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2000달러까지 붕괴 … 글로벌 가격 차이에 유럽 수출 폭증
중국 PC(Polycarbonate) 시황이 저점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내기업들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PC는 자동차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북미 거래가격이 5월 초 톤당 4000달러 가까이로 급등했고 유럽 역시 3000달러대 전반을 유지했으나 중국은 춘절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좀처럼 수요가 증가하지 않으면서 2000달러가 무너진 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 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찾아볼 수 없어 북미·유럽과의 가격 차이가 2배 벌어지는 상황이 한동안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PC 생산기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원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고전했으나 최근 상황이 개선되면서 스프레드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자동차용이 견인차로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며 거래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범용 그레이드는 여전히 약세를 계속하고 있으나 5월 초 북미는 3500달러대 중반에서 3900달러대 후반, 유럽은 3200-3500달러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자동차용은 전동화에 따라 1대당 PC 사용량이 증가하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유럽과 미국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 채용을 확대하며 PC의 하방 압력을 막아주고 있다.
반면, 중국은 수요 부진이 여전하고 2022년 원료 BPA(Bisphenol-A) 하락 당시 아시아 PC 생산기업들이 공급 확대를 감행한 것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어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타이완 PC 생산기업들은 중국 수출을 줄이고 있으며 중국 수출량 일부를 유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PC는 2023년 1-4월 중국 수출량이 6만8811톤으로 전년동기대비 28.1% 급감했으나 미국 수출은 1만2659톤으로 19.4% 증가했다. 유럽은 증가율이 더욱 커 이태리가 9660톤으로 174.8%, 폴란드가 6702톤으로 65.4%, 벨기에가 3676톤으로 130.8%, 영국이 2506톤으로 167.4%, 독일이 2113톤으로 135.3% 폭증했다.
다만, 유럽과 미국에 자동차용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사양을 맞출 필요가 있어 쉽사리 전환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수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도 중국의 PC 메이저 Wanhua Chemical 등으로 한정적이어서 중국 및 아시아의 과잉물량이 유럽과 미국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유럽과 미국 PC 시장도 수급 밸런스를 유지해가고 있어 중국 내수가 되살아나지 않는 한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도 한국산 PC가 유입되면서 공급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다.
일본에 대한 PC 수출은 2021년 1만8696톤에서 2022년 1만9790톤으로 전년대비 5.9% 증가했고 2023년 1-4월 수출량은 7592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본의 PC 재고량은 2023년 1월 약 5만톤 정도로 전년동월대비 20% 증가했고 5월까지도 5만톤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들어 중국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회복세가 미약해 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PC 플랜트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면 재고가 천천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녹녹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PC는 자동차, 전자, 건설자재를 비롯해 폭넓게 사용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용 PC는 전동화에 따른 경량화 니즈 확대 및 우수한 디자인성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반도체 부족 사태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전체 성장은 난관에 봉착했고, 전기·전자도 2021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영향으로 늘어난 재택근무 때문에 컴퓨터 수요가 확대되면서 호조를 나타냈으나 2022년에는 반동으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BPA가 공급과잉으로 폭락하면서 스프레드를 확보한 아시아 생산기업들이 가동률을 올렸으나 수요 회복이 둔화되면서 재고가 누적됐고 2023년에도 재고를 소진하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