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할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제16차 위원회를 열어 LG화학이 주주총회에서 다룰 분할계획서 승인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분할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이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2018년 주주권 행사의 투명성·독립성 제고를 위해 미래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도입한 이후 개별 상장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2019년에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의견을 내면서 조양호 회장이 의사직을 박탈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한진칼에 대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해 정관변경을 제안했다.
이밖에 2020년 3월에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LG화학은 입장문을 통해 “ISS, 국내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도 대부분 찬성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분할은 배터리 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기업으로 육성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으로 주주총회 때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10월20-29일 배터리 분사를 놓고 주주들을 상대로 전자투표를 진행하고 10월30일 주주총회에서 분사 여부를 최종 의결한다.
배터리 분사를 의결하기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반대하고 있어 대략 22%는 반대의견을 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LG화학 주식은 LG 등 주요주주가 30%(우선주 포함), 국민연금이 10.2%, 외국인 투자자가 40%, 국내 기관투자자가 8%, 개인투자자가 약 12%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소액주주들은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배터리 사업부가 분할되면 신설법인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며 크게 반발해왔고 물적분할을 취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LG화학은 국민연금의 지분이 10% 수준으로 높지 않은 만큼 지분 비중이 높은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반대하지 않는 이상 분사가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