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추풍낙엽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무더기로 하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에틸렌 가격은 5월 1155달러의 피크를 3주간 지속하더니 3주 동안 급락을 계속해 1000달러가 위험한 상황이고, 프로필렌 역시 1100달러 근처의 강세를 지속하다 5월말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4주만에 1000달러가 붕괴됐다. 부타디엔 역시 1300-1400달러의 초강세가 언제였냐는 듯이 2006년 겨울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5월까지는 900달러대를 지키는 듯 했으나 6월 들어서면서 900달러마저 무너졌다. BTX는 올레핀에 비하면 그런대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고 중국의 폴리에스터 섬유 가동률이 본격적으로 하락하면 역시 추풍낙엽의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자일렌과 P-X가 폭락세로 전환돼 자일렌은 1000달러가 무너졌고, P-X 역시 1300달러에 가까운 고공행진을 거듭하더니 1100달러 중반으로 후퇴했다. 중국의 폴리에스터 가동률이 90% 수준에서 70%대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올레핀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정기보수가 마무리되고 여기에 신증설 플랜트가 가동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고, BTX는 최근 신증설이 미미해 공급은 크게 변동하지 않고 있으나 수요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품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공급과 수요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격이 결정된다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이 석유화학 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추가로 주목해야 할 점은 신증설물량이 그리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에틸렌 및 프로필렌, 부타디엔 가격급락 현상은 타이완 Formosa Petrochemical이 에틸렌 생산능력 120만톤의 No.3 크래커를 가동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Formosa가 가동한 120만톤 크래커는 단일설비로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것이지만 동아시아 전체 시장에 비하면 아주 미약하기 그지없을 정도인데도 올레핀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에틸렌 가격 하락에는 Formosa 외에도 여천NCC, LG화학, 삼성토탈이 에틸렌 생산능력을 증설하고 국내외 석유화학기업들이 크래커의 정기보수를 마치고 가동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에틸렌 72만톤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는 Sinopec Qilu Petrochemical의 27만톤 크래커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의 Spot 공급이 증가함으로써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프로필렌 역시 Formosa가 No.3 에틸렌 120만톤 크래커를 가동하면서 프로필렌 생산능력을 60만톤 확대했고 추가로 Metathesis 프로필렌 25만톤 플랜트를 곧 가동할 예정인 것과 함께 국내 3사가 증설한 영향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부타디엔도 1000달러가 무너진 상태에서 Formosa가 120만톤 크래커와 함께 부타디엔 18만톤 플랜트를 가동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Formosa의 증설물량은 예전 같으면 동아시아 시장을 뒤흔들 만큼 대규모 공급확대로 치부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대폭 확대돼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급락한 것은 동아시아 시장이 이미 한계상황에 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제는 올레핀의 가격폭락에도 불구하고 1300-1400달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는 폴리올레핀을 비롯한 합성수지 가격이 언제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합성수지는 올레핀이나 BTX와 같은 모노머와는 달리 폴리머로 저장능력이 거의 무한대이고 생산량 조절이 훨씬 자유롭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레핀의 한계상황을 피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의 신증설 플랜트가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는 2008년부터 올레핀과 합성수지 시장이 어떻게 요동을 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계상황을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는 경영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화학저널 2007/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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