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동 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산업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22일 “이란의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포르도(Fordow)를 비롯해 나탄즈(Natanz), 이스파한(Isfahan) 등 3개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와 운임 상승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인 호르무즈(Hormuz)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 산업 전반에 직격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2024년 페르시아만(Persian Gulf)과 오만만(Gulf of Oman)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량은 하루 평균 2000만배럴로 전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한국으로 오는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폐쇄되면 공급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란 원유를 공급받는 중국, 인디아 역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국제유가가 더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적 경기 불황과 석유화학제품 수요 둔화 국면에서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면 수요가 더 억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유기업들은 달러로 원유를 수입하는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되고 석유화학기업들은 수요 둔화와 함께 원료가격 상승으로 마진까지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지역을 거쳐 가는 운송산업도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선박의 항로 우회와 지연이 지속되면 해상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호재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한항공 등 항공산업은 2023년 10월 홍해 사태로 인천-텔아비브(Tel Aviv) 노선을 운항 중단하고 현재까지 재개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고, 건설산업 역시 과거 미국의 대이란 제재 이후 이란에서 철수한 상태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한국의 전체 중동 수출과 수주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종합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에너지, 무역, 공급망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정유기업들의 정제마진 상승 및 재고평가 이익 발생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 갈등이 단기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직접적인 군사적 대응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또는 통행 방해 등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