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산업은 2016년부터 에틸렌(Ethylene) 스프레드가 축소됨에 따라 불황을 맞이할 것으로 우려됐으나 예상과 달리 스프레드가 축소되지 않으면서 2015년에 이어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2017-2019년 사이 미국의 셰일가스(Shale Gas) 베이스 에탄(Ethane)을 원료로 사용하는 에틸렌 및 유도제품의 아시아 유입이 증가하고 중국의 석탄화학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가격 변동이 주목되고 있다.
나프타, 수요 꾸준하지만 약세 지속
나프타(Naphtha)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시황이 계속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 나프타 가격은 2016년 9월 CFR Japan 톤당 444달러로 저수준을 형성했다. 아시아 가격은 2014년 1월 1011달러를 시작으로 7월 984달러, 12월 571달러, 2015년 평균 555달러로 하락함으로써 2013년 평균 1008달러의 55.1%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도 2016년 2/4분기 일본산 기준가격이 kl당 3만1600엔으로 7.8% 떨어지며 4분기 연속 하락했으며 2009년 1/4분기의 2만7000엔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일본산은 2014년 1/4분기 7만2000엔에 달했으나 2015년 1/4분기 1만9000엔 가량 떨어지며 2/4분기 4만8800엔, 3/4분기 4만7200엔, 4/4분기 4만900엔으로 하락세를 나타냈고 2016년 1/4분기에는 3만4300엔으로 떨어져 7년만에 4만엔대가 붕괴됐다. 2008년 3/4분기에는 8만5800엔을 형성했다.
일본산 나프타 가격을 결정하는 도쿄 오픈스펙 가격은 7월 이후 톤당 400달러대 전반을 형성했으나 9월 400달러가 붕괴됐다.
달러 베이스 나프타 가격은 기본적으로 국제유가와 연동되고 있다.
나프타와 연동성이 높은 브렌트유(Brent) 가격은 2016년 초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5-6월 50달러 직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이후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최근에는 다시 50달러대 중반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2017년까지 원유 수급밸런스가 수요초과로 전환되고 가격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나프타 현물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아시아 나프타 수요는 스팀 크래커 가동률이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유입량이 많지 않아 2015년부터 비교적 안정적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에틸렌 “타이트”에 프로필렌 “공급과잉”
올레핀(Olefin) 시장은 수급이 엇갈리고 있다.
에틸렌은 미국의 투자 확대에 대한 경계로 아시아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반면, 프로필렌(Propylene)은 전용 플랜트 건설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5년 저유가, 엔화 약세, 해외설비 트러블의 영향으로 수출이 대폭 늘어나며 에틸렌 생산량이 688만4700톤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2월 Asahi Kasei Chemicals(AKC)이 Mizushima 소재 에틸렌 44만톤 크래커를 폐쇄한데 이어 정기보수가 집중되면서 상반기 생산량이 314만99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7.0% 줄었다. 특히, 6월에는 생산량이 44만6200톤까지 감소하며 1990년 4월 44만6400톤 이후 처음으로 45만톤 이하를 기록했다.
2014년 Mitsubishi Chemical(MCH)이 Kashima 소재 34만3000톤 크래커, 2015년 Sumitomo Chemical(SCC)이 Chiba 소재 38만톤 크래커를 가동중단한데 이어 AKC가 3번째로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에틸렌 크래커의 가동중단이 잇따르면서 가동률이 2013년 12월부터 90% 이상으로 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크래커가 정기보수를 진행해 2016년 실질 생산량은 모든 크래커가 풀가동하더라도 최대 650만톤으로 2015년에 비해 40만톤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수출을 축소하고 있어 2016년 에틸렌 수출은 50만톤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정기보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설비 트러블도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공급량이 감소하고 있다.
원료 나프타와의 스프레드는 톤당 500-600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설비 트러블로 장기간 가동을 중단했던 Shell Chemicals의 싱가폴 소재 NCC가 7월에 이어 11월 말 재가동했으나 일본이 수출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 수급타이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가을 이후 정기보수가 완료되면서 수급이 밸런스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된다.
프로필렌은 공급과잉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생산성이 매우 우수한 정유공장의 FCC(유동접촉분해)를 중심으로 OCU(Olefin Conversion Unit), PDH(Propane Dehydrogenation) 투자가 홍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PDH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MTP(Methanol to Propylene)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공급량 확대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프로필렌 가격은 8월 700달러대 중반으로 낮은 수준을 형성했다. 프로필렌은 2014년 FOB Korea 톤당 1344달러를 형성하는 등 높은 수준을 지속했으나 신증설이 확대되면서 50% 수준으로 폭락한 채 상승여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수요가 부진한 부타디엔(Butadiene)도 2016년 초의 설비 트러블, 정기보수에 따른 공급부족 영향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자동차산업의 가동률이 낮고 천연고무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큰 변동 없이 1200-1600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폴리올레핀, 고부가화로 셰일 공세 대응
폴리올레핀(Polyolefin)은 국제유가 약세로 1100-1400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고 2017년 하반기부터는 미국이 셰일 베이스 원료를 사용한 PE(Polyethylene)를 대량 수출하면 급락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은 2016년 상반기 LDPE(Low-Density PE) 출하량이 76만1700톤으로 1% 늘어난 반면 HDPE(High-Density PE)는 40만5800톤으로 5%, PP(Polypropylene)는 125만200톤으로 2%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폴리올레핀 사업환경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엔화 약세 영향으로 2015년 수입량이 20% 가량 줄어들었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2016년에도 수입은 2015년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2016년 상반기 수출은 LDPE 14%, HDPE 28%, PP 35% 감소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폴리올레핀의 스프레드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폴리올레핀은 2016년 경제성장 둔화가 우려되던 중국 수요가 크게 부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아 수요가 꾸준히 신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채산성이 낮은 폴리올레핀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2017-2018년 미국에서 에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크래커가 잇달아 완공돼 에틸렌 생산능력이 약 900만톤 늘어나 미국산 PE의 아시아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석유화학기업들은 당초 북미, 중남미를 주요 공급처로 계획했으나 중남미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잉여물량이 아시아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기업들은 생산능력 축소와 함께 독자적인 촉매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울러 수요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을 개발해 해외 범용제품이 침투하기 어려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Japan Polyethylene은 자동차의 수지제 연료탱크에 사용하는 HDPE를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며, Prime Polymer는 HAO-LLDPE(Linear LDPE)의 싱가폴 플랜트를 신규 건설하는 등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