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가격폭락이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하락세가 더욱 심화돼 톤당 70-80달러 폭락은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하고 있으며 150-200달러는 떨어져야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폭락의 만성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7월 초까지 톤당 1200달러를 넘나들던 나프타 가격이 3개월 가까이 하락을 거듭한 끝에 10월 들어서는 600달러마저 무너져 반토막으로 전락했고, 에틸렌은 1600달러대 중반에서 700달러대 중반으로, 프로필렌은 1800달러 수준에서 900달러 근처로 미끄럼을 탔다. 심지어는 합성고무 수요 호조를 타고 끝없이 강세를 보이던 부타디엔 가격도 폭락에 동참해 10월 둘째 주에는 FOB Korea 톤당 2400달러로 무려 400달러 폭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부타디엔은 에틸렌 및 프로필렌이 폭락하는 와중에서도 나홀로 강세를 지속해 폭락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으나 역시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의 석유화학 가격폭락 현상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대출의 파장이 전세계로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 금융시장이 몰락하고 있으며 미국경제의 부실이 유럽으로 이어지고 곧이어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세계경제의 호조를 떠받들던 중국마저 올림픽에 대비한 과잉투자의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경착륙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경제의 침체에 따라 수출경기까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성장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결국에는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유럽을 거쳐 아시아로 확산됐고, 이어 미국·유럽 경제가 침체되고 아시아 경제마저 맥을 추기 어려운 처지로 전락함으로써 자본재와 함께 소비재까지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된 징후를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 1-2년 이내에 회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미국의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세계경제 침체가 최소한 3-4년간은 지속될 것이고 최악에는 5-6년 또는 7-8년까지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수요 증가와 더불어 공급 부족으로 배럴당 140달러를 넘보며 2009년에는 2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제유가가 하염없이 추락해 70달러가 붕괴되고 곧이어 50달러마저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국제유가가 추락을 거듭해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나 북해산 Brent유가 배럴당 40달러대 초중반으로 후퇴하고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가 30달러대 후반으로 미끄럼을 탄다면 어떠한 현상이 나타날 것인지는 생각하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이다. 국제유가가 40달러 안팎으로 떨어지면 곧이어 나프타 가격이 톤당 300-400달러 수준으로 반토막 나고 이어서 에틸렌, 프로필렌이 400-500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칠 것이 자명하고, 나아가 합성수지 가격도 600-700달러를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아시아가 나프타 베이스 크래커를 가동하는 반면 중동은 에탄 베이스 크래커가 기본으로, 중동의 에탄은 가격수준이 낮은 정도가 아니라 코스트 개념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정도여서 동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은 생존을 담보하기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동이 2005년경부터 시작한 대대적인 신증설 프로젝트를 2008-10년 완료해 에틸렌 및 PE, MEG의 밀어내기 공세를 강화할 것이 확실해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어느 선까지 떨어질 것인지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마저도 신증설에 열을 올려 석유화학 자급률이 급상승하고 있어 수입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올림픽 과잉투자에 따른 후유증이 상당해 중동의 공급확대를 소화할 수 있는 창구가 전혀 없어져 버린 상태이다. 석유화학 시장에서 공급과잉과 가격폭락을 막아낼 수 없다면 다음에 기다리는 것은 코스트를 절감하기 위한 자구노력이 유일한 수단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수립하고 생존 가능성을 재점검할 시점이다. <화학저널 2008/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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