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대표이사 정몽익)는 국토교통부 로비가 의심되고 있다.
KCC는 국토교통부의 건축소재 관련 규제 제정·강화가 잇따르면서 무기단열재, 건축용 실란트, 석고보드 사업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돼 로비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마감소재 개정, 건축용 실란트 규제 강화, 장수명 주택인증 의무화 등 건축소재와 관련된 3차례의 규제가 KCC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글라스울(Glass Wool) 등 무기단열재는 국토교통부가 외벽에 불연?준불연 마감소재를 채용하는 법안을 시행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EPS 샌드위치패널은 규제 강화에 따라 판매부진이 심화되지만 대체관계인 글라스울은 규제에서 제외돼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불연재인 글라스울은 난연제품으로 취급되지 않아 규제에서 제외됐으며 KCC, 벽산 등 무기단열재 생산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EPS패널 생산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짐에 따라 개정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결국 변경없이 글라스울을 규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EPS패널 생산기업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EPS패널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2017년 초 제도 개편을 검토했으나 아무것도 변경하지 않아 무기단열재 생산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다”며 “EPS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규제”라고 주장했다.
KCC 관계자는 “글라스울은 두께 문제로 고층 마감재로 채용이 어려워 건축법 개정으로 수혜를 입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KCC는 국토교통부의 「건강친화형 주택건설기준」에 따라 건축용 실란트 사업도 수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건강친화형 주택건설기준은 500세대 이상 공공주택에 적용되는 실란트에 대해 TVOCs(총 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HCHO(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각각 0.25mg/m2h 이하, 0.015mg/m2h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공기청정협회가 평가하는 HB (Healthy Building Material) 마크 최우수등급인 클로버 5개에 해당하는 것으로 KCC를 제외한 국내 실란트 생산기업들은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는 클로버 5개가 요구하는 친환경 수준이 다소 무리한 조치이며 8-9개에 달하는 국내기업들이 모두 대처를 못하고 KCC만 대응한 상황에 대해 로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실란트 생산기업들은 클로버 5개 기준을 위해 R&D(연구개발)를 지속하고 있으나 KCC만 선제적으로 대응했고 나머지는 추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KCC는 국토교통부의 그린모델링 사업에 선정되는 등 영업 외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규제가 강화된 시점을 고려하면 확실히 로비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KCC 관계자는 “건축친화형 주택건설기준은 2013년부터 개정고시를 통해 모든 생산기업이 인지하고 있었다”며 “KCC는 미리 대처했고 국내기업들은 기준 완화를 요청하기만 했을 뿐 제품개발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HB 최우수등급은 Dow Corning, Dow Sealant 등 글로벌기업들도 해당기준을 통과해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2015년 국토부의 그린모델링 사업자로 선정돼 제주도, 경기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창호·무기단열재 등의 교체시공을 실시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잇다.
국토교통부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KCC에게 「그리니스트(Greenist)기」를 수여하는 등 KCC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는 대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많이 추진하는 부처로 알려져 있다”며 “관련협회 등에게 로비를 받고 특정기업에게 유리한 정책을 마련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고보드 사업도 KCC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석고보드는 국토교통부가 2014년 12월25일부터 1000가구 이상의 신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장수명 주택 인증」을 의무화함에 따라 국내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수명 주택은 거주자가 자유롭게 내부구조를 변경해 주택의 수명을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규제로 가변형 벽체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적용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석고보드 수요가 크게 신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석고보드 시장은 신규주택 분양물량이 급증함에 따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6년 공급부족을 맞이했으며 KCC, 벽산, 한국USG보랄 등 3사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KCC 관계자는 “석고보드는 주택에 채용되지 않고 있어 건축법 규제 강화로 수요가 증가하기 어렵다”며 “최근 병원, 호텔 등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신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KCC는 국내 석고보드 시장점유율이 55%로 1위를 유지하고 있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KCC는 2016년 초부터 845억원을 투자해 대죽 3호기 공장의 증설을 2017년 10월31일까지 완료할 예정으로 석고보드 국내 공급부족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