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국에서 단일 스페셜티기업은 복합 스페셜티기업보다 3가지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첫째, 단일 스페셜티기업은 생산현장이 더 많아 생산 자산에 대한 점진적 투자와 단기적 시장 변화에 대한 대처가 복합 스페셜티기업보다 유리하며 판매도 더 빠르고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단일 스페셜티기업은 복합 스페셜티기업보다 신흥국에서 지적재산을 더 쉽게 보호할 수 있다. 복합 스페셜티기업의 우위는 대규모 독점생산 프로세스와 관련되지만 단일 스페셜티기업의 우위는 수요처 맞춤형 전략과 공정을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능력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기술유출 위험에도 덜 위협을 받는다는 점에서 우위성이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셋째, 단일 스페셜티기업은 고도로 자본화된 생산 자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수익률이 아주 높거나 혹은 아주 낮은 특성 때문에 글로벌 공급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현지 시장의 니즈와 표준을 맞출 수 있는 차별화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단일 스페셜티기업이 창출한 수익률은 전체 화학산업 수익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단일 스페셜티기업은 지난 5년, 10년, 20년간 TSR 순위에서 모두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스타기업으로 부상하라!
신흥국을 벗어나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화학기업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위권만을 살펴보면, 5년간 TSR이 전체 산업 중 상위권에 들 정도이고, 상위 10개 화학기업의 TSR 중간값은 41%로 분석대상 27개 산업 중 6위에 랭크돼 있다.
상위 10위권 고성과 화학기업을 들여다보면 독점생산 기술 외에 다른 방법을 통해 차별화하고 있다. 5년간 TSR 59%로 선두인 스웨덴 헥스폴(Hexpol)은 방염고무 등 수요처 맞춤제품을 개발해 차별화를 시도했고, 2위인 일본 Nippon Paint(5년간 TSR 46%)는 진출 시장에서 현지 장인을 훈련시키는 방식을 도입해 현지화에 성공했다. 10위권에 든 신흥국 화학기업 2곳 중 하나인 피딜라이트(Pidilite: 5년간 TSR 42%)는 현지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인디아의 미디어 채널을 현명하게 활용해 인디아에서 가장 성공한 접착제 생산기업으로 부상했다. 영국의 엘레멘티스(Elementis: 5년간 TSR 41%)는 코팅 및 화학 시스템 성능에 매우 중요한 맞춤 포뮬러 및 고품질의 기능성 첨가제를 이용해 차별화했다.
또 미국 페인트기업 셔린-윌리엄스(Sherwin-Williams: 5년간 TSR 36%)는 미국에만 3700개 이상의 페인트 매장을 두는 등 모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서비스 수준이 높은 상업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고유한 포지션(단일 스페셜티기업 제외)은 경쟁기업이 쉽게 따라 하기 어려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가 쉬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타기업」은 경쟁기업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 곧 TSR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타기업을 통해 유연성, 현지화 전략, 차별화제품,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핵심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분석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 회복력」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 위기 회복력을 갖추기 위해 일부 화학 대기업은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만한 시장이나 수요군(신흥국의 신흥 중산층 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전략이 화학산업 가치 창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여러 사례를 조사한 결과 생각만큼 뻔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신흥국 진출 가치
지난 5년간 신흥국 의존도가 높지 않은 것이 화학기업에게는 훨씬 긍정적이었다. 신흥국에 본사를 둔 47개 화학기업의 수익률이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브라질, 러시아, 인디아는 어느 정도 예외)에서 선진국 화학기업들도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국가는 중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분절화된 공급 기반, 생산과잉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국 화학기업 중 일부는 중국에서는 상당히 소극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유럽 및 북미기업은 현지 기술서비스, 차별화제품, 충성도와 숙련도가 높은 영업직원, 수요처의 전문직원과의 직접적 관계 형성 등 다양한 전술을 통해 신흥국에서 가격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적용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기업과 합작투자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했다.
2008년에서 2009년 불어닥친 금융위기는 신흥국에서 활동하는 단일 스페셜티 화학기업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 정책 때문에 화학산업에 생산과잉이 발생했고 다국적 화학기업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다. 다국적 화학기업이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 중국의 경영진과 근로자들은 상용제품을 생산하는 현지기업으로 이직했고 차별화제품과 서비스 컨셉을 가진 화학기업에게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 실제 신흥국 사업 비중이 높은 화학기업 중 단일 스페셜티 부문은 최근 5년간 다른 부문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다각화의 가치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한 신흥국 화학기업(아시아 이외 지역으로 진출한 중국기업 및 남미 이외 지역으로 진출한 브라질기업 등)은 대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당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다수의 신흥국 화학기업은 자국시장에서 정부 규제 등과 관련해 유리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화학기업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해 빠르게 성장했다면 인재 채용실력이 뛰어난 현지 경쟁기업과 협력한 뒤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름을 바꾼 사례가 많았다.
다른 지역 화학기업의 해외사업에 대한 데이터는 명확하지 않았으나 유럽과 일본은 자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이 최대 수익률을 올렸다고 해서 해외사업 비중을 줄이려는 경영진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더 나은 해외시장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해외에 사업부를 둔 화학기업(분석대상 대부분)에 존재하는 큰 문제는 해외사업부의 리더를 찾는 일로, 유럽과 북미 매니저들은 대체적으로 신흥국 발령을 자원하지 않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 및 아시아 매니저들은 해외사무소의 리더 직책을 반기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니저들의 해외발령 욕구가 클수록 해당기업의 장기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타겟 수요처와 산업에 집중
위기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완충 작용을 해줄 수 있는 수요처군과 산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이미 거래관계에 있는 포트폴리오 내에서 다른 화학제품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복합 스페셜티 화학기업에서 특히 인기가 높았다.
다만, BCG 분석 결과 수익 증대나 안정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주택건설 시장이 침체돼 건설기업이 지출을 줄여 공급기업이 타격을 입는 것처럼 특정 수요처군이 완전히 와해된 사례도 있었다. 특정 수요처군의 와해는 오일, 제약 등 대형 산업에도 발생해 해당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복합 스페셜티 화학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가 빠른 소비재 및 전자산업의 수요처는 다른 산업의 수요처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CG는 화학기업이 한층 광범위한 차원에서 수요처를 겨냥할 것으로 주문하고 싶다. 즉, 전기자동차나 태양광 시스템과 같이 OEM 기술 테마나 수요처 유형에 과도하게 의존하기 보다는 최종 수요처의 니즈로 발생하는 광범위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존 방법과 약간 차이는 있지만 수익성에는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요처 세분화 방법은 수요처의 니즈와 가격 민감도를 바탕으로 수요처와 비즈니스 모델(그리고 서비스 수준)을 맞추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당방법을 이용하면 개별 수요처의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계획 수립역량을 갖춘 곳이라면 마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무기화학 전문성을 확보하는 가치
최근 무기화학을 통해 매출의 대부분을 창출하는 화학기업의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무기화학 부문의 5년간 TSR이 저조한 것은 거의 전적으로 비료기업에 대한 선호도 하락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무기화학기업은 매우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정확한 사양(Specification)만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경험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무기화학기업은 신흥국에서도 미래가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술을 사들이거나 라이센싱 거래를 하는 것이 유기화학 중 폴리머에서는 가능하지만 무기화학 부문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16년 화학기업 경영진이 자문해야 할 10가지
앞으로 몇년간 화학기업 경영진은 2가지 큰 도전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첫째 차별화된 신흥국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둘째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중국에서 성공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원하는 화학기업 경영진이라면 자문해야 할 물음 10가지를 제시하며, 대부분 「YES」라고 답할 수 있다면 이미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가격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중국 및 신흥국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가?
•신흥국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소수의 판단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수의 매니저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가?
•해당국가의 문화와 사업 관행을 잘 알고 있으며 현지 팀을 리드하고 수요처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정도로 해당국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진정한 「현지인」이면서 충성도가 높은 매니저를 해외사무소에 충분히 두고 있는가?
•내부적으로 신흥국 리더십으로의 발령이 유망한 기회로 여겨지고 있는가?
•HR 부서는 해외발령의 단점을 보완해줄 정책을 갖추고 있나?(시차, 공휴일 차이, 언어 장벽 등)
•경영진을 채용할 때 HR 부서가 추천하는 현지 인재에 만족하는가?
•해외주재 매니저들의 우선 순위는 매니저 개인의 보이지 않는 이익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사업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가?
•해외주재 매니저는 현지 비즈니스 커뮤니티에 일원이 될 수 있는 확실한 재무적 인센티브를 가지고 있는가?
•현지 직원의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사이버 안보 및 지적재산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신흥국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수요처 서비스, 생산, 판매 등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하나 이상의 신흥국에서 테스트하고 있는가?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에서 화학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신흥국에서 더 많은 기회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있는 숙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말이 어쩌면 화학기업들이 되새겨야 할 전략적 메시지일 수 있다.
표, 그래프: <상위 10위권 고성과 화학기업의 TSR 분석><신흥국 노출도에 따라 차이가 나는 TSR><신흥국 노출도 비교><새로운 지역으로 진출한 화학기업의 TSR><유·무기화학 사업의 TS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