA 사업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확대라는 중장기 비전에 부합하지 않아 비핵심 사업 자회사의 매각을 결정했으며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을 끝으로 앞으로 PTA는 생산하지 않는다.
매각 지분은 파키스탄 화학기업 럭키코어인더스트리즈(Lucky Core Industries)가 약 1924억원에 인수한다. 롯데케미칼은 LCPL 인수 후 10여년만에 인수가격의 13배로 재매각하게 됐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사업 경쟁력을 위해 2020년 하반기부터 울산 PTA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를 전환해 PET, 페인트,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고부가제품인 PIA(Purified Isophthalic Acid) 생산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 PIA 사업은 52만톤을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동박 생산기업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했으며 인도네시아에 초대형 화학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2조7000억원이 필요한 만큼 매각 대금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 에틸렌(Ethylene) 최대 생산기업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은 2022년 약 439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에틸렌 수요는 급감한 반면 원재료 가격은 크게 변동하지 않아 에틸렌 스프레드가 자연스레 하락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신사업 강화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계획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2022년 5월 2030 비전·성장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으로 잡으며 고부가 스페셜티와 친환경 소재사업에서만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비핵심 자회사 매각은 비전 2030 전략에 맞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이라며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제품군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승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