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 습식막 투자 검토 … 일본, 배터리 소재 해외진출 지원
아사히카세이(AKC: Asahi Kasei)가 해외에서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분리막(LiBS) 설비투자에 나선다.
아사히카세이는 습식법과 건식법으로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럽과 북미에서 전기자동차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해외에 LiB(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품목은 일본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습식막 하이포어(Hipore)이며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서플라이체인이 확대되고 있는 주요 수요국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아사히카세이는 습식막 하이포어를 일본 미야자키현(Miyazaki) 휴가시(Hyuga)와 시가현(Shiga) 모리야마시(Moriyama)에서 생산하고 있고 건식막 셀가드(Celgard)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축전지용 분리막 다라믹(Daramic)은 독일‧프랑스에서 생산하고 있다.
신규 습식막 생산설비는 새로운 사업장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장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습식 분리막은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와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대수는 600만대로 전년대비 2.2배 급증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판매대수가 333만대로 2.9배 폭등했고 유럽은 228만대로 66.6%, 미국 역시 63만대로 2.1배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IEA는 앞으로도 각국 정부 정책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며 2030년 신규 전기자동차 판매대수가 3000만대로 2021년 대비 4.5배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회 충전당 300-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대용량과 높은 에너지밀도가 함께 요구되고 있으며 분리막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무기미립자를 도포한 습식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습식막 수요 증가에 대응해 2023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휴가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습식막 생산능력을 13억5000만평방미터로 2배 확대할 예정이다.
습식막 설비투자를 해외에서 진행하려는 이유는 각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유럽은 자동차에 LCA(Life Cycle Assessment)를 도입하거나 축전지에 리사이클 소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유럽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편이 규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에서 배제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 외의 배터리 소재 생산기업들도 유럽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MCH(Mitsubishi Chemical Holdings)는 천연흑연을 원료로 사용하는 음극재를 중국에서 증설하고 있으며 미국‧유럽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CH의 음극재는 LCA에 우수할 뿐만 아니라 LiB 장수명화에 기여할 수 있어 전기자동차용으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스미토모금속(Sumitomo Metal Mining)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용 양극재 해외생산을 적극화하고 있으며, JX금속(JX Nippon Mining & Metals)은 폐배터리로부터 코발트, 니켈, 리튬 등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리사이클 사업화를 위해 독일에서 2022년 중반까지 실증 플랜트를 가동하기로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축전지산업 전략에서 일본기업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600GWh로 현재의 10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이며 일본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