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지배력 이대로 무너지나? …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요구 SK의 1대주주로 부상한 크레스트증권이 SK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을 주문하고 나서면서 SK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에 휩싸여 있다.SK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크레스트증권이 SK 경영진과 만나 강력한 구조조정(Bold Restructuring)을 실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스트 증권이 자신들은 장기투자(Long-Term)자라고 펀드의 성격을 밝히면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앞으로 경영활동에 구체적으로 간섭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크레스트 증권이 요구한 강력한 구조조정은 비용측면에서 절감이 필요한 만큼 비수익 사업부문의 구조조정은 물론 인원 감축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스트증권이 SK의 12.39%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주식을 전부 담보로 제공했고 구속상태인 최태원 회장 측에서는 이렇다할 반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 임직원들은 최태원 회장과 크레스트 증권 사이에서 뚜렷한 구심점을 상실한 채 조직력이 와해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SK의 크레스트증권과의 유일한 대화창구인 유정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크레스트의 경영참여 여부 등 일체의 대화 진행상황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소액주주와 투자자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무슨 얘기들이 오가는지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회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홍보팀 조차 유정준 전무와의 접촉이 극히 제한돼 있어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뒤늦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허둥지둥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크레스트증권은 최근 유정준 CFO와의 면담에서 적대적 M&A나 그린메일이 아니라 장기투자가 목적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에서는 크레스트증권의 SK 주식매집 행태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적대적 M&A나 그린메일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M&A 전문가는 이미 칼자루는 크레스트 증권이 쥐고 있는 만큼 다음 수순도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며, 크레스트증권이 처음에는 시세차익을 노렸는지 모르지만 상황이 가변적인 만큼 적대적 M&A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SK 직원들 사이에서도 회사의 정체성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 지분으로는 SK가 외국계 투자회사가 된 셈인데 크레스트증권의 정체도 잘 모르고 있고 최태원 회장과 크레스트증권의 경영권 싸움이 벌어지면 우리사주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누구 편을 들어야 되는지도 헷갈린다는 입장이다. 증권시장 일부에서는 SK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이 상실될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한 상태에서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주체가 불분명해 조직적 방어가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적대적 M&A가 시도된다면 자사주 매입과 백기사(우호적인 제3자)에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넘겨 추가로 의결권을 확보한다는 SK의 경영권 방어 시나리오가 의도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또 SK는 2조60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운영자금 성격이기 때문에 자사주를 매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Chemical Journal 2003/0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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