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 경제가 침체되면서 자동차용 폴리머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인디아 자동차공업협회(SIAM)는 인디아의 승용차 판매대수가 2019년 4월-2020년 1월 238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5%, 생산대수는 292만대로 13%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형‧대형 상용차 및 이륜차도 비슷하게 생산 및 판매가 부진했다.
인디아의 자동차, 자동차 부품‧소재 생산기업들은 2020년 초 수요 증가에 대비해 가동률을 높였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3월 말부터 생산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낮춰 폴리머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PP‧EP 컴파운드 공급 경쟁 본격화
자동차는 OEM이 기본적으로 설정한 생산대수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소재 및 부품 공급기업들은 생산계획에 따라 가동하고 있으며, 화학기업들도 EV(전기자동차), HV(하이브리드자동차)를 포함한 OEM의 중장기적인 공급계획에 따라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에는 범퍼 등에 투입되는 PP(Polypropylene), 내‧외장재에 사용되는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컴파운드가 많은 편이며, 가정용 수요도 늘어남에 따라 인디아 석유화학기업 뿐만 아니라 해외기업들도 잇따라 인디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의 PP 컴파운드 메이저 킹파(Kingfa)가 인디아기업을 인수하면서 진출했다. 
킹파는 가전용 공급에 주력하고 있으나 마루티스즈키(Maruti Suzuki)와 거래를 시작하는 등 자동차용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 생산능력을 40만톤으로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승용차 판매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자동차도 인디아 생산을 시작함에 따라 현대EP, 대하, 롯데케미칼 등 국내 컴파운드 생산기업들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인디아 자동차용 폴리머 시장은 APPL Industries와 Machino Polymers가 2강을 형성하고 있다.
자동차용 PP 컴파운드 시장점유율 1위인 Machino Polymers는 마루티스즈키, 현대자동차, 마힌드라(Mahindra) 등 메이저에게 공급하고 있다.
일본기업은 2019년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현지법인이 압출기를 도입해 생산능력을 50% 확대했으며,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인디아 화학 메이저인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 국영 석유기업 등 PP 생산기업들도 자동차용 PP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PP 생산기업들은 원래 포장용기용 공급에 주력했으나 폐플래스틱 문제가 부상함에 따라 자동차용 공세가 불가피해지고 있으며 그레이드 개발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가전제품 수요 증가로 EP 컴파운드 호조 기대
인디아는 중간소득층이 증가함에 따라 2019년 냉장고 판매가 10% 늘어나는 등 백색가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EP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바스프(BASF), 코베스트로(Covestro), 랑세스(Lanxess), 이네오스 스티롤루션(Ineos Styrolution), DSM, 폴리원(PolyOne), 사빅(Sabic) 등 글로벌 메이저들이 PA(Polyamide),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 PC(Polycarbonate) 컴파운드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도레이(Toray)는 일본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인디아에서 EP 컴파운드 생산을 시작했다.
도레이는 2019년 9월 안드라프라데시 소재 5000톤 공장에서 PA 및 PBT 컴파운드 생산을 시작했으며 PPS(Polyphenylene Sulfide) 컴파운드 생산설비, 기술개발센터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기업과 함께 글로벌기업들도 인디아에서 EP 컴파운드를 직접 생산하거나 위탁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판매 급감
그러나 인디아는 2018년 가을 이후 자동차 판매가 급속히 감소해 PP를 중심으로 폴리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인 BS-6 도입을 앞두고 자동차 구입을 보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도심지역에서 자동차 보유대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우버(Uber), 올라(Ola) 등 카셰어링(Car Sharing)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의 불량채권 문제가 심각해지자 비은행계 금융기관이 대출을 축소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불량채권은 2016년 고액권 지폐 통용을 금지하는 화폐개혁을 실시한 이후 증가하고 있다.
인디아는 화폐개혁을 통해 개인‧법인의 수입 투명화, 지하경제 퇴출, 세수 확보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은행예금이 증가한 결과 대출이 급증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자동차 판매는 대출이 늘어나면서 2018년 가을까지 계속 증가했고 BS-6 대응 자동차가 출시됨에 따라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미국, 일본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기 직전 현행모델의 재고 세일을 방지하기 위해 2019년 하반기부터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으며 2020년 들어 BS-6 대응 모델로 전환했고 가을 성수기인 디왈리(Diwali) 시기에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승용차 판매대수는 2020년 2월 25만대로 6% 감소했고, 3월 초부터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인디아 정부가 공공기관, 교통기관, 상업‧산업시설을 모두 폐쇄하고 외출을 금지하는 전국 봉쇄령을 내림으로써 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고 판매도 급격히 줄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성장성 막대해 신규 진출 잇달아…
2019년 자동차 판매대수는 승용차가 296만대로 12.7%, 상용차가 85만대로 1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장은 세계 5위로 2018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 3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2030년 무렵으로 예상되던 1000만대 달성도 지연이 불가피하나 장기적으로는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마루티스즈키가 50%를 유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고 현대자동차, 마힌드라가 뒤를 잇고 있다. 마루티스즈키는 AS센터 등 전국에 많은 서비스망을 보유하고 있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성장성이 뚜렷함에 따라 신규 진입도 잇따르고 있다.
2019년에는 기아자동차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계열인 MG모터(MG Motor)가 생산을 시작했다.
기아자동차는 2019년 여름 안드라프라데시(Andhra Pradesh) 소재 30만대 공장을 가동했으며, MG모터는 미국 GM(General Motors)이 가동하던 구자라트(Gujarat) 소재 8만대 공장을 인수해 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인디아는 가격이 약 40만루피인 소형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최근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 비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중국 Great Wall Motors(GWM)도 최근 GM의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 공장을 인수했으며 2021년 상반기 가동을 시작한 후 2023년까지 EV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타타자동차(Tata Motors)는 정책적 지원을 받아 최근 SUV 타입 EV 생산을 시작했으며 마힌드라, MG모터도 EV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EV 보급을 주요 대기오염 개선정책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신규 자동차 판매에서 EV가 차지하는 비율을 1% 미만에서 2030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수도 델리(Delhi)와 근교 구르가온(Gurugram)은 겨울철 AQI(대기질지수)가 1000을 넘어서는 등 세계 최악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력발전소가 노후화됐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고 농부들은 비료를 만들기 위해 들판에 불을 질러 잡초를 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도시인 뭄바이도 자동차가 일일 400대 가량 증가하면서 대기오염이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화학기업, 인디아 스타트업에 관심…
인디아는 화학‧소재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증가해 주목되고 있다.
바스프는 산하 벤처캐피털을 통해 농업과 IT를 결합한 농업테크(AgriTech) 계열 펀드에 투자하고 있으며, 화학‧소재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일본 벤처캐피털 Universal Materials Incubator는 2019년 4월 미츠비시케미칼,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등 화학‧소재기업,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2호 펀드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이산화탄소(CO2) 감축, 물, 식량 등 중점영역을 설정하고 인디아를 직접 방문해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벤처케미털과 면담하는 등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인디아는 전체 토지의 절반 가량이 농지로 식량 자급률이 높은 편이며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많은 편이나 대규모 농가의 비율이 낮고 농업 효율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구가 13억명을 넘어섰음에도 의료사정이 충분하지 않으나 중간소득층이 확대됨에 따라 건강과 관련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