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의 경제·금융 제제를 해제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월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고 밝혔으며, EU 역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푸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월17일 이란이 핵합의안(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이행하고 서방의 제재해제 조건을 충족했음을 검증했다고 확인했다.
이란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은 2012년부터 중국, 한국,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금지됐던 원유·석유화학제품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됐으며, 에너지 분야에 대한 외국의 투자가 허용되고 해운, 조선, 항만 분야와 자동차, 알루미늄·철강 거래에 대한 제재도 풀렸다.
해외에 동결됐던 원유 판매대금 등 이란의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이란중앙은행을 포함한 이란 금융기관과 외국과의 자금 거래도 다시 가능해 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란 교역 및 투자 가이드라인>에 따라 원유, 석유화학, 정유, 자동차, 조선, 해운, 귀금속 등과 관련한 이란과의 거래금지 조치는 모두 곧바로 풀리게 된다.
다만, 다른 거래금지 품목이었던 전략물자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합의 수준에 따라 해제범위 등을 정하게 된다. 미국과 EU는 이란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제재는 5년간, 탄도미사일 제재는 8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일반 품목에 대한 교역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이란시장 공략을 위한 정부 지원도 본격화할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2006년을 끝으로 중단됐던 <한국·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2월 말 본격 가동하고 장관급 협의 채널로서 양국 간의 구체적인 경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이란 경제공동위 개최에 맞춰 80여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파견할 예정으로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포럼과 수출상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5년 8월 우태희 산업부 당시 통상차관보(현 차관)가 이끄는 민관경제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해 이란 산업광업무역부장관과 석유부장관에게 교역 확대의 의지가 담긴 정부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기업에 대한 이란의 분위기도 긍정적이며 원유설비 등 노후한 건설 인프라와 관련한 교체 수요도 많다”며 “저유가라는 변수가 있기는 해도 이란시장이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 회복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이 석유화학제품 수출에 본격 나섬으로써 국내기업들의 중국 및 중동시장 공략에 차질이 물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