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는 2024년에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는 2023년 중국 경기침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큰 폭으로 오르지 못한 채 배럴당 75-8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계속했으나 사우디와 러시아 감산을 타고 하반기 들어 강세를 나타냈다.
중동지역의 이스라엘과 무장단체 하마스(Hamas) 분쟁 영향은 크지 않았으며 4분기 들어 85-90달러 사이에서 소폭 하락이 이어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원유 소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6월 원유 수요가 2080만배럴로 2019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경제 악화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입량이 전년동기대비 20-30% 급증했고, 특히 러시아산 수입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디‧러시아 감산 타고 반등
국제유가는 2023년 브렌트유(Brent) 평균 배럴당 82.10달러,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82.17달러, 두바이유(Dubai)는 77.60달러를 형성했다.
상반기에는 하락세를 계속했다. 1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83.91달러로 전년동월대비 약 6달러, WTI는 78.16달러로 약 9달러, 두바이유는 80.42달러로 약 7달러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제로코로나 정책 해제 및 춘절 연휴 종료를 타고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경기가 오히려 장기간에 걸쳐 침체 양상을 나타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꾸준히 인상함에 따라 6월에는 브렌트유 74.98달러, WTI 70.27달러, 두바이유 74.99달러로 하락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일일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결정하고 러시아도 9월부터 12월까지 일일 30만배럴을 감산한데 이어 이후로도 감산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며 국제유가는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됐다.
9월 브렌트유 92.59달러, WTI 89.43달러, 두바이유 93.25달러를 형성했으며 미국 원유 재고 감소까지 겹치며 9월27일 브렌트유 96.55달러, WTI 93.68달러, 9월28일 두바이유 96.75달러로 각각 2023년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3개 유종 모두 100달러 이상 초강세를 유지했던 2022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며 연말 들어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평가된다.
10월과 11월에는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된 영향으로 브렌트유가 10월 88.70달러, WTI는 85.47달러, 두바이유는 89.75달러로 급락했고 11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져 WTI는 80달러마저 붕괴됐다.
여기에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이행 여부 및 추가 감산량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며 12월에도 하락세가 계속됐다. 브랜트유는 77.32달러, WTI는 72.12달러, 두바이유는 77.33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 브렌트유 85.3달러로 상승
한국석유공사는 국제유가가 2024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준범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은 “국제유가는 2024년에도 글로벌 원유 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함에 따라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2023년 83.9달러에서 2024년 85.3달러로 1.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84.1달러에서 93.2달러로 10.8%,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85.0달러에서 98.0달러로 15.3%, 제이피모건(JP Morgan)은 81.0달러에서 83.0달러로 2.5% 상승할 것으로 예측해 대부분 관련 기관이 상승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는 글로벌 원유 소비량이 2022년 9916만배럴에서 2023년 1억92만배럴로 1.8% 증가했으나 2024년에는 1억244만배럴로 1.5% 증가하는 등 경기 둔화 여파로 증가 폭이 줄어들고, 생산량은 2023년 1억126만배럴에서 2024년 1억255만배럴로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2024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2023년 대비 소폭 둔화된 2.9%로 전망했으며 미국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면 원유 선물시장 자금 유입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화석연료 수요가 인디아 등 신흥 소비국의 전기화로 2030년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중동 리스크 타고 100달러 도달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최대 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분쟁 확대 등 중동지역의 여러 위험요소들로 2024년 국제유가가 70-100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연장 실패를 주요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추가 인질 석방에 동의하지 않아 휴전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했고,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 연장에 대한 모든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히며 중동 긴장이 재고조되고 있다.
10월 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Gaza Strip)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하마스가 10월7일 새벽 이스라엘에 로켓 5000발을 발사하고 무장대원을 이스라엘 내부로 침투시키는 등 기습공격을 단행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국제유가는 10월9일 브렌트유가 88.15달러로 3.57달러, WTI는 86.38달러로 3.59달러, 두바이유는 87.05달러로 2.22달러 폭등했다.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포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으며 하마스의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이란 제재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UN(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10월8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에 대해 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으나 이스라엘은 이란이 하마스를 포함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Jihad) 등에게 자금 및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OPEC+ 자발적 감산 이행 “불안”
OPEC+는 11월30일 회의에서 2024년 1분기 사우디와 러시아의 기존 감산 계획분 130만배럴 외에 90만배럴을 추가 감산해 약 220만배럴 자발적 추가 감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자발적 감산 이행 여부 및 추가 감산량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며 국제유가를 둘러싼 하방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ING, Mizuho은행 등은 시장에서 OPEC+의 감산 준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앙골라가 생산쿼터 2024년 110만배럴을 준수하지 않고 추가로 생산하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OPEC+ 결속력 약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OPEC+ 회의는 11월26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아프리카 산유국들이 생산량 쿼터에 대한 이견을 내놓으며 11월30일로 연기된 바 있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필요하다면 OPEC+의 감산이 2024년 1분기 이후에도 분명히 지속될 수 있으며 감산은 완전 이행될 것”이라며 “11월30일 발표된 감산은 시장 상황 평가에 따라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OPEC의 주요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는 2023년 생산량이 900만배럴 수준이며 생산쿼터 1050만배럴 대비 150만배럴 적게 생산했다.
주요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 역시 국제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11월 ISM 제조업 PMI가 46.7로 10월과 동일했고 시장 예상치 47.8을 하회했으며 13개월 연속 50 이하에 머물렀다.
유로존은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4.2로 10월 43.1보다 올랐고 영국도 47.2로 10월 44.8을 상회했으나 경기위축 국면의 기준선인 50을 여전히 밑돌고 있어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반면, Caixin/S&P Global은 중국의 PMI가 11월 50.7로 10월 49.5에 비해 확장국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브라질 영입하며 글로벌 영향력 확대
OPEC+는 영향력 확대를 위해 브라질 영입을 결정했다.
OPEC+는 11월30일 정기총회에서 감산규모‧기간과 함께 브라질에 대한 신규 회원국 영입 결정을 발표했으며 브라질은 2024년 1월1일부터 OPEC+ 회원국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Energy Institute에 따르면, 브라질은 원유 생산량이 2022년 311만배럴로 남미 1위, 미주 대륙에서 3위, 전체 산유국 중에서 9위를 차지했다.
Platts에 따르면, 브라질은 2023년 원유 생산량이 320만배럴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OPEC+ 사무총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은 2023년 10월 브라질 광물에너지부 장관과 Petrobras 사장을 만나 회원국 가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브라질의 가입으로 OPEC+ 생산 정책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다수의 분석기관들은 브라질이 회원국으로서 실제 감산에 참여할지 회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브라질의 석유법은 브라질산 원유와 가스 생산량에 대해 일체의 제한을 금지하고 있으며, Petrobras도 석유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2024년-2028년 102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전략비축유 충유가 등락 좌우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확대하며 국제유가 등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3년 11월6일 미국에서 생산된 비축유 충유 목적의 중질유 300만배럴 구매를 위해 추가 제안 요청서(Request For Proposals)를 발행했으며 입찰을 통해 총 273만배럴의 비축유를 평균 79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11월30일 체결했다.
총 9사가 입찰에 참여한 결과 엑손모빌(ExxonMobil)이 93만배럴, 필립스(Phillips) 66만배럴, 수노코(Sunoco)와 맥쿼리(Macquarie Commodities Trading)가 각각 60만배럴을 낙찰받았고 낙찰된 원유는 2024년 1월 Big Hill 전략 비축기지로 인도할 예정이다.
또 비축유 충유를 위한 입찰을 실시해 18건의 입찰서를 제출받았으며 2개의 관련기업으로부터 총 120만배럴의 비축유를 배럴당 평균 77.57달러에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 12월에서 2024년 5월까지 비축유를 매월 300만배럴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2년 1억80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2023년 11월 전략비축유 구매 완료로 비축유 구매량이 총 873만배럴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에는 역대 최대인 1억80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했으며 방출 당시 가격은 평균 95달러였다.
한편, 12월1일 미국이 러시아 원유 가격상한제를 위반한 관련기업과 선박에 제재를 부과한데 이어 미국·유럽연합(EU)·영국은 라이베리아·마셜제도·파나마에 해당국 국기를 게양한 선박이 가격상한제를 위반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