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VC(Polyvinyl Chloride) 시장에서 의료용 수요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PVC의 가소제로 사용되고 있는 DEHP(Diethylhexyl Phthalate), DBP(Dibutyl Phthalate), BBP(Butylbenzene Phthalate) 등 프탈레이트(Phthalate)계가 환경호르몬 문제로 사용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DEHP는 DOP(Dioctyl Phthalate)와 동일한 명칭으로 국내 PVC 가소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LG화학, 한화케미칼, 애경유화 등이 생산하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는 의료용 PVC에 DEHP가 20-40% 투입돼 IV Therapy, 수액 투여, 혈액 투석, 수혈, 복막 투석 등에 사용됐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5년까지 DEHP 사용제품 규제를 확대하면서 PVC 채용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PVC용 가소제로 사용되고 있는 DEHP는 2006년 어린이용 완구 사용을 금지했으며 수액백은 2007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고 2015년 7월부터 수액백에 부착된 줄 등 수액세트에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혈액백, 수혈세트 등 수액백 및 수액세트를 제외한 의료용 소재 및 기기는 여전히 PVC를 사용하고 있어 안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DEHP 기준에서 150ppm 이하는 안전하다며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석하면서도 수액 세트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내 혈액백 시장은 녹십자의 자회사인 녹십자엠에스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으나 대체소재 개발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 PVC 사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탈레이트, 의료용으로 사용금지 가능성 높아
의료용 플래스틱은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래스틱의 약 1%가 사용되고 있으며 PVC가 약 35%를 차지하고 있고 수액 세트와 혈액 세트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세계 PVC 가소제 시장은 620만톤 수준이며 프탈레이트가 85%, 비 프탈레이트가 15%를 차지하고 있다.
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환경규제로 연평균 수요 신장률이 미국 2.3%, 유럽 2.1%, 동남아 2.1%, 아시아 4.9%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DEHP가 REACH에 등록돼 규제대상이나 의료용은 식품의약국(FDA)이 규제하지 않아 PVC 사용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을 시작으로 프탈레이트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세계적으로 프탈레이트 규제가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은 2015년 2월21일부터 유럽화학물질청의 사용 승인을 받아야 사용 가능하도록 프탈레이트계 의료장비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REACH가 선정한 SVHC(고위험성 우려물질) 84종 중 7종이 프탈레이트계이며 DEHP, DBP, BBP, DIBP (Diisobutyl Phthalate)도 추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유독성 화학물질 규제기구 환경보호청(EPA)도 DEHP, DBP, BBP, DIBP, DIDP(Diisodecyl Phthalate), DINP(Diisononyl Phthalate), DnPP(Di-n-pentyl Phthalate), DnOP(Di-n-octyl Phthalate) 등을 규제하기 위해 내분비계 장애물질 검사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BASF는 2012년 쥐 실험을 통해 생리학적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DIBP, DBP, BBP, DPP(Dipentyl Phthalate), DEHP, DIHpP(Diisoheptyl Phthalate) 등이 생리학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폴리올레핀, PVC 대체소재로 급부상
의료소재 및 기기는 PVC 사용규제가 확대되면서 대체 소재로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다.
혈액투석튜브는 100% 가까이 PVC계를 사용하고 있으나 복막투석백은 PVC계와 비 PVC계를 혼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영양 주입용품으로 Feeding Bag과 Tube는 비 PVC계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Feeding Bag은 PE(Polyethylene)라미네이트와 알루미늄라이트로 대체했고 튜브는 실리콘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TPN Bag은 PE와 PP(Polypropylene)로 대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처배액주머니는 비 PVC제품을 50% 수준 사용하고 있으나 대부분 실리콘으로 대체했다.
소변주머니는 인체에 투입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PVC를 사용하고 있다. 비닐검사용 장갑도 PVC를 대체해 PE, LDPE (Low-Density PE)를 채용하고 있다.
수액백은 비 PVC 사용이 가능하고 국내 개발이 가능하나 수액세트 연결관은 국내 개발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액세트는 2015년 7월부터 사용금지될 예정이어서 실리콘, PU(Polyurethane)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나 국내 개발이 부진해 수입제품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수액백도 비 PVC 수액백 가격이 높아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비 PVC 수액백은 기술적으로 안정화돼 있지 않고 충격이 약해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감염 위험성이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폴리올레핀 등을 사용하면 가격이 1.5배 상승해 비보험인 수액세트는 환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적 규제가 강화되지 않아 카테터, 혈액투석튜브, 혈액백 등은 PVC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대혈 카테터는 고위험노출 대상자가 신생아인 것을 감안하면 비 PVC 사용 및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제대혈 카테터는 PVC계를 PE계로 대체할 수 있고 경막 내 카테터는 PA(Polyamide), PU 등이 사용되고 있다.
JW중외제약, JW케미타운이 PP계 필름 생산
JW중외제약은 2015년 3월 비 PVC 수액필름을 중국과 수출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은 2004년 비 PVC 수액백 생산기업인 케미타운을 인수해 JW케미타운을 설립했으며 비 PVC 수액필름을 자체 개발해 당진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비 PVC 수액필름은 PP계로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기초수액 시장은 55억개 수준으로 병수액이 88%를 차지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경호르몬을 유발하는 PVC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병수액이 비 PVC계 수액필름으로 전환되면 수출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JW중외제약은 2015년 500만달러를 수출하고 5년간 5000만달러 이상의 비 PVC 수액필름을 수출할 계획이다.
▶ 다음호에 계속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