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고무 가격이 급락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이 정체되며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타이어용으로 대표적인 TSR20은 싱가폴 거래가격이 톤당 1.1달러, RSS3 역시 1.3달러를 나타내는 등 고무 농가의 손익분기점을 하회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그동안 과도하게 많은 양이 거래된 만큼 조만간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자동차 생산 중단 및 정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TSR20은 1월 말과 비교했을 때 3월 말까지 20% 정도, RSS3도 10% 이상 급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급증하며 봉쇄 조치가 잇따르고 있고 타이어와 자동차 공장들도 연이어 가동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지스톤(Bridgestone)은 프랑스, 스페인, 북미‧중남미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미국 굳이어(Goodyear)와 프랑스 미쉐린(Michelin) 역시 유럽‧미국 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글로벌 천연고무 생산량은 2019년 기준 1387만톤으로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과 미국은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전방산업 가동중단이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동중단 기간이 1-2주에 그치는 곳이 많지만 계획대로 재가동하고 가동률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가동중단 조치가 장기화되면 전체 생산량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150만톤의 수요가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천연고무 생산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동남아 고무 농가들의 수익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고무 농가들은 TSR20이 1.3달러, RSS3이 1.5달러여야 수익을 유지할 수 있으나 최근 거래가격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약세 상황이 계속된다면 타이어 등 고무제품의 품질 악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생산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