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합성섬유의 연구개발(R&D) 및 적용이 가속화하고 있다.
트렌드리서치에 따르면, 2월 개최된 글로벌 섬유산업 소재 전시회 프레미에르 비죵(Premiere Vision) 참여기업 1174사의 소재를 분석한 결과 합성섬유가 43.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천연섬유 33.1%, 재생섬유 18.7%, 기타 5.0%로 집계됐다.
천연섬유와 재생섬유는 합산 비중이 51.8%로 절반을 넘어섰으며 재생섬유는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했다.
국내 섬유산업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섬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화학섬유협회는 국내 화학섬유 생산기업들의 리사이클 섬유 사업 비중이 1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영원무역홀딩스의 벤처캐피털(CVC)은 2023년 미국 폐섬유 재활용 스타트업 설크(Circ)에 32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2024년 3월 핀란드 섬유 폐기물 재활용 기술 전문기업인 IFC(Infinited Fiber Company)에도 투자했다.
LG화학, CJ와 바이오 나일론 “가세”
LG화학(대표 신학철)이 CJ제일제당과 친환경 바이오 나일론(Nylon) 사업화를 추진한다.
LG화학은 2024년 2월 CJ제일제당과 바이오 원료 베이스 친환경 나일론 생산 및 판매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양사는 국내 최초로 바이오 나일론을 원료부터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친환경 나일론 사업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LG화학은 CJ제일제당이 미생물 정밀 발효 기술 및 공동 개발 기술로 생산한 바이오 원료를 중합해 바이오 나일론을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바이오 나일론은 석유계 나일론처럼 내열성과 내구성이 높아 섬유, 자동차,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며 옥수수·사탕수수 등 바이오 원료로 생산돼 탄소 저감 효과가 크다.
최근 글로벌 친환경 정책과 미국·유럽의 탄소배출 스코프3 공시 의무화로 친환경제품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섬유, 자동차, 전자기기 분야에서 LCA(Life Cycle Assessment) 심사가 확대됨에 따라 바이오 나일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나일론 수요는 2023년 40만톤에서 2028년 140만톤으로 연평균 29%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저탄소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분야별 대표 메이저가 손잡고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LG화학은 친환경, 저탄소 원료 플래스틱 사업을 지속 추진해 탄소 감축 분야에서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성티앤씨, 바이오 스판덱스 공세 본격화
효성티앤씨(대표 김치형)는 아시아 최초 바이오 BDO(Butanediol) 플랜트를 건설한다.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 1위 효성티앤씨는 10억달러(약 1조3475억원)를 투자해 베트남 바리아붕따우(Ba Ria-Vung Tau)에 바이오 BDO 20만톤 공장을 건설하고 2026년 상반기 5만톤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바리아붕따우 공장은 운송연료 절감으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운송비 절감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DO는 최근 스판덱스 섬유 원료 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장재 소재인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 생분해성 수지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산업용 컴파운드 등 다양한 용도에 활용하고 있으며 바이오 BDO는 사탕수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당을 발효 공정으로 제조해 석탄 등 기존 화석연료 사용을 100% 대체할 수 있다.
효성티앤씨는 바이오 BDO 생산을 위해 2023년 10월 미국 생명공학 전문기업 제노(Geno)와 기술 제휴를 맺었으며 제노의 기술을 적용하면 화석연료 베이스 기존제품 대비 90% 이상의 이산화탄소(CO2)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노는 식물 자원을 특정 화학물질로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이트 바이오 산업의 핵심기술로 평가된다.
효성티앤씨는 바리아붕따우 공장에서 바이오 BDO를 생산해 동나이(Dong Nai) 공장에서 스판덱스의 원료인 PTMEG(Polytetramethylene Ether Glycol) 제조에 활용하고 최종적으로 바이오 스판덱스를 양산할 예정이다. 최근 BDO 사업에도 진출해 수직계열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모색했으나, 중국이 PBAT 원료 용도로 BDO 설비를 급격히 증설하며 BDO 판매가격이 하락하자 직접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효성티앤씨는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을 수직계열화해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친환경 섬유 수요에 대응하고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으로 생산 효율을 향상하며 화이트 바이오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생분해 섬유 등 차세대 친환경 섬유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할 방침이다.
친환경 섬유 매출은 현재 전체의 4% 수준에서 2030년 약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친환경 원사 수익 “쌍끌이”
효성티앤씨는 재활용 폴리에스터(Polyester)로 친환경 섬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9월 비와이엔블랙야크와 환경보호 실천을 위한 무색 폐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 자원 선순환 시스템 확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효성티앤씨가 폐PET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를 개발‧생산하면 블랙야크가 업사이클 의류 제작을 확대해 양사 협업으로 리젠위드블랙야크(Regen with Blackyak) 섬유를 제작할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블랙야크와 자원순환 파트너십을 체결한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기업이 분리 배출한 PET병을 다시 녹여 섬유로 뽑아 리젠위드블랙야크 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세균저항 기능을 부여해 안심 주머니 원단용 세균저항 기능사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리사이클 섬유를 시작으로 바이오, 생분해 등 친환경 섬유와 패션 분야로 사업을 혁신하고 있으며 기존 섬유 브랜드 65개를 고기능성 섬유 브랜드 크레오라(CREORA)와 친환경 섬유 브랜드 리젠(Regen) 등 2개로 통합·개편한다.
특히, 기존 글로벌 1위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기능성 섬유 브랜드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는 “리젠·마이판리젠 등이 국내외 글로벌 친환경 섬유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며 “리젠위드블랙야크는 친환경성 뿐만 아니라 기능성 측면에서도 시장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 시장에서 친환경 섬유 비중을 크게 늘리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경·대상, 바이오 원료 연구개발 본격화
애경케미칼(대표 표경원)은 식물유 베이스 바이오 소재 개발을 본격화한다.
애경케미칼은 2023년 11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식물유 베이스 바이오 소재 개발 및 산업화 연구를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3년 안에 바이오 나일론과 바이오 가소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식물유 베이스 바이오 소재(C12 Di-acid)를 생산하기 위한 바이오 공정을 개발하고 생산한 소재를 고순도로 분리·정제하는 기술까지 최종 개발할 계획이다.
석유 베이스 화학 소재의 대체재로 떠오르는 바이오 소재 시장은 2023년 약 1200억달러에서 2027년 22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바이오 소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필수 요소”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고도화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상은 카다베린(Cadaverine)으로 석유화학 원료 대체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카다베린은 나일론 및 폴리우레탄(Polyurethane) 생산을 위한 고분자 모노머로 활용되는 바이오매스 베이스 친환경 소재로 탄소 배출량이 적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으며 석유화학 원료인 HMDA(Hexamethylenediamine)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헌 대상 팀장은 “바이오 소재인 카다베린은 시장이 요구하는 스펙을 갖추는데 성공했으며 특정 용도에서는 석유화학 베이스 대비 중합물의 물성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대상은 원료 가공 및 미생물 엔지니어링에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이오화학으로 사업을 확대해 카다베린 개발에 나섰으며 유럽 중심의 탄소세 증가 등 환경규제 강화로 바이오 소재의 경쟁력이 제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연구진, 필수 원료 바이오화 기술 발표
국내 연구진은 나일론의 필수 원료 아디핀산(Adipic Acid)의 바이오 생산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 백승호·노명현 박사 연구팀은 지방이나 기름 축적능력이 뛰어난 유질효모로 산업용 미생물로 활용되는 야로위아 리폴리티카(Yarrowia Lipolytica)를 활용한 바이오 아디핀산 생산용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해 2024년 3월 발표했다.
아디핀산은 나일론의 필수 중간원료일 뿐만 아니라 생분해성 플래스틱 원료, 식품첨가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핵심 화학소재이나 대부분 나프타(Naphtha),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생산하기 때문에 아산화질소(N2O)가 발생해 온실효과를 유발한다.
이에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청(FDA) 인정 식품첨가안전물질(GRAS)로 지정된 야로위아 리폴리티카를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활용해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바이오 아디핀산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지방산 베이스 생산물 분해 능력을 인공적으로 조절하고 아디핀산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미생물 특성을 재설계했으며 여러 과정으로 완성된 세포공장은 미생물 배양을 거쳐 생산물을 선택적으로 분해·전환해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으로 바이오 아디핀산을 생산한다.
화학연구원 관계자는 “석유화학 베이스 아디핀산을 대체하는 원천기술”이라며 “아디핀산이 주요 화학소재로 사용되는 의류, 생활, 산업용 응용제품 영역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바이오매스 관련 글로벌 학술지 바이오리소스 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 1월호에 게재됐다.
도레이, 100% 바이오 나일론 “선도”
도레이(Toray)는 바이오매스 100% 나일론 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도레이는 글로벌 생산기업으로부터 나일론410 칩을 구매해 자사 기술로 섬유화하고 굵기가 470-2100데시텍스에 달하는 두꺼운 시제품을 제조했으며 타이어코드, 에어백을 비롯해 나일론 66를 사용하는 분야에 산업용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도레이는 기존에도 나일론610과 나일론510 등 바이오나일론 섬유를 출시한 바 있으며 산업용 신제품을 새로 투입해 더 넓은 범위에서 수요기업의 바이오화 니즈에 대응할 방침이다.
나일론410은 피마자 베이스 세바스산(Sebacic Acid)과 석유·식물 베이스 아미노부탄(Aminobutane)을 7대3 비율로 중합한 폴리머로 프라이빗에쿼티(PE) 펀드 어드밴트 인터내셔널(Advent International)이 지분을 보유한 Envalior가 원료칩을 공급한다.
Envalior는 매스밸런스 방식으로 100% 바이오 폴리머를 생산해 ISCC 인증을 취득했고, 도레이 역시 2023년 10월 신제품 바이오 나일론의 ISCC 인증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Envalior가 공급하는 410 폴리머는 이미 유럽에서 섬유 원료로 채용된 바 있으며 도레이는 아시아 시장 사업을 위한 시험제작에 들어갔다.
당초 강도는 나일론66 대비 20%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2-3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고강도 그레이드에 상응하는 물성을 구현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융점은 나일론66의 섭씨 260도에 준하는 250도로 바이오베이스 나일론 섬유 가운데 가장 높으며 비중은 1.09로 나일론66보다 가볍고 원사 강력은 비슷한 수준이다.
아울러 저흡수성 덕분에 고강성을 유지할 수 있어 선박용 계류 로프 등 수중환경에서 사용해도 쉽게 열화하지 않고 온실가스(GHG)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 0.6kg로 나일론66의 10% 수준이며 나일론66 섬유 설비를 이용해 방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