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약은 화학적 방법으로 성분 검출이나 정량 측정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으로 용도에 따라 일반시약, 분석시약, 진단시약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시약은 제약 및 화학에 사용되는 시험용 약품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일반 및 분석용 시약 시장은 3500억-3700억원으로 대정화금, 삼전순약, 덕산약품 등 3사와 수입제품이 과점하고 있다.
국내 시약 시장점유율은 대정화금 16%, 덕산약품 13%, 삼전순약 13%으로 나머지 58%는 대부분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매출 및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 시장 진입을 포기했고 국내3사가 범용 그레이드를 중심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OCI도 1960년대부터 사업을 영위했으나 기업규모가 커짐에 따라 매출 및 수익 창출에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해 시약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그레이드 개발을 지속하면 수익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단시약도 제약기업 위주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분석시약,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OEM 의존
일반 및 분석시약은 약 3만종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국산은 4000-5000개에 그쳐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산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수입에 의존하던 HPLC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고순도 용매도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LCD(Liquid Crystal),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재료 등에 사용되는 전기·전자용 시약도 개발하고 있어 마진 개선과 국산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약 시장은 대부분 국산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수만가지를 일일이 생산하기 어려워 OEM(위탁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세계 시약 1위인 Sigma-Aldrich도 대부분 OEM으로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검토해 건설하는 시약공장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약 생산기업들도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다양한 원료 및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일부 석유화학기업들이 원료를 공급하고 있으나 용제가 대부분이고 가격이 저렴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범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약은 메탄올(Methanol), 염화메틸렌(Methylene Chloride), 헥산(Hexane), 세륨(Cerium) 등으로 대정화금이 메탄올 시장의 40-60%에 세륨은 80% 이상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약 생산기업들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제약 등 고부가가치용을 개발하고 공급함으로써 수익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 가격 상관없이 수입제품 사용 “지속”
국내 시약 시장은 정부기관이 주도하고 있으나 수입제품 사용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 산하 연구소는 가격과 상관없이 시약을 구매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수입제품을 주로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실험방법을 체계화해 고시하면 관련기업 연구소에서 참고해 분석 및 실험을 진행하고 있어 정부가 사용하는 시약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전기·전자, 제약 등이 실험기기 및 방법에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정부와 같은 시약을 사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범용 그레이드는 국산으로 전환이 가능하나 정부기관들의 국산화 노력이 부족하다”며 “정부기관이 국산화 노력에 앞장서야 시약 국산화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OCI, 매출 작아 “사업축소”
화학기업들은 시약 사업규모가 작아 진입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일부 원료만 공급하고 있다.
OCI도 박정희 정권 시점부터 시약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대기업으로 성장해 다품종 소량생산 관련사업을 운영하기 힘들어짐에 따라 시약 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OEM 방식으로 시약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5% 이하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Polysilicon)과 콜타르(Coal-Tar)를 활용한 석탄화학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시약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시약 사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아도 매출규모가 작아 대기업이 운영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을 장악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화학기업들은 세계 시장점유율이 높은 시약사업을 인수해 브랜드 인지력을 강화하고 있다.
Merck는 세계 1위인 Sigma-Aldrich를 2015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약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Merck는 스페셜티에 이어 원료의약품, 제약 등 의약사업까지 운영해 높은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으며 시약 사업으로 제약 관련사업까지 영위함으로써 제약 및 제약소재으로 전문화되고 있다.
시약 사업은 고순도 실험용 시약을 주로 제약용으로 공급하고 있어 시약 생산에서 생산이 가능한 원료의약품 사업을 시약기업들이 영위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약기업인 대정화금, 삼전순약, 덕산약품도 모두 원료의약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약 전문기업들이 제약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제약 관련 소재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화평법 시행으로 원료의약품 사업 “차질”
화평법이 시행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원료의약품 등록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원료의약품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약기업들은 수백개 원료의약품들을 공급하고 있었으나 화평법으로 기초원료 및 중간체 등록을 의무화함에 따라 제품당 일정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식약처에서 원료의약품 기준을 까다롭게 제시하고 있어 제품등록이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정화금과 덕산약품은 대부분 원료의약품, 기초원료, 중간체를 매출비중 높은 것을 제외하고 판매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품목은 자세하게 밝힐 수 없으나 수백개에서 수십개로 줄어들어 원료의약품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전순약은 규제 강화가 지속돼도 원료의약품 사업을 지속함에 따라 일부 대정화금과 덕산약품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평법 등록이 의무화됨에 따라 독성시험 및 등록에 대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이 우려되고 있어 원료의약품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발생하고 있다.
진단시약, 시장 확대로 대기업 “관심”
글로벌 고령화 추세로 바이오의학 시장에서 진단의학이 부각되고 있으며 국대 대기업들도 진단의학의 중용성을 인식하고 투자 확대 및 원천기술 확보와 관련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진단시약 시장은 2014년 1조원 수준으로 2010년에 비해 4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도 80조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진단시약 시장은 미국 44%, 유럽 31%, 일본 11%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어 선진국들이 기술력을 중심으로 장악하고 있다.
진단시약 시장은 면역화학적 진단이 35.8%, 자가혈당 측정이 20.5%, 분자진단이 9.6%로 나타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분야로 바이오마커 기술을 이용한 암 조기 진단 시스템, 심근경색 등을 상시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식중독, 독감 등 감염지환 진단도 신속성과 고감도 측정기술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단시약은 1회용 진단 키트가 대부분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바이오마커를 이용하는 바이오리셉터, 센서 , 칩 등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어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바이오진단은 대부분 혈당측정에 집중되고 있어 진단시약은 제약기업들이 범용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진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진단시약은 빠른 진단이 필요한 Rapid Test시약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전염병 등을 위주로 다양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이 개발되고 되고 있다.
Rapid Test시약은 간염검사, 감염성질환진단, 암표시자, 성호르몬 진단, 마약남용 진단 등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시약은 에이즈진단, 말라리아진단, 조류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 C형 감염진단, 매독진단 등이 고수익 제품으로 알려지고 있어 국내시장에서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의료기기법 개정으로 범용 그레이드 시장 확대
현장검사 진단시약은 2014년 11월 의료기기법 개정으로 의약품에서 의료기기로 전환돼 국내 제약기업들이 진단시약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의료기기로 전화되는 시약은 임신진단, 배란진단, 뇨화학검사 등 일반약 236개, DNA칩 등 전문약이 1540개로 총 1750개가 의료기기로 판매되고 있다.
범용제품으로 알려진 임신테스트기는 약국 이외에도 편의점, 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시약은 병원용과 가정용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병원용 시약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가정용은 임신테스트기와 배란테스트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기기법 개정으로 국내 진단시약 개발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녹십자, SCL, 삼광, 이원, 네오딘 등 작은 상업용 랩에서 개발해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약기업, 범용 진단시약 개발 “집중”
JW중외제약 자회사인 JW중외메디칼은 의료기기 생산기업으로 나트륨, 니코틴 등의 정량 진단시약을 중심으로 시장진입에 나서고 있다.
니코틴 검출 진단시약은 세계적으로도 생산기업이 적고 국내시장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것으로 알려져 국산화가 가능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W중외메디칼은 생화학 진단시약 33개 품목을 직접 개발해 27개 시약을 상용화는데 성공했으며 2015년 30여개의 수입제품을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화학 진단시약은 국내시장의 90% 이상을 수입제품이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나 범용 그레이드를 중심으로 시장확대를 계속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종합병원 등 의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진단시약은 대부분 수입제품이 장악하고 있으며 국산제품은 여전히 신뢰도 및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범용제품 개발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진단시약은 의약품과 달리 특허가 없어 조성물 제조방법이 공개되지 않아 국산화를 위해 원료와 혼합비율을 자체적으로 연구해 상업화하고 있다.
중국시장 선점할 가능성 높아…
국내 진단시약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진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진단시약은 2014년 208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공급기업이 KHB, Fosun Pharma 등으로 적고 생화학진단, 면역진단, 분자진단 등 특정 분야에 집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약기업은 400여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군소기업이 대부분으로 20여개사를 제외하면 시장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분자진단 시약인 C형 간염 바이러스, 결핵균 등을 중국시장에 적합하게 개발해 임상평가 후 제품허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오니아는 중국기업과 합작으로 진단시약을 개발함에 따라 중국에서 제품허가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015년 3/4분기까지 중국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C형 간염 진단시트는 중국기업 4곳, 해외기업 2곳이며 결핵은 해외기업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니아 김남일 진단과학시약본부장은 “중국 까다로운 등록절차와 치열한 가격경쟁력으로 시장진입이 어렵다”며 “중국 제약기업과 공동수행으로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