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플래스틱 리사이클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연료와 플래스틱의 원료인 원유 등 탄소자원의 신규 투입량을 줄이고 이용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순환시킬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MR(Mechanical Recycle)로는 자원순환에 한계가 있어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CR(Chemical Recycle)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네스테(Neste)는 Alterra Energy, 테크닙(Technip Energies)과 CR 기술 확대를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은 2030년까지 폐플래스틱 CR 처리능력을 수십만톤대로 확대할 계획이며 2025년 2만톤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회사 CRJ(Chemical Recycle Japan)를 통해 재생 플래스틱용 원료 공급 사업화에도 나서고 있다.
네스테, 글로벌 CR 보급 앞장선다!
네스테는 2025년 11월 초 Alterra Energy, 프랑스 메이저 테크닙과 CR 기술의 글로벌 보급 가속화를 위한 공동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네스테와 Alterra Energy가 액화기술을 라이선스하고, 테크닙이 수요기업에 표준화된 액화 플랜트 설계와 엔지니어링을 담당할 계획이다.
네스테와 Alterra Energy는 2021년부터 CR 협력을 지속하며 Alterra Energy가 보유한 독자기술을 공동으로 개선해 각자 밸류체인을 확립했고, 테크닙은 2022년부터 Alterra Energy와 CR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Alterra Energy는 리사이클이 어려운 플래스틱을 액화하는 독자적인 열화학 용액을 개발했으며 2020년 오하이오 애크런(Akron)에서 일평균 처리능력 60톤의 산업 스케일 설비를 가동했다.
3사는 네스테와 공동으로 개량한 Alterra Energy의 액화기술을 테크닙이 표준화하는 모듈식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고 글로벌 CR 확대를 위해 협력할 방침이다.
3사의 CR 솔루션은 투자 전 코스트 감축, 실장시간 단축, 경제성과 관련된 높은 예측 가능성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자원순환 사업에서 투자 전 코스트 감축과 실증을 마쳐 상용화된 기술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네스테의 브랜드 파워와 폐플래스틱 액화 수요 증가에 맞추어 새로운 CR 능력을 신속하게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데미츠코산, 독립 CR 플랜트로 지역맞춤
이데미츠코산은 2030년까지 폐플래스틱 CR 처리능력을 수십만톤대로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특히 나프타(Naphtha) 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HiCOP 기술을 채용해 직접 재생가능한 화학제품‧연료유를 일관생산해 사업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데미츠코산은 일본 Environment Energy와 공동으로 열분해와 촉매를 활용한 접촉분해를 조합한 독자적인 CR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 요소인 HiCOP는 단순 열분해 방식보다 반응 조건이 낮고 상압에서 섭씨 400도 수준의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로 플래스틱을 분해‧유화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자회사 CRJ를 통해 2026년 초 이치하라(Ichihara)에서 연간 처리능력 2만톤의 유화 CR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광학선별, 원심분리, 비중선별을 조합한 원료 선별공정이 포함되며 분리‧제거되는 불순물을 제외한 투입 원료의 약 90%를 유화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이클 대상은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 PS(Polystyrene) 등 3종이며 먼저 공장에서 발생하는 단재 등 산업폐기물을 원료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연평균 2만톤 회수 계획을 구체화했으며 가정에서 발생하는 폐플래스틱을 주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인근 이데미츠코산 치바(Chiba) 정유공장의 FCC(유동접촉분해) 장치에서 사용한 촉매를 재사용하며, 생산한 분해유는 이데미츠코산이 가져가 정유공장 내 상압증류장치에 투입하고 리사이클 원료와 매스밸런스를 통해 수지 원료를 친환경화함으로써 수평적 리사이클을 실현할 방침이다.
PET‧PVC‧PA 투입까지 도전
MR과 TR(Thermal Recycle)은 일반적인 유화 CR에 비해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크지만 복합 소재는 수율이 낮고 재생 소재의 물성 열화를 피할 수 없어 적용 범위가 한정적이라는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CRJ는 현재 TR 처리되고 있는 폐플래스틱 중 60% 이상을 CR 사업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RJ의 유화 CR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TR 대비 40% 감축 가능하며 중장기적으로 유화설비의 열원을 전기로 전환하고 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 부생 LPG(액화석유가스) 상당량을 다운스트림 NCC(Naphtha Cracking Center) 연료로 대체 투입함으로써 서플라이체인 전체에서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90%대 초반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해유 수요는 재생 소재 사용을 촉진하는 제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럽에 수출하는 곳을 중심으로 재생 소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제도가 시행되면 CR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CRJ는 이치하라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활용해 다른 지역에 2번째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며 이데미츠코산 사업장 인근에 투자함으로써 기존 사업 기반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지 종류를 다양화해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PVC(Polyvinyl Chloride), PA(Polyamide)를 투입할 수 있도록 플랜트를 개량할 예정이다.
알플러스, 2030년 처리량 20만톤 이상으로…
알플러스(R Plus Japan)는 2028년 CR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알플러스는 일본 음료 메이저 산토리(Suntory)가 미국 아넬로테크(Anellotech)의 CR 기술 Plas-TCat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2020년 설립한 합작기업이다. 도요보(Toyobo),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MGC(Mitsubishi Gas Chemical) 등 원료 생산기업과 플래스틱 가공기업, 시세이도(Shiseido)와 같은 최종제품 생산기업, 은행 등 45사가 자본에 참여하고 있다.
주로 폐플래스틱 재자원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2028년경 일본에서 CR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공개했다. 이를 위해 원료용 폐플래스틱 회수 경로를 확립하고 CR 플랜트에서 생산한 화학제품을 어디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잠재적 수요기업의 니즈를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타당성 조사(FS)를 통해 자원순환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도전하고 2030년경 폐플래스틱 처리능력이 20만톤 이상인 대규모 플랜트를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9월 CR 기술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에 착수했다.
특히, 2024년 4월 아넬로테크가 테크닙과 연계하며 상용화 후 수요 확보가 기대되면서 일본에서 빠르게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라이선스 사업화에 필요한 기술서류 작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CR 사업자 역할을 맡을 수요기업 탐색과 동시에 주변기업과 서플라이체인을 형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CR 플랜트 가동을 선언한 경쟁기업이 있으나 대형화에 적합한 1공정 CR 기술 분야에서는 아넬로테크의 기술이 앞서고 있기 때문에 더 늦게 상용화해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Plas-TCat, 혼합 플래스틱까지 순환 가능
아넬로테크의 Plas-TCat은 촉매를 사용하는 열분해 공정으로 PVC를 제외한 다양한 수지의 혼합 폐플래스틱을 1공정에서 기초화학제품으로 변환 가능하고, 생성물을 석유정제 공정으로 되돌리는 유화 CR보다 공정이 짧을 뿐만 아니라 화학제품으로 자원순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추출 성분을 조정할 수 있는 것 역시 Plas-TCat의 강점으로, 촉매 종류에 따라 생성물의 주요 성분을 BTX(벤젠‧톨루엔‧자일렌)로 할지 에틸렌(Ethylene)이나 프로필렌(Propylene) 등 올레핀으로 할지 수요기업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올레핀 공급과잉이 심각하기 때문에 BTX가 풍부한 성분을 얻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주로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화 실현을 위해서는 CR 플랜트와 연결할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서플라이체인 구축이 필수적이다.
알플러스는 대규모화에 적합한 Plas-TCat 기술을 활용해 업스트림 분야에서 원료용 폐플래스틱 회수를 추진하기 위해 주로 대도시권을 주목하고 있으며 앞으로 간토(Kanto) 지역의 석유화학기업을 중심으로 잠재적인 CR 사업자를 탐색할 계획이다.
다운스트림은 크래커 하류공정에 생성물을 공급할 수 있으며 성분 처리와 분배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주요 수요기업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플라이체인 형성을 위해 학교, 소매업을 중심으로 폐플래스틱 회수 실증을 진행했으며 얼마 전에는 야쿠르트(Yakult)와 도쿄(Tokyo)의 구니타치(Kunitachi)에서 폐플래스틱 자체 회수 테스트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이미 이용 가능한 상태인 PS Japan의 CR 기술을 활용해 다운스트림을 포함해 자원순환 실현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EEP, 2024년부터 가스화 CR 실증
EEP(Ebara Environmental Plant)는 내부순환 유동상가스화 시스템(ICF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ICFG는 플래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폐기물에 적용 가능한 EEP의 독자적인 CR 시스템으로 조건을 변경하면 원유 대체 유분, 화학원료 가스, 합성가스 등 다양한 탄소자원을 생산할 수 있다.
EEP는 2030년 ICFG 상용화를 목표로 2024회계연도 파일럿 시험설비를 건설하고 실증시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개의 분해로 내부에 환원성 분위기에서 원료를 열분해‧가스화하는 열분해실과 산화성 분위기에서 잔사를 연소하는 매체재생실이 있으며 원유 사용량 저감, 탄소자원 순환이용,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EP는 독자적인 고온 유동사를 이용해 처리물을 균일하고 빠르게 연소시킬 수 있는 유동상 소각 시스템(TIF) 기술을 바탕으로 ICFG를 개발했다.
ICFG는 폐플래스틱 뿐만 아니라 일반 폐기물, 하수 슬러지, 바이오매스 등 다양한 폐기물을 투입할 수 있으며 열분해 온도 등 조건에 따라 타르(Tar), 유분 등 원유 대체 유분과 에틸렌 등 올레핀계 가스, 수소와 일산화탄소(CO) 등 합성가스로 회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열분해가 어려운 성분은 잔사로 연소되고 열분해실과 매체재생실을 순환하는 모래가 열분해용 열원으로도 이용돼 플랜트 소형화가 가능한 가스화로이다.
EEP의 ICFG 실증 사업은 2023회계연도 일본 환경성 탈탄소형 순환경제 시스템 확립 촉진사업에서 플래스틱 순환 시스템 확립 실증사업으로 채택됐다.
EEP는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생성물의 회수율 향상, 품질 향상 등 사회실장을 목표로 실증시험을 진행한다. 2000년대에 소데가우라(Sodegaura) 기술개발 시험소 등에 시험설비를 건설했고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실증한 경험을 바탕으로 폐플래스틱을 CR 원료화하는 기술도 실증할 계획이다.
EEP가 추진하는 가스화 CR은 다른 방식으로는 리사이클이 어려운 이종소재와 불순물을 포함하는 플래스틱을 다양한 화학물질과 가스, 유분으로 재생할 수 있어 리사이클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