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연제는 화재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주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전자제품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자동차용 난연제는 전기자동차(EV), 하이브리드자동차(HV) 등 친환경 자동차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욱 엄격한 열 관리가 요구돼 차체 경량화를 위한 플래스틱 투입이 확대됨에 따라 범용수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자용은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시스템 갱신에 투입하는 등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난연제 시장은 인계 난연제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산학사업팀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난연제 시장은 2016년 93억8570만달러에서 2023년 143억6700만달러로 연평균 6.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할로겐계인 인계 난연제는 글로벌 시장이 7.9%, 국내 시장은 9.1% 확대돼 난연제 중 성장성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된다.
할로겐계 난연제는 독성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브롬계 난연제를 대체할만한 난연제가 개발되지 않아 브롬계 난연제 수요 역시 증가세를 계속하고 있다.
브롬계, 인계 대체수요 타고 안정 성장
브롬계 난연제는 논할로겐 트렌드가 확대되며 PS(Polystyrene),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용 인계 대체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대체작업이 일정수준 진전되며 수요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뛰어난 난연성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며 성장성이 안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브롬계 난연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요가 급감했고 2022년에는 사상 최대치의 70% 수준에 머물렀으며 2023년에도 크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2022년 난연제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하반기부터 경기침체 여파가 더해져 2023년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전, 전자부품 생산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영향으로 컴파운드 및 플래스틱 생산기업들이 함께 이전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브롬계 중 수요가 가장 많은 TBBPA(Tetrabromobisphenol-A)는 2022년 수요가 1만1000톤으로 전년대비 8.0% 감소했다.
TBBPA 수요는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 영향을 받아 2017-2018년 증가세로 전환했으나 미국-중국 무역마찰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로 2019-2020년에는 2년 연속 감소했다. 이후 2021년 반등 효과와 재택근무 정착, 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른 가전제품 판매 호조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2022년에도 상반기까지는 수요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하반기에는 시장 침체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BBPA PC(Polycarbonate) 올리고머 등 유도제품 수요가 10% 이상 급감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사용이 금지된 HBCD(Hexabromocyclododecane) 대체용으로 건축용 난연성 발포 PS에 사용되는 브롬화 부타디엔스타이렌공중합체는 2022년 수요가 1500톤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착공건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으며 수요가 급증하는 일은 없었으나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절감형 주택 보급이 본격화되며 난연성 발포 PS 사용량이 증가하면 브롬화 부타디엔스타이렌공중합체 역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TBBPA 사용규제 강화 우려
TBBPA는 MCCP(Medium-chain Chlorinated Paraffin) 등과 함께 유럽 REACH 규제의 리스크 평가‧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3년 1월 고우려물질(SVHC)로 지정됐다.
다만, TBBPA는 전자기판 제조에 필수적으로 투입되는 난연제이고 대체제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 대체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규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TBBPA는 RoHS 심의도 받았으나 반응형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첨가형은 전기‧전자 분야에서 잔류량이 0.1% 이상일 때 금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REACH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보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연제는 TBBPA 올리고머 등 TBBPA 유도제품 형태로 사용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현재까지 유도제품 중에는 규제 대상이 된 사례가 없어 TBBPA가 규제 대상이 되는 순간 시장에 미칠 파급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사용이 전면 금지된 DBDE(Decabromodiphenyl Ether) 대신 DBDPE(Decabromodiphenyl Ethane)가 투입되고 있으나 캐나다가 DBDPE 규제를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HBCD, DBDE 등 사용이 금지된 난연제와 현재 심사 및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TBBPA, DBDPE 등은 모노머 타입이기 때문에 생산기업들은 분자량을 늘림으로써 인체‧환경에 대한 리스크를 저감할 수 있는 폴리머 타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알버말(Albemarle)은 DBDE 대체를 위해 범용 플래스틱용 폴리머 타입 Saytex Alero를 개발했고 유럽‧미국, 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수요기업 평가를 마쳐 2023년 말 이전에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계, 고기능제품 중심 5G 공세 강화
인계 난연제는 할로겐 프리라는 강점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안정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인계 난연제 중 수요량이 가장 많은 인산철에스테르계는 PVC(Polyvinyl Chloride)에 널리 사용되는 모노머형과 고분자량에 휘발성이 낮은 축합형이 경쟁하고 있다.
인계 난연제는 브롬계, 무기계보다 설계자유도가 높고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며, 생산기업들은 더욱 높은 난연성과 수지적합성, 환경특성 등을 보유한 고기능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DKS는 고속통신기기에 사용되는 저유전 수지용으로 할로겐 프리 인계 난연제 신제품 PQ-60을 개발했다.
수지 공급을 담당하는 타이완 Chinyee와 연계해 개발했으며, 인 함량이 높고 극성이 낮으며 열팽창성이 작아 유전 특성이나 내열성을 저해하지 않고 난연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DKS는 범용 플래스틱부터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까지 폭넓게 커버하는 브롬계 난연제 Pirogard 시리즈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인계 난연제까지 주요 라인업에 추가함으로써 5G 등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용도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데카(ADEKA)는 축합인산에스테르계 난연제 메이저로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Adekastab FP-600은 가전 케이스에 투입되는 EP용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하이 그레이드 타입인 FP-900L 역시 높은 난연성과 BPA(Bisphenol-A) 프리라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폴리올레핀(Polyolefin)용으로 주로 투입되는 열팽창성 FP-2000 시리즈는 UL로부터 수지에 배합하면 브롬계 난연제를 사용했을 때보다 연기 발생량, 일산화탄소(CO) 발생량 등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받았고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 주변에서 GFRPP(Glass Fiber Reinforced Polypropylene)용 난연제로 투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아데카는 수지 필라먼트 등 3D 프린팅 소재용 난연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다이하치케미칼(Daihachi Chemical)은 인산에스테르계 난연제 사업에서 소재별 특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풍부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EP용 난연제 선두기업으로 액체계 축합형 인산에스테르인 CR-741과 분체계 중 취급 용이성이 우수하고 내가수분해성, 내열성, 저유전특성이 뛰어난 PX-200 등을 주력 공급하고 있다.
지방족계 인산 아미데이트계 난연제는 신제품 Daiguard-850을 출시했고 기존 인산에스테르계 난연제에 없는 특성을 살려 다양한 소재의 난연화에 기여하고 있다.
목재용 난연제 SR-2500 시리즈, 폴리올레핀계 SR-8000 시리즈, 5G 등 데이터 고속화에 대응한 SR-3000 등도 개발해 인명, 재산을 지키는 기능성 소재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산코(Sanko)는 포스파펜안드렌(Phosphaphenanthrene)계 난연제 HCA 및 유도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HCA는 열안정성이 우수하고 비중이 가볍다는 점에서 에폭시수지(Epoxy Resin) 반응형으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테이진(Teijin)은 인계이면서 동시에 난연화 매커니즘이 브롬계와 동일한 라디칼 트랩 구조 FCX-210을 공급하고 있다. 다양한 수지를 대상으로 고도의 난연성을 부여할 수 있어 플래스틱 내부 첨가제 용도 뿐만 아니라 페인트와 접착제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계, 안티몬 광석 급등으로 수익 악화
무기계 난연제는 삼산화안티몬, 수산화마그네슘, 수산화알루미늄 등이 대표적이다.
삼산화안티몬은 브롬계 난연제와 병용하면 난연 효과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고 할로겐 구조를 갖춘 수지에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난연성을 부여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Nihon Seiko, Yamanaka, Tohko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브롬계 난연제와 상관관계에 있어 2022년 수요가 860톤으로 1.2% 감소했다.
2021년에는 2020년 대비 반등 효과와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프린터 등 가전 판매 호조로 수요 증가율이 24.0%에 달했으나, 2022년에는 상반기까지 수요 증가세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자동차 생산 조정, 전자소재 침체로 수요가 감소했고 재고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 역시 일본 수요 자체는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 유럽‧미국 수요에 따라 회복 여부가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티몬 지금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안티몬 광석 수급타이트가 장기간 이어지며 대체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산화안티몬 생산기업들은 삼산화안티몬이 2017년 일본의 특정화학물질 장해 예방규칙에서 규제물질로 지정되며 공조설비 설치, 작업환경 측정이 의무화됨에 따라 마스터배치, 과립상, 습윤 타입 등 분진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RoHS 지령에서 리스크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할로겐 난연제와의 조합을 대상으로 리스크 평가 및 재검토가 진행되고 있으며 삼산화안티몬 단독으로는 사용이 허가된 상태이다.
수산화마그네슘은 내열성이 우수해 높은 온도로 성형가공되는 용도에서 난연제로 투입되고 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카펫의 백코팅제, FRP(Fiber Reinforced Plastic)로 제조한 욕조, 유리 등에 충진필러로 투입되고 있다.
국내시장, 중소기업 중심으로 공급
국내 난연제 시장은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유니버샬켐텍, 파미셀, 켐서스, 금양, 유화엠에스, 오로라플레임 등이 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저분자 형태의 전통적 난연제를 수입해 고분자 형태의 개량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브롬계 난연제 사용량 3만6621톤 중 전기·전자와 자동차 부문이 1만5021톤으로 41%를 차지했다.
다운스트림인 범용수지, 열경화수지, 고기능성 EP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난연제 역시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고, 고기능성 플래스틱 수요 증가에 따라 난연제 성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 따라 자동차부품용 고분자 소재에 대한 난연성 및 방염 처리가 강화되고 있다.
난연성 플래스틱 소재는 배터리 모듈, 충전기 커넥터, 자동차측 소켓, 충전 건과에 전반적으로 투입되며 전기자동차용 충전 커넥터는 충전 스테이션과 같은 충전설비에서 전기자동차와 연결될 때 충전 성능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HS Consulting에 따르면, 글로벌 난연제 소비량은 2019년 기준 239만톤 이상이며 수산화알루미늄이 38%를 차지해 단일 난연제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할로겐계도 30%에 달했다.
난연 수지는 할로겐계, 인계, 질소계, 무기계 난연제를 블렌딩 또는 컴파운딩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할로겐계 난연제는 브롬계와 염소계 중 브롬계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브롬계 난연제는 난연 효과가 우수하고 가격은 저렴해 전기·사무기기의 하우징 소재, PP(Polypropylene), ABS, PS,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에폭시수지(Epoxy Resin) 등에 주로 투입된다.
브롬계 난연제 중 HBCD(Hexabromocyclododecane)는 신경독성,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며 화학물질 규제 국제협약인 스톡홀름협약에서 사용 금지를 결정했고 세계적으로는 PBBs, PBDEs도 금지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