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들이 벤처기업의 유망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소재 분야에서 벤처 및 중소기업이 보유한 유망기술을 활용해 양산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들은 기술을 탐색하는데 적극적이지만 유휴설비 제공은 꺼린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반면, 위탁기업은 벤처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제산업성은 위탁기업을 중심으로 벤처기업과의 연계를 지원하기 위해 각종 사업 개발, 소재산업을 망라하는 기술·설비·인재 데이터베이스 정비 등 구체적인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벤처기업은 핵심 유망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 많으나 양산화를 위한 생산설비 및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평균 1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해 부담이 크며 중소규모인 곳이 많고 리스크도 높기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소재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유망기술의 발굴 및 개척이 반드시 필요해 대기업, 위탁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 벤처 및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 가운데 사업규모를 확장할 필요가 있는 기술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분자, 컴포지트, 나노소재, 의약·의료소재, 바이오매스 소재 분야 등 양산화를 위해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영역이 대부분으로 판단된다.
또 설비 뿐만 아니라 배합·혼합, 증류·분리, 합성, 세정 등 프로세스 확보를 희망하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외부기관이 보유한 생산기술과 설비에 대한 정보는 입수부터 어려우며 대기업일수록 새로운 기술에는 관심이 많지만 전체 사업전략에 맞지 않거나 매출, 수익성이 기대되지 않으면 기밀보호 차원에서 적극 나서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대로 위탁기업들은 양산화 후 코스트 회수 문제를 중시해 사업이 단발적으로 끝날 것으로 판단하면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업규모가 작은 곳은 사고 시 책임소재를 어디에 두느냐 등 제반사항을 고려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위탁기업들은 합성, 배합·혼합, 증류·분리 등 다양한 기술과 설비를 갖추고 있는 곳이 많으며 반드시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아도 사업경험 차원에서 모험에 나서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업, 공공 연구기관 등과의 연계를 강화하기보다 위탁기업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양산화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사업을 실시해야 하고 연구설비, 투자자금 등 경제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재기업과 위탁기업, 학술기관, 벤처 및 중소기업 등의 연계점을 강화하기 위해 상담창구 기능을 설치해 대응할 계획이며 관련 시스템을 정비해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개별기업들이 벤처 육성을 통해 기술 공유를 시도하고 있으나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SKC는 울산 지역 화학 벤처기업과 연구시설을 공유하고 있으며, LG화학도 벤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아직 경영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본격적인 기술 활용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