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6번째 화학제품 생산국 등극 … 일본, 핵심제품 생산 확대
화학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인디아를 주목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화학산업은 장기간 중국의 수입 수요에 의존해 성장했으나 중국이 기초화학부터 고부가 소재까지 자급률을 높이면서 수입을 줄이고 있고, 인구 감소 및 경기침체로 각국의 내수 역시 축소돼 신규 시장 개척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인디아가 대표적인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고 있다.
인디아는 2023년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을 넘어섰고 2024년에도 인구 14억5000만명 이상으로 세계 1위를 달렸으며 인디아 정부가 Make in India 정책을 통해 제조업 육성에 힘을 쏟으면서 화학소재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인디아는 세계 6번째이자 아시아 3번째 화학제품 생산대국이며 인디아 화학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7%, 전체 산업생산(IIP)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인디아 화학 수요는 글로벌 전체의 3.4%를 차지하며 시장규모가 2022년 2200억달러에서 2025년 3000억달러, 2040년 1조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디아는 세계 3위 폴리머 소비국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정부가 모든 업종에서 인디아와 육상으로 국경이 맞닿은 국가에게만 투자할 때 사전에 승인받을 것을 의무화함에 따라 사실상 중국기업의 진출을 제한하고 있는 점도 포스트 차이나로서의 매력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내 화학기업들은 인디아를 포스트 차이나로 의식하고 개척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2025년 11월 3000만달러(약 430억원)를 출자해 인디아에 타이어코드 생산을 위한 현지법인 HS Hyosung India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인디아 마하라슈트라주(Maharashtra) 나그푸르(Nagpur) 산업단지에 약 7만평의 생산부지를 확보하고 2027년 공장을 완공해 타이어코드를 생산하고 에어백 원단을 포함한 핵심제품의 생산라인 증설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SK엔무브는 2025년 10월 인디아 자동차부품 생산기업 아난드(Anand) 그룹의 계열사 가브리엘 인디아(Gabriel India)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고 12월 신규 합작법인 SK엔무브 가브리엘 인디아를 설립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디아에서 윤활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앞서 인디아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사업 확장에 앞장서면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을 생산하는 엘라스토머(Elastomer) 사업에서 인디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현지 분위기를 감안해 자체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것보다 인디아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 사업은 투자 결정 후 생산설비를 가동하기까지 일반적으로 3년은 소요되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서두르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2025년부터 인디아기업에 위탁하는 형태로 고기능성 PP(Polypropylene) 컴파운드를 생산 및 공급하고 있다. 포장용 접착제를 생산하는 컨버팅 사업에서도 인디아 생산능력을 확대했으며 기술지원센터인 코팅 테크놀로지 센터(CTC)를 개설하는 등 인디아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주요 수익원인 MMA(Methyl Methacrylate) 사업에서 중국의 신증설에 밀려 고전하고 있으나 인디아에서만은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원료와 공정이 서로 다른 ACH법, C4 직산법, 신규 에틸렌(Ethylene)법으로 MMA를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약 3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수요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구조적 불황이 시작돼 사업 재정비가 필요해짐에 따라 경쟁력이 낮은 플랜트부터 생산능력을 감축하며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인디아는 글로벌 공급과잉 속에서도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공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인디아 MMA 거래가격은 외부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편으로 평가된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반도체 소재를 활용해 인디아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수년 전 농약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인디아에 진출해 현지기업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도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디아에 후공정 소재만 공급하고 있으나 2026-2027년 전공정 소재도 공급을 시작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화약(Nippon Kayaku)은 2025년 인디아 법인을 설립하고 모빌리티, 반도체 분야에서 신규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