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은 윤활유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함에 따라 관련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2분기 매출이 18조72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 2조3292억원에서 2023년 2분기 마이너스 106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유 사업에서만 영업적자 4112억원이 발생했으며 화학 사업은 P-X(Para-Xylene) 시황이 개선된 영향으로 영업이익 1702억원을 기록했으나 윤활유 사업이 전체 적자 폭 확대를 방어한 것으로 판단된다.
윤활유 사업은 매출이 1조1097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9%에 불과하나 영업이익은 259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이익률은 23.4%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매출이 7조8196억원으로 31.7%,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97.9% 격감했다.
정유 사업은 정제마진 악화로 영업적자 2921억원을 기록했으나 석유화학 사업은 역내 정기보수 덕분에 영업이익 820억원을 기록했고 윤활유 사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영업이익 2465억원을 올렸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6조9725억원에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97.0% 급감했고, 특히 정유 사업에서 영업적자 39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윤활기유 사업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110.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기업들은 그동안 윤활유 사업을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했으나 2021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이 약화되며 자동차, 선박, 항공 등 전방산업 수요가 되살아났고 2022년 경유 마진 강세가 더해지면서 윤활유 사업이 전체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고 있다.
윤활유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유 수급난이 심화되고 경유 마진이 오르면서 정유기업들이 경유 생산을 늘리면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공정 특성 상 원유 정제과정에서 경유 생산량을 늘리면 윤활기유 원재료가 되는 미전환 잔사유(UCO)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2023년 2분기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원가 절감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윤활기유 마진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에는 미국 드라이빙 시즌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따른 수요 증가가 경유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경유 마진이 다시 오르면서 윤활기유 마진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통해 연비 강화와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가 있는 고급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고급 기유(그룹3)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자회사 에쓰-오일토탈윤활유를 통해 전기자동차(EV) 전용 윤활유 브랜드 라인업 에쓰-오일 세븐 EV를 출시하며 전기자동차 보급에 대응하고 있고 인디아 Gulf Oil Lubricant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에서 윤활유를 생산·판매하는 등 해외 시장도 적극 개척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트렌드에 중점을 두고 플래스틱 생산기업 신성산업과 재생 플래스틱을 활용한 용기를 공동 개발해 자사 윤활유 브랜드 엑스티어에 도입했으며 자동차용 폐 엔진오일을 정제해 재활용하는 CR(Chemical Recycle)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