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파라핀(Liquid Paraffin)은 화학공업을 비롯해 식품, 화장품, 의약품, 프로세스 관련 등 광범위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무색투명하고 맛과 냄새가 없을 뿐만 아니라 천연물에 비해 가격 및 공급체제가 안정된 강점이 있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료가격 및 조달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사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유동파라핀 생산기업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기반을 확충함과 동시에 용도 개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안전하고 인간 친화적인 소재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색투명하고 소재에 부가가치 부여…
유동파라핀은 석유정제 공정에서 얻을 수 있는 베이스오일을 원료로 생산하는 포화탄화수소로 중질경유, 윤활유 성분을 함유한 석유 윤활유 유분에 수소화, 설폰화 등 정제처리한 후 방향족류, 황화합물, 미량 불순물 등을 완전히 제거해 생산하고 있다.
미네랄오일, 액화 파라핀, 화이트오일로도 불리며 무색투명에 무미‧무취한 것이 특징이다.
유동파라핀은 오일 특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소재에 영향을 주지 않고 부가가치를 부여하며 석유제품, 정유, 동‧식물성 유지, 왁스에 혼합해 윤활작용, 침투성, 연화‧가소성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연내력, 유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중성‧비극성이기 때문에 뛰어난 화학안정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과 열에 강하고 자외선 흡광도가 매우 낮으며 유화가 용이하다.
안전성 면에서는 피부 보호성이 뛰어나고 장관에 흡수되지 않아 약리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며 병원균, 곰팡이 등이 침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공업규격(JIS), 식품첨가물규격, 약전시험, 화장품 원료기준 등 다양한 기준에 적합하며 미국약전(USP)과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미국 식품규격도 통과했다.
LiB 분리막용 수요 확대 “기대”
유동파라핀은 다양한 특성을 바탕으로 화학공업을 비롯해 의약품, 화장품, 식품, 섬유, 제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화학공업 분야는 PS(Polystyrene) 제조용 수요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사무기기 및 가전 성형소재 등에도 투입되고 있으며 식품 트레이 등 식품 관련용도도 채용이 잇따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자동차(EV)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LiB(리튬이온전지) 분리막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놓는 미다공막(MPF)을 습식 프로세스로 제조할 때 사용하며 폴리머에 유동파라핀을 투입해 성형한 후 선택적으로 용해·제거함으로써 다공질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높은 안전성과 유화성을 활용해 클렌징, 파운데이션, 헤어케어, 액체 입욕제 등에 투입되고 있으며, 의약품 분야에서도 연고, 크림 외에 파스 기재로 보급되고 있으며 욕창 방지에도 응용되고 있다.
식품용은 뛰어난 윤활기능을 바탕으로 제빵 라인의 디바이더 오일에 투입되고 있으며 식품, 포장소재, 식품용기 생산라인의 윤활유, 프로세스유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일본, 중점분야 수요개척 “주력”
일본 최대 메이저 모레스코(Moresco)는 치바(Chiba) 공장에서 약 2만톤, 미츠비시상사(Mitsubishi) 계열인 산코케미칼(Sanko Chemical)은 오사카(Osaka) 공장에서 약 1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모레스코는 황산 정제공법을 활용한 제조공정을 도입해 환경부하가 적은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수요처 요구에 따라 개발할 수 있는 전용 연구시설을 설치하는 등 정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범용 그레이드인 Moresco White를 중심으로 고도 정제제품인 Moresco Bioless 등을 라인업하고 있으며 화장품, 일상용품을 비롯해 의약품, 수지첨가제, 섬유유제, LiB 분리막 등 다양한 용도로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의약품, 화장품 등 성장분야에서 수요 확보에 힘을 기울임과 동시에 생산제품 통합, 제조공정 개선을 통해 채산성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산코케미칼은 S 타입과 고정밀제품 SP 타입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약전(JP) 및 식품규격에 대응한 SUS 점도 40초 그레이드부터 530초 그레이드까지 공급하고 있으며 의약품, 화장품, 식품첨가물용 등으로 투입하고 있다. 특히, 섬유유제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개척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스오일 생산기업인 에네오스(ENEOS),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도 유동파라핀을 공급하고 있다.
시마트레이딩(Shima Trading)은 1990년부터 거래하고 있는 미국기업 브랜드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요코하마(Yokohama)와 고베(Kobe)에 각각 전용탱크를 설치해 공급을 안정화하고 있다.
특히, 고베에서는 유럽약전(EP), 미국약전, 일본약전에 적합한 유동파라핀의 소량 생산라인, 의약품 관련제품 등을 관리하는 분석센터를 운영하며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도쿄(Tokyo)에 화장품 전용 연구실을 마련하는 등 전문성과 독자성을 추구한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의약품, 화장품 분야를 중심으로 용도 개척을 강화하고 중간원료 등을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가네다(Kaneda)는 엑슨모빌(ExxonMobil) 생산제품을 공급받아 가네다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 가네다는 중기 경영계획에서 의약품‧화장품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의약품용, 식품용 그레이드 생산을 2016년 가동을 시작한 나카니혼메디칼(Nakanihon Medical) 공장으로 집약하고 후카가와(Fukagawa) 공장은 특수제품에 특화하는 등 역할을 분리했다.
나카니혼메디칼 공장은 원료탱크를 증설하고 부대설비를 교체해 점도 조정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연고용 젤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고 공급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추가 설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거래가격, 베이스오일 가격 상승으로…
유동파라핀 가격은 원료인 베이스오일 가격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2020년에는 선박유 황산화물(SOx) 규제에 따른 공급 감소, 코로나19에 따른 원료가격 하락으로 약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베이스오일 가격은 2021년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제트연료용 수요침체로 정유공장 가동률이 하락함에 따라 베이스오일도 공급이 줄어들어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파라핀은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원료가격에 연동해 앞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공업·의약품용이 성장 견인…
일본은 2020년 유동파라핀 내수가 3만2238톤으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화장품용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했던 반면 화학공업용은 LiB용을 중심으로 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점도별로는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고점도가 2% 증가했고 중점도는 변화가 없었으며 저점도는 5% 감소했다. 그레이드별로는 약전 그레이드와 JIS 그레이드 모두 정체됐다.
수요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화학공업용은 PS 및 LiB 분리막용이 호조를 유지함에 따라 1만3959톤으로 4% 증가했다.
반면, 화장품용은 3677톤으로 13% 급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함과 동시에 마스크 착용으로 메이크업 관련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의약품용은 5486톤으로 1%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파스 등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반의약품 이용이 늘었다.
섬유유제용은 2918톤으로 4% 증가했으며 기타는 3437톤으로 변함이 없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쳐 화장품용 수요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LiB 및 의약품용이 안정세를 나타내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