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양탱크‧수지백 공급부족 심각 … 코로나19 백신 생산 집중
바이오의약은 관련 자재 부족에 따른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바이오의약 제조용 배양탱크와 세포 배양용 배지, 정제용 수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배양 및 정제용 수지백 등 생산 때마다 새로 변경해야 하는 싱글유즈(Single-Use) 자재는 수급타이트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의약은 최근 항체 의약품을 중심으로 생산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일부 의약품은 수요가 CDMO(의약품 개발‧제조 위탁기업)의 생산능력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적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수요가 폭증하면서 여러 설비와 자재가 백신 생산에 집중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른 의약품 생산은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부터 수요에 비해 생산설비가 부족했으나 최근에는 세포 배양이 사용하는 배지와 용액, 각종 튜브류 등 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더욱 심각한 타이트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의약 생산에서 스테인리스제 배양조를 사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배양조에 1회용 수지백을 넣는 싱글유즈 방식이 널리 사용되면서 수급타이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싱글유즈 방식은 의약품을 생산할 때마다 멸균 처리된 수지백을 교체 투입해 세정작업을 생략하고 제조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백은 정제공정에서도 다량 사용되고 있다.
미국 Thermo Fisher Scientific은 최근의 수요 증가 상황을 반영해 미국‧유럽‧아시아 생산기지를 2022년까지 증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의약품을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제조‧품질 관리기준인 GMP에 적합한지 규제당국의 확인을 거쳐야 하고 최소한 1년은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급타이트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기업들은 의료용 자재 부족 장기화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싱글유즈 설비 생산능력이 최대인 AGC는 CDMO 사업의 본거지인 미국 시애틀에 글로벌 조달 및 재고 정보를 일원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을 설치했다.
시애틀에서 세계 수급밸런스를 파악한 후 일본‧미국‧유럽 생산기지에서 자재를 융통함으로서 자재 부족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이오의약 제조를 위해 일본 최초로 싱글유즈 설비를 활용했던 JCR Pharma는 2020년 7월부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으며 당시부터 싱글유즈 관련 자재를 대량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의약 제조에 사용하는 설비와 부자재 등은 미국산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약과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유럽 제약기업들도 미국을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의약품 뿐만 아니라 제조 솔루션도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가 만료된 정제용 수지는 일본 도소(Tosoh), JSR 등도 공급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미국이 장악하고 있어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을 추진하고 있는 Daiichi Sankyo는 갑작스러운 수요 급증에 대비해 원료 등을 일본에서 자체 조달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일본에 서플라이 체인을 전부 구축함으로써 돌발사태에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도 바이오의약 제조 기반을 일본에 확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산 원료 사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산화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 의약품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수급타이트를 해소할 수는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 시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원료‧자재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의약품 공급은 물론 신약 개발까지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