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산물은 식품을 비롯해 공업, 의약·화장품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급지역의 이상기후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량에 미치는 영향이 커 가격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변동하기 쉬운 특징이 있으며 최근 중국발 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기업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환경 대응과 안전성 등을 강조하며 대응하고 있다.
아라비아검, 수단 내전으로 공급망 불안 “심화”
아라비아검(Arabic Gum)은 최근 공급망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 생산국인 수단의 내전이 격화됨에 따라 원료용 아카시아 숲 상태와 수확량을 파악할 수 없게 됐으며 기존 생산량을 제3국 우회수송을 통해 공급하고 있어 환율 영향까지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단은 농민들이 농한기인 11월부터 이듬해 5월경까지 아카시아 나무 표면에 상처를 내 수액을 채취하는 태핑(Tapping) 방법으로 아라비아검 원료를 수확하고 있다.
2022년에는 기상조건이 좋아 수확량이 증가했으나 2023년 봄 이후 내전이 심화됨에 따라 우회조달이 불가피해졌고 수송비가 증가했다. 일본에서는 아라비아검 가격이 4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 내전은 현재도 1년 이상 계속되고 있으며 주요 항만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아카시아 숲 상태와 수확량을 파악하기 어려워 조달 안정화가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수단 내전이 진정될 가능성이 희박해 차드를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생산하는 물량으로 구매가 집중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식품소재용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크, 수요 감소에도 가격 상승세 계속
탈크(Talc)는 당분간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탈크 생산기업들은 수년 동안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타이트를 이유로 수출가격을 인상했으며 최근 내수가 침체되면서 수급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제조코스트를 고려해 수익 확보를 목적으로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탈크 원석 공급기업들은 2022년 에너지 코스트 급등을 이유로 공급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봄부터 일본 탈크 거래가격이 15-20% 급등했으며 엔화 약세에 따른 원료 조달코스트 증가, 연료 가격 상승 영향까지 더해져 수요기업들이 가을 이후로 최대 킬로그램당 30엔 이상 재인상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경기침체 영향으로 자동차 소재용 플래스틱과 제지용 수요가 부진하나 환율 때문에 원료 조달코스트가 상승했고 제조·운송코스트까지 오르면서 생산기업들은 코스트 증가분 흡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을 비롯한 다른 생산국 역시 유틸리트코스트 증가의 영향으로 가격을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국내 탈크 시장은 중국산 수입에 전량 의존했으나 2021년 코츠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코츠는 천연광물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채굴 및 유통 기반이 부족한 파키스탄과 인디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안정적인 원석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카오린, 코스트 증가로 가격 상승 불가피
점토광물 가운데 하나인 카오린(Kaolin)은 꾸준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카오린 시장은 2015년 이후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공급망이 재편됐으며 주요 용도인 제지용은 메이저 2곳이 전량 공급하고 있으나 시장 축소가 예상돼 제조코스트 상승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주요 메이저였던 바스프(BASF)는 종이매체의 전자화가 확대됨에 따라 주력 용도인 코팅지 수요가 감소하자 2015년 제지용 함수 카오린 사업을 영국 이메리스(Imerys)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제지용 카오린을 공급하는 곳은 이메리스와 미국 KaMin, Thiele 등 3사로 줄었으며 이후로도 산업계 재편이 계속돼 2022년 KaMin이 함수 외 카오린 사업을 인수했고, Thiele은 이메리스의 제지용 함수 카오린 사업을 인수해 Kamin과 Thiele 양강체제가 굳혀졌다.
시장 과점화가 진행되던 2022년에는 주요 생산지인 북미를 중심으로 물류 정체가 발생했다.
공급망 불안 확대와 연료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메이저들이 미국 달러화 기준 최대 1.5배 인상에 나섰으며 2023년 12월에는 상승세가 진정됐으나 KaMin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2024년 1월부터 가격을 9% 인상하기로 결정해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부 수요기업들이 가격 상승에 반발해 중탄산칼슘 등으로 대체를 추진하고 있다.
젤라틴, 수급타이트 완화로 가격 하락
젤라틴(Gelatin)은 원료 수급타이트가 완화됐다.
돼지콜레라 유행이 진정되며 돈피 공급량이 회복됨에 따라 젤라틴 생산기업들의 원료 쟁탈전이 해소돼 하락세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라틴은 2022년 이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축소됐던 젤리와 반찬용 수요가 회복했으나 가축 전염병 및 국가별 봉쇄조치에 따른 개체수 감소로 돈피, 우피 등 원료 공급량이 격감하며 글로벌 생산기업들의 원료 쟁탈전이 이어졌다.
이후 돼지 베이스 및 소 베이스 원료가격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돼지콜레라 등 전염병이 진정되고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가축 도살이 증가한 영향으로 최근 공급량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아울러 사재기에 나섰던 중국기업들이 자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원료 매점을 줄이면서 쟁탈전이 종결됐으며 원료 수급이 완화돼 희망 구매가격도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일본기업은 원료 조달난의 영향으로 일부 그레이드의 신규 거래를 거절해왔으나 수급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조달코스트가 여전히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식품용 수요가 불안한 점을 고려해 젤라틴 판매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카제인, 중국 수요 감소로 가격 하락
카제인(Casein)은 중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헀다.
중국을 중심으로 커피 크리머용 수요가 증가했으나 2023년 들어 경기침체로 상승세가 꺾였다.
공급 측면에서는 오세아니아 등이 2023년 생젖 생산량을 확대했다. 2023년 하반기 계약가격은 전년동기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제인은 생젖에 포함되는 주요 단백질로 식품용으로는 커피 크리머와 영양보조식품 등으로, 산업용으로는 주로 캐스트코트지 접착제로 사용된다.
2021-2022년 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료 가격이 상승하고 가뭄의 영향으로 유럽과 오세아니아산 생젖 공급이 감소한 가운데 중국기업이 유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젖을 사재기함에 따라 카제인용 생젖 공급이 격감했다.
아울러 중국의 커피 크리머용 카제인 수요도 확대돼 계약가격이 6개월마다 몇달러씩 상승했으며 2022년 하반기 생산분은 톤당 2만달러에 근접했다.
다만. 2023년 중국 경기 악화로 커피 크리머 포함 유제품 수요가 위축되자 생젖 사재기가 진정됐고 유럽 및 오세아니아 생젖도 순조롭게 공급됨에 따라 카제인 원료 사정이 개선되고 계약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로진, 친환경 트렌드 타고 수요 증가
로진은 수요가 감소했으나 장기적으로 친환경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진은 2023년 글로벌 생산량이 115만톤으로 전년대비 7만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검로진이 75만톤으로 브라질에서 2만톤 줄었고, 톨로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아 40만톤으로 약 5만톤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검로진 가격은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톨로진은 원료인 CTO(Crude Tall Oil) 증류로 생산되는 톨유지방산이 바이오매스 연료의 원료용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상승했으나 북미에서 CTO 공급이 과잉되면서 상승세가 멈출 것으로 예상되다.
일본은 2023년 로진 유도제품 수요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그래픽 용지용 사이징제 및 인쇄잉크 수요가 인쇄매체 디지털화 트렌드에 따라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가운데 점·접착제도 코로나 특수 반동 및 경기침체로 줄었다.
합성고무용 유화제 역시 자동차 생산대수 및 가전제품 수요 감소 영향으로 부진했으나 감소세가 바닥을 찍고 2024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업들은 환경 의식이 강화됨에 따라 석유화학 베이스 소재 대체재로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수계 플렉소잉크는 로진 베이스 디스퍼젼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또 합성고무에 첨가제로 사용하면 기존 고무에 없는 기능을 부여할 수 있고 항균기능 관련 용도 개척을 추진하는 등 로진의 기능과 특성을 살린 용도 개척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물유지, 수요 감소 영향으로 가격 급락
식물유지 수요는 중국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 감소했다.
식물유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면 상승했으나 공급과잉으로 하락 전환했다. 다만, 2023년 12월부터 원료 생산지역의 엘니뇨 현상에 따른 이상기후 우려로 팜유(Palm Oil)·팜핵유 가격이 반등했으며 아마인유(Linseed Oil), 동유(Tung Oil) 등 다른 유지도 연쇄 상승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가 채종유(Rapeseed Oil)와 해바라기유 글로벌 최대 생산·수출국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함에 따라 2월 하순 이후 흑해 오데사(Odesa) 항구가 폐쇄돼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다른 식물유 대체수요가 확대되면서 대두유, 팜유 가격이 급등했다.
2023년 팜유 가격은 주요 산지인 동남아시아의 이상기후와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인도네시아 정부의 수출규제로 한때 톤당 4200링깃대까지 상승했으나 2023년 봄 규제 완화와 중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3400링깃대까지 급락했다.
팜유는 이후 대두유를 비롯한 대체유를 따라 약 3500달러에 머물렀다. 팜핵유 역시 실수요 위축으로 800달러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팜유·팜핵유는 11월부터 반등해 11월 중순 팜유가 3900-4000링깃까지, 팜핵유가 11월 하순 940달러 전후까지 상승했다. 엘니뇨 현상에 따른 이상 기후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인유와 동유도 재고가 해소되면서 가격이 반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