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기업들이 고부가화를 위해 자동차용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자동차 소재가 플래스틱으로 전환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자동차용 폴리머를 개발함과 동시에 공장을 북미, 중국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북미 및 중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공장 신증설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1.8톤 기준 일반 승용차 1대에 플래스틱을 약 130kg 사용하고 있으나 유럽 메이저들은 대당 300kg을 사용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범용수지도 EP(Engineering Plastic)와 같이 자동차용 채용이 늘어남에 따라 적극적으로 자동차용 소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면서 자동차를 핵심 고부가화의 첨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접착제, 페인트 등 정밀화학도 자동차용을 집중 개발하고 있으며 수입제품에 의존했던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2차전지를 제외하고는 자동차 메이저들에게 공급하기 어려워 적극적인 세계시장 공략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과 SK종합화학은 자동차용 소재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사업영역을 세분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LG화학·LG하우시스, 자동차 소재 “다양화”
LG화학은 EP, 범용수지, 2차전지 등 다양한 자동차용 소재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Chongqing의 Changzhou에 EP 컴파운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Guangzhou, Tianjin, Ningbo에 이어 3만톤 공장을 신규가동함으로써 생산능력을 총 16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hongqing은 중국의 자동차 생산기지로 급부상해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GM, 포드(Ford), 스즈끼(Suzuki) 등이 진출해 있고 현대자동차도 2016년 하반기에 30만대 공장을 완공해 2017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LG화학은 EP 분야를 2018년까지 글로벌 TOP3로 육성할 계획이며 EP의 자동차용 수요비중을 2015년 30% 수준에서 2018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PC(Polycarbonate)등 범용 소재도 공급을 계속하고 있으며 ABS는 Ningbo 소재 75만톤, 해주 소재 15만톤 플랜트를 가동해 자동차용 소재로 공급하고 있다.
또 Guangdong에 화남테크센터(Huanan Tech Center)를 개설해 자동차 및 전기·전자 기술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자동차용 2차전지에도 집중하고 있다.
2015년 말 Nanjing에 10만대 이상의 전기자동차에 공급이 가능한 2차전지 공장을 완공했다.
자동차용 소재는 성형·가공을 LG하우시스가 담당함으로써 전략을 세분화할 예정이다.
LG하우시스는 엔진 공기유입 부품, 엔진 실린더 덮개, 엔진 연결 호스, 자동차 계기판, 도어 주변 소재, 범퍼, 자동차 시트 소재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내장재의 원단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으며 시트커버용 인조가죽을 주로 공급하고 있다.
Tianjin에서 자동차 소재 및 원단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인조가죽 및 내장재 공장을 2015년 말 완공했으며, 2016년부터 GM, 크라이슬러(Chrysler),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LFT(Long Fiber Thermoplastic)을 활용해 언더커버, 시트백 프레임, 백빔 등 경량화 부품 공급 확대에도 주력함으로써 한화첨단소재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300억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의 자동차 소재 생산라인을 2기에서 4기로 확대하며 언더커버와 시트백 프레임에 이어 CFT(Continuous Fiber Thermoplastic) 소재의 범퍼 빔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EP, 자동차용 PP 40% 장악
자동차용 플래스틱은 국산 승용차 기준 140-150kg이 투입되고 있다.
채용비중은 PP(Polypropylene) 40%, PU(Polyurethane) 11%를 비롯 PA(Polyamide) 9%, ABS 7%, PVC(Polyvinyl Chloride) 6%,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3%, PE(Polyethylene) 3%, EVA(Ethylene Vinyl Acetate) 3%, PC 2%, ABS/PC 2%, POM(Polyacetal) 1%, PBT (Polybutylene Terephthalate) 1%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범용 폴리머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해 자동차용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PP의 수요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용 PP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용 PP는 컴파운드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현대EP, GS칼텍스,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NPK 등이 공급하고 있다.
현대EP는 PP 컴파운드 생산능력이 12만톤으로 국내시장 점유율이 40% 이상에 달해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으며 대하 27%, GS칼텍스 10%로 나타나고 있다.
PP 컴파운드 생산기업들은 생산량의 70-80% 이상을 자동차용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GS칼텍스와 한화토탈이 공급확대를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PP 대부분을 컴파운드에 집중하면서 자동차용 소재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화토탈도 자동차용 영업팀을 신설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토탈은 PP 컴파운드를 중심으로 특수영업팀을 운영하면서 자동차용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BASF, 자동차용 소재 영업 “총력”
한국BASF는 EP를 중심으로 자동차 소재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BASF는 아시아·태평양 성장전략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액 250억유로를 달성할 계획이며 2008년부터 특정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체제를 Industry Target Group(ITG)을 발족했다.
자동차 분야도 ITG의 하나로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 일본, 한국, 타이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는 자동차용 도료 공장을 비롯해 PA, PBT,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 EPP(Expanded PP) 컴파운드 설비를 건설했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EP 컴파운드를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한국BASF는 2015년 말 예산 소재 신규 EP 컴파운딩 공장을 완공하고 PA, PBT 컴파운드를 본격 생산하고 있다.
예산공장은 생산능력이 3만6000톤으로 BASF의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국내 총 생산능력은 6만8000톤으로 중국 10만톤에 이어 아시아 2번째이다. 아시아 총 생산능력은 22만톤으로 확대했다.
2016년 2/4분기에는 안산에 EP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해 수요기업의 니즈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EP 외에는 한국을 생산거점으로 판단하지 않고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BASF는 자동차 소재 다양화를 위해 2016년 3월 코오롱플라스틱과 50대50 합작으로 코오롱바스프이노폼(Kolon BASF InnoPOM)도 설립했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은 코오롱플라스틱의 김천공장에 POM 7만톤 플랜트를 신규 건설하고 있으며 2018년 하반기에 상업가동하면 총 생산능력이 기존 8만톤을 포함 15만톤으로 세계 최대의 POM 생산단지로 부상하게 된다.
BASF는 독일 Ludwigshafen 소재 POM 6만톤 플랜트를 2018년 하반기부터 가동중단함에 따라 김천플랜트에서 글로벌 공급을 담당할 계획이다.
POM은 자동차, 전기·전자, 의료 및 건설 소재들도 사용되고 있으나 대부분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투입되고 있다.
한화, 한화컴파운드·한화첨단소재 중심으로…
한화케미칼은 한화컴파운드와 한화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자동차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컴파운드는 2015년 7월 한화케미칼이 자회사인 한화컴파운드와 한화넥스트를 합병해 설립했으며 자동차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컴파운드는 여수 및 순천에 PE, PP, PVC, ABS 등 수지 응용 컴파운드 10만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한화첨단소재는 한화케미칼이 2014년 7월 건축자재 부문을 분할해 설립했고 자동차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고강도·초경량 부품소재인 GMT(Glass Mat Reinforced Thermoplastic), LWRT(Low Weight Reinforced Thermoplastcs), EPP, LFT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범버빔, 시트백, 천정용 헤드라이너, 언더바디 패널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GMT는 기존 스틸 범퍼 빔에 비해 무게를 12% 이상 줄여 2014년부터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프런트 범퍼 빔에 적용하고 있다.
GMT는 2009년 이후 세계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하고 있으며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LWRT도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로 헤드라이너, 햇빛가리개, 언더바디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에 채용되고 있다.
16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Alabama)에 공장을 건설했고 멕시코 공장을 2016년 4-5월 완공해 현대·기아자동차가 2016년 5월 완공하는 멕시코 몬테레이(Monterrey) 30만대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첨단소재는 멕시코 공장을 비롯해 2020년까지 해외 공장 및 법인을 10개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소재 매출은 현대·기아자동차에 60% 이상을 의존하고 있어 해외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2015년 3월 독일 자동차부품 생산기업 Heycoustics을 인수해 독일 현지화 기반을 확보했다.
2007년에는 미국 자동차부품 생산기업 Azdel을 인수한 바 있으며, 중국 Beijng, Shanghai, 체코 등에도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한화첨단소재 관계자는 “해외 네트워크 기반을 확대함으로써 현대·기아자동차 외에도 GM, 포드, 도요타(Toyota), 폭스바겐(Volkswagen)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에 대한 경량화 소재 공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삼성SDI 인수로 자동차용 본격화
롯데케미칼은 삼성SDI의 화학사업부(롯데첨단소재)를 2015년 말 인수 확정함에 따라 자동차용 화학 소재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롯데첨단소재는 ABS를 자동차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ABS는 전기·전자용에 비해 자동차용 채용이 두드러지고 있고 생산능력도 56만톤에 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소재에 집중해 자동차용 소재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고 LFT 및 복합수지를 일부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EPP, TPO(Thermoplastic Olefin), PC, ABS 등 자동차용 소재를 개발 및 상업화하고 있으나 자동차용 소재에 주력하기보다 기초화학 소재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Tianjin에서 EP 컴파운드 2만4000톤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Dongguan 소재 EP 2만7000톤 공장도 2015년 5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멕시코 티후아나(Tijuana)와 헝가리에도 EP 컴파운드 공장을 건설해 2016년부터 상업화에 돌입한다.
미국 앨러바마에도 자동차용 소재 생산기업을 2011년 3월 설립했으나 자산규모가 106억원 수준에 불과해 자동차용 소재 해외사업을 확대할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는 Jiaxing, Hefei에 이어 Shenyang LFT 및 EP공장 건설을 검토하기 위해 롯데 EP Shenyang을 2015년 6월 설립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자동차용 소재에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 꾸준히 자동차용 사업을 확대해왔다”며 “자동차용 소재에 지속적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 2차전지에서 폴리머로…
SK종합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중국에 2차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2차전지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자동차용 플래스틱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07년 현대EP와 자동차용 소재 컴파운드 사업을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으며 SK종합화학의 올레핀 컴파운드 사업을 현대EP가 운영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의 자동차용 소재는 현대EP와 협력하고 있어 뚜렷한 경영방침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용 소재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범용수지에서 벗어나 고부가화 플래스틱을 개발·공급함으로써 사업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