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24.10.07

일본이 반도체산업 육성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 타이완에 빼앗긴 반도체산업을 재부흥하겠다는 목표 아래 타이완의 반도체 메이저 TSMC 투자를 유치하면서 거액을 지원했음은 물론 연구개발(R&D)센터까지 신설해 한국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TrendForce에 따르면, TSMC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반도체 프로젝트를 예정보다 앞당기며 구마모토 공장을 일찍 완공했고, 일본 화학기업들도 주변에 반도체 소재 공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TSMC는 2023년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액 1174억7000만달러 중 60%를 차지해 지배적 점유율을 확보한 가운데 미국․일본․독일을 첨단공장의 입지로 판단하고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TSMC는 2024년 매출액을 1316억5000만달러로 확대하고 점유율을 62%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TSMC의 구마모토 공장(JASM: 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을 2024년 2월 완공했을 뿐만 아니라 이바라키에 3DIC 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첨단 패키징 공장 신설 계획을 통해 전공정 제조단계부터 후공정 패키징․테스트에 이르는 반도체 전 부문에서 입지를 확고히 구축할 방침이다.
JASM은 22/28nm 공정을 중심으로 총 생산능력이 월간 4-5만웨이퍼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12/16nm 공정도 일부 취급할 예정이다.
일본은 TEL, JSR, SCREEN, SUMCO, 신에츠(Shin-Etsu) 등의 선도에 힘입어 반도체산업 업스트림 부문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TSMC 구마모토 공장이 소재한 큐슈, 도호쿠, 홋카이도 3개 지역을 반도체 거점으로 발전시켜 한국을 따라잡을 방침이다. TEL은 반도체 장비를, JSR은 반도체용 화학소재를, SCREEN은 반도체 설비기기를, SUMCO는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으며, 신에츠는 종합화학기업으로 실리콘 웨이퍼의 강자이다.
일본은 홋카이도 지방정부가 출연한 반도체기업 Rapidus의 2nm 공정 확립을 통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도호쿠는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도호쿠대학과 풍부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으며 ROHM, Renesas, PSMC 등이 12인치 웨이퍼 공장 신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ROHM은 반도체,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고, Renesas는 정부 주도로 미쓰비시, NEC 등이 출자한 반도체기업이며, PSMC는 타이완의 파운드리 생산기업으로 센다이에 투자하고 있다.
또 큐슈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지하수가 풍부해 SUMCO, TOK, 소니, ROHM, 미쯔비시전자의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에는 TSMC가 공장 확장부지를 선정할 때 수자원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SMC는 제3공장 입지 선정에도 나서 지방정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3공장은 6nm 또는 7nm 공정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앞으로 TSMC의 기술 발전에 따라서는 5nm 또는 3nm 공정을 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한 규슈 지역과 간사이 지방의 오사카가 경쟁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평택과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나섰으나 송전선과 공업용수에 막혀 5년 이상을 허송세월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기술 개발에서 뒤처져 TSMC와의 점유율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HBM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에게도 뒤져 충격을 주고 있고 국내 산업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산업의 앞날이 걱정스러운 지경이다.
잘못하면 반도체산업 자체가 일본에 따라잡힐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어 심히 우려된다. 반도체 소재는 이미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화학저널 2024년 10월 0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