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Polyvinyl Chloride) 가소제(Plasticizer)가 친환경제품으로 전환되고 있다.
PVC 가소제는 환경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친환경제품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친환경 가소제의 신증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소제는 유연성, 탄성, 휨성 등을 향상시켜 가공성 및 성형성을 높이는 용도로 다양한 폴리머에 첨가되고 있으며 유연성이 요구되는 PVC용이 전체 수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PVC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비율로 가소제를 배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조과정에서 10% 가량 사용되나 연질 PVC에는 최대 30-40% 첨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VC 가소제 시장은 LG화학, 한화케미칼, OCI, 애경유화가 주도하고 있으며 친환경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가소제 수요는 2014년 840만톤에 달했으며 친환경 가소제는 100만톤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은 PVC 가소제를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Restriction of Chemicals) 대상물질에 포함시켜 2015년부터 인가신청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시장도 화평법·화관법이 시행됨에 따라 PVC 가소제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어 친환경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4사, 친환경 가소제 전환 “불가피”
PVC 가소제는 대부분이 PA(Phthalic Anhydride)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 한화케미칼, 애경유화, OCI 4사가 생산하고 있으나 특성상 자가소비가 많고 수요에 맞게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을 추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원료 PA는 4사가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애경유화가 20만톤, OCI 8만톤, 한화케미칼 8만톤, LG화학 5만톤으로 총 41만톤애 달하고 있다.
애경유화는 가소제 생산능력이 12만톤으로 최대이나 국제유가 폭락으로 PA 및 가소제 평균가격이 2013년 톤당 191만3801원, 2014년 137만1221원, 2015년 121만7968원으로 하락세를 지속함으로써 PA 및 가소제 매출액이 2013년 1조128억원, 2014년 9499억6900만원, 2015년 7773억8500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PVC 가소제는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공급과잉으로 시황이 침체돼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또 환경문제가 부상함에 따라 애경유화, 한화케미칼, LG화학은 DOP(Dioctyl Phthalate)의 대체소제인 DOTP(Dioctyl Terephthalate)를 생산하고 있으며 OCI도 상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흡습성 및 가공성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는 친환경 가소제의 생산를 확대할 예정이며 PA을 원료로 DOP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울산 3공장에 친환경 가소제 3만톤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며 2017년 상반기 완공해 상업가동할 방침이다.
애경유화, 친환경 가소제 기술 “선도”
애경유화가 친환경 가소제 제조기술을 수출해 주목된다.
애경유화는 2008년 친환경 가소제 제조공정을 개발해 환경규제 대상인 PA계 가소제와의 혼입 사용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으며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증기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코스트 절감에도 성공했다.
애경유화는 2016년 4월5일 러시아 석유화학기업 Sibur에 가소제 제조기술을 수출한다고 발표했으며 기술수출료만 1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애경유화는 가소제 친환경 제조공정 및 노하우를 러시아기업에 수출함으로써 1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일본 가소제 생산기업 CG Ester도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CG Ester는 JNC와 MGC(Mitsubishi Gas Chemical)가 50대50으로 합작했으며 주력제품인 DOP를 중심으로 고기능제품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신규 가소제로 DOTP의 상업화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DOTP는 일본에서는 거의 유통되지 않고 있으나 유럽을 비롯해 한국, 중국에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일본에서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PVC, 상승세에 국내 가동률 “호조”
PVC 가소제는 PVC 가동률에 따라 수요가 변동하고 있다.
국내 PVC 시장은 중국에서 카바이드(Carbide) 베이스 생산이 급증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중국산보다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한편 최대 수요처인 인디아 수출 확대하는 등 수출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에틸렌(Ethylene) 베이스 공법을 채용하고 있는 국내 PVC 생산기업들은 저가의 카바이드 베이스 PVC와 코스트 차이가 줄어든 가운데 성수기를 맞아 2016년 상반기 풀가동에 들어갔다.
국내 PVC 시장은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주도하고 있으며 PVC 가소제도 함께 생산해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PVC는 2016년 3월 성수기를 맞아 가동률이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PVC 가소제도 투입량이 늘어났다”며, “4월부터는 수요가 둔화돼 수익성이 예상만큼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PVC는 내수가 한정적이나 인디아, 터키 수출실적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PVC 시장이 극심한 공급과잉에 빠져 추가적인 증설을 제한하고 있고 소규모 생산기업들이 합병하는 등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동률이 50-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카바이드 베이스 PVC는 코스트 경쟁력이 우수하나 원료와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생산기업만 간신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2015년부터는 신증설도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LG화학, 한화케미칼의 중국법인 만성적인 영업적자가 불가피했으나 2016년부터는 적자폭이 점차 줄어들고 중국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친환경 PVC 가소제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료 상승에 가격 인상 “불가피”
PVC 가소제는 PVC 가동률 상승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2016년 상반기 40달러 후반대를 회복된 가운데 원료의 수급이 타이트해 스프레드 악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PVC 가소제인 DOP는 친환경제품으로 전환돼 수요가 둔화되고 있으나 원료 PA 및 2-EH(2-Ethyl Hexanol) 가격이 급등해 상승세가 불가피했다.
프로필렌(Propylene), O-X(Ortho-Xylene)는 2016년 1/4분기 수급이 타이트해 PVC 가소제 원료 및 다운스트림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2-EH는 아시아 시장에서 공급부족이 지속돼 2016년 2월 말 CFR China 톤당 700달러, CFR SE Asia는 720달러를 형성했다.
한화케미칼, LG화학 등 국내기업들의 정기보수가 집중됨에 따라 3월 중순까지 CFR China 800달러, CFR SE Asia 820달러로 폭등했다.
한화케미칼은 2016년 3월 셋째주부터 여수 소재 2-EH 11만톤 플랜트를 4주 동안, LG화학은 여천 소재 2-EH 24만4000톤 플랜트를 4월 중순부터 약 2주 동안 정기보수했다.
일본 KH NeoChem도 2016년 3월5일부터 50일 동안 Yokkaichi 소재 2-EH 12만톤 플랜트의 정기보수를 실시함에 따라 수급타이트가 장기화되고 있다.
PA는 원료 O-X의 수급이 타이트함에 따라 2월 말 CFR China 660달러, CFR SE Asia 690달러로 폭등했고, 3월 중순 CFR China 820달러, CFR SE Asia 850달러까지 상승했다.
DOP는 원료 무수말레산과 2-EH가 모두 상승함에 따라 2월 말 CFR China 톤당 790달러, CFR SE Asia는 톤당 830달러를 기록했고 3월 중순 CFR China 880달러, CFR SE Asia 975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에 수요부진 지속으로 스프레드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에 비하면 최근의 원료가격이 매우 높다고는 볼 수 없다”며 “PVC 가소제는 2015년 영업실적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2016년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DOTP, DOP 대체제로 “부상”
DOP는 DOTP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DOTP는 PVC 가소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DOP 및 DINP(Di-Iso-Nonyl Phthalate)를 대체하는 친환경 가소제로 주목되고 있으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DOTP는 각종 독성시험 자료에서 발암성 등의 인체유해성이 발견되지 않았고, 끓는점과 어는점, 밀도 등이 DOP와 비슷해 내휘발성 및 전기절연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렴한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를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에 원료가 상승세를 지속한 DOP와 가격차이도 줄어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DOTP는 4-5년전까지만 해도 물성이 우수한 DOP보다 성능이 많이 떨어졌지만 품질도 좋아지고 가격차이도 줄어들어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DOP 등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100% 동일한 수준의 기능성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가격도 1.3배 수준 높아 품질 및 코스트경쟁력 향상이 극복과제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DOTP는 DOP, DINP 등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비교해 가공성 및 물성이 80-90%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친환경성이 요구되는 유아용 완구 등 연질 PVC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과학적인 환경규제 기준 요구되나…
PVC 가소제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환경규제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은 2015년 화평법·화관법을 도입하고 DOP, DBP (Dibutyl Phthalate), BBP(Butyl Benzol Phthalate), DINP, DIDP(Di-Iso-Decyl Phthalate), DNOP(De-N-Octyl Phthalate) 등 6종류의 PVC 가소제를 등록대상우선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REACH를 통해 DOP, DBP, BBP 등 3가지 가소제에 대해 규제하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DOP만 규제하고 있고 일본도 일부 유아용품을 제외하고는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급 발암물질으로 취급되는 DOP를 제외한 나머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위해성 여부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규제가 과도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NGO, 환경단체, 언론 등에 민감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규제를 도입하기보다 사회 분위기에 따라 높은 기준을 적용해 관련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강화돼 친환경제품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국내시장은 환경규제 기준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과도하게 가소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PVC 가소제는 피해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람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존 프탈레이트계 PVC가소제를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국내 가소제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작업을 통해 PVC 가소제의 유해성 여부를 판별하고 합리적인 환경규제를 마련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
표, 그래프 : <프탈산 가소제의 종류><가소제의 종류와 명칭><가소제 첨가에 따른 PVC 수지의 상태 변화>
<화학저널 2016년 12월 19·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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