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산·수산화리튬 가격 30-50% 추락 … 양극재 타격 불가피
전기자동차(EV)용 LiB(리튬이온전지) 소재의 공급과잉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기자동차 생산·소비국인 중국이 2022년 말 전기자동차 보조금 정책을 종료하고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기자동차용 LiB 재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탄산리튬, 수산화리튬을 비롯해 니켈, 코발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LiB 원료 생산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규 진출도 잇따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용 LiB 원료는 중국이 전기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연이어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2021-2022년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서플라인체인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생산을 대폭 확대한 가운데 소재 구매를 적극화함으로써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소재 확보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2022년 양극재 원료로 투입되는 탄산리튬과 니켈은 일시적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코발트는 1년 전에 비해 60%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극재도 2022년 중반 25% 급등했다.
그러나 중국이 2022년 말 보조금 정책을 종료하면서 전기자동차용 LiB 재고가 현저하게 증가함으로써 소재 거래가격이 폭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탄산리튬은 2022년 초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구매가 본격화되고 중국에서 주원료로 사용하는 스포듀민(Spodumene) 광석 수급 타이트가 겹치면서 11월 톤당 60만위안으로 2021년에 비해 1.3배 폭등함으로써 사상 최고치를 형성했다. 그러나 2023년 초 47만위안으로 떨어졌고, 춘절 연휴가 끝나자 40만위안, 3월 초 35만위안, 4월4일 22만위안으로 폭락했다.
탄산리튬은 중국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들어가며 2023년 들어 신에너지 자동차(NEV) 판매대수가 50% 급감하면서 LFP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레일리아가 탄산리튬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오스트레일리아는 2023년 탄산리튬 환산 공급량을 약 30%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리튬 폭락세가 수산화리튬으로 번지면서 수산화리튬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4월1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수산화리튬 거래가격은 3월 초 톤당 7만1000달러를 웃돌았으나 4월14일 4만7000달러로 떨어졌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주력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수산화리튬을 투입하고 있다.
리튬 정광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모두 정제할 수 있고, 탄산리튬 자체도 수산화리튬으로 다시 정제해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탄산리튬 폭락으로 수산화리튬 생산을 확대하면서 수산화리튬도 덩달아 폭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배터리에 투입되는 니켈과 코발트 가격도 50% 정도 폭락했으며 앞으로 LiB 수요가 줄어들면서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더군다나 2023년 들어 소재, 광물 신증설이 다수 추진되고 있어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있다.
탄산리튬은 2023년 말 공급능력이 2022년 말에 비해 약 40% 급증하고, 코발트는 약 25% 늘어나며, LiB의 바인더로 사용되는 PVDF(Polyvinylidene Fluoride)는 60%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흑연 음극재도 중국의 생산능력이 1000만톤을 초과해 수요를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배터리용 광물 거래가격이 폭락하면서 배터리 소재와 배터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배터리 판매가격이 광물 가격에 연동해 바뀌는 구조이기 때문이며 양극재 등 소재는 3개월, 배터리는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광물 가격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솔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