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도료 시장은 기능성·디자인을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가 2015년 주로 건축용으로 사용되는 차열도료를 자동차 외장에 채용하면서 주목받았으며, 마쯔다(Mazda)는 콘셉트 카에만 사용하던 도장 기술을 양산 자동차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내장소재도 저가 차종에 고급도료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추진되고 있다.
도요타가 2014년 출시한 신형 프리우스(Prius)는 9종의 컬러 가운데 Thermo-tect Lime Green에만 4만엔 상당의 옵션이 붙어 있다.
Thermo-tect은 실내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갖춘 차열도료로 주로 건물 옥상 등에 사용됐으나 자동차 자체에 적용된 것은 프리우스가 처음이다.
Thermo-tect Lime Green은 적외선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온도를 상승시키기 쉬운 흑색안료인 카본블랙(Carbon Black)을 배제하고 있으며 대신 적외선을 반사하는 TiO2(Titanium Dioxide)를 배합해 투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 녹색 계열 도장에 비해 실내온도를 5℃ 가량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차열도료 채용을 검토할 때 흰색은 고려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흰색 계열 옷과 벽이 열 상승을 억제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다른 색도 차열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초록색에서 느껴지는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앞으로 Thermo-tect를 다른 컬러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알루미늄 반사층과 착색층을 분리함으로써 반사능력을 강화한 Emotional Red 컬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쯔다는 도요타의 Emotinal Red와 동일한 색상을 Soul Red로 명명하고 있다.
Soul Red는 반사, 착색, 보호 등 3개 층을 모두 촘촘하게 도포해야 하기 때문에 보수가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범용 컬러로 정착되고 있다.
마쯔다는 2014년 Mazda Gray 컬러도 발표했다.
Mazda Gray는 알루미늄 플레이크를 얇고 균일하게 도장한 후 건조 과정에서 급속 수축시킴으로써 철근에서 막 잘라낸 듯한 생생한 금속 질감을 재현했다.
그동안 금속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장인의 수작업이 필요해 콘셉트 카, 커스터마이즈 자동차에만 한정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마쯔다가 양산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북미 판매용 CX-9에 이어 일본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는 Roadster RF에도 특별 컬러로 적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내장소재 시장에서는 도료의 존재감을 위협하는 신소재가 등장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MCH)이 공급하는 「Durabio」는 도장이 필요 없는 바이오 EP(Engineering Plastic)로 그동안 착색공정으로는 광택을 표현하기 어려웠던 수지의 단점을 보완해 안료를 배합하는 것만으로도 표면에 윤기를 부여할 수 있게 했다.
2014년 Suzuki의 Hustler, 2015년에는 Alto Lapin 컬러 패널에 채용됐으며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 주변부를 컬러풀하게 꾸며줌으로써 그동안 경차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수지 재질이 그대로 느껴지는 점을 해소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Alto Lapin은 2014년 Auto Color Awards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Durabio의 우수한 착색 능력을 증명했다.
MCH는 마쯔다와 공동으로 자동차 내장소재 뿐만 아니라 외장바디에도 사용할 수 있는 신규 그레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료 생산기업들도 자동차용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도료 생산기업들은 그동안 가전제품용 플래스틱 도료를 중심으로 생산해왔으나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내장소재 등 잠재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고부가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료로만 실현할 수 있는 기능과 디자인성을 강점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특히 땀과 화장품에 대한 내성이 강한 도료를 제안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 핸들, 스위치 주변부 등은 주로 검은색으로 손자국, 선크림 등 화장품 자국이 남기 쉽다.
이에 따라 내장부품을 채용할 때 내약품성, 내화장품성 등을 요구하는 자동차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디자인성이 높은 Piano Black 컬러의 내장도료를 주로 채용되고 있다.
피아노와 같은 광택을 보유하고 있는 흑색 도료로 명도가 낮아 작은 흠집도 잘 보인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도막에 유연성을 부여함으로써 흠집을 자연스럽게 지울 수 있는 신제품이 출시돼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해당 도료는 신형 프리우스의 계기판에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