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수출 4680만톤 회복했으나 침체 … 천연가스 급등이 원인
유럽은 화학산업의 대외 경쟁력이 심각하게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 화학산업협회(CEFIC)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24년 상반기 화학제품 수출량이 4680만톤으로 전년동기대비 8.0% 증가했다.
EU의 제조업 중에서 상당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며 전체 역외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에 달해 화학산업이 EU의 주요 수출산업이라는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모로코, 영국, 튀르키예, 이집트, 미국 수출이 전체 수출 호조에 기여했다. 수출량 1위 모로코에 기초무기화학제품을, 2위 영국은 석유화학제품, 3위 튀르키예에는 폴리머를 주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U 제조업 중 화학 다음으로 수출이 회복된 분야는 제지, 식품, 금속제품으로 각각 5.3%, 4.2%, 2.7%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학산업의 주요 전방산업인 자동차는 4.4%, 컴퓨터도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화학제품 수출이 실질적인 수요 증가를 타고 회복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며 CEFIC는 최근 일부 정상화된 물류 상황이 수출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화학산업의 주요 허브인 앤트워프-브뤼헤(Antwerp-Bruges) 항구는 액체 벌크 중 화학제품 취급량이 상반기 6.7%, 1-9월 기준으로도 9.3% 증가했다.
바이오 연료의 영향이 컸으나 바이오 연료를 제외하고도 증가율이 7.0% 수준이기 때문에 화학물류 전반이 회복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화학가스 취급량은 9.5%, 기초화학제품은 8.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생산은 수출과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1-7월 기준 세계 전체 화학제품 생산량이 6.1% 증가한 가운데 유럽은 3.6%에 그쳤기 때문이다.
2022년 마이너스 10.3%, 2023년 마이너스 12.1% 수준으로 역성장했던 독일이 2024년 1-7월 5.7%를 기록하면서 회복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했으나 대다수 화학기업들은 수요 정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U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EU 화학기업 중 생산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수요 정체를 지적한 곳은 2024년 1분기 41.5%에 달했고 2분기에도 38.2%로 소폭 하락에 그쳤다.
CEFIC는 유럽 화학산업이 완전하게 회복되기 위해 에너지 가격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EU 천연가스 가격은 2024년 1-8월까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4-2019년 수준에 비해 75%나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2024년 8월 기준으로 미국과 비교했을 때 4.3배나 고가를 형성해 유럽 화학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CEFIC는 앞으로도 당분간 수요 정체 및 경기침체 등이 EU 27개국 화학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에너지 가격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화학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들어 주요 화학기업들이 생산량 및 수출을 늘리며 회복을 도모하고 있으나 과거 유럽 화학산업이 누리던 수준의 경쟁력은 되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