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학은 국제유가 약세로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으나 중국이 증설을 강행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가격경쟁력 열세에 놓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나프타(Naphtha)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2014-2015년에는 석탄화학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석탄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CTO(Coal to Olefin), MTO(Methanol to Olefin)를 중심으로 석탄화학 설비를 적극 건설하고 있으며 국제유가 약세에도 신증설을 강행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셰일(Shale) 혁명으로 저가 자원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석탄화학 뿐만 아니라 에탄(Ethane)과의 경쟁도 불가피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CTO, MTO와 북미의 ECC(Ethane Cracking Center) 증설이 대부분 완료되는 2018년을 전후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HS에 따르면, 에틸렌(Ethylene)은 2020년까지 중국에서 CTO, MTO 설비를 통해 약 700만톤, 미국에서 셰일가스 기반의 ECC를 통해 약 900만톤 확대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NCC(Naphtha Cracking Center)는 CTO, ECC보다 가격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나프타 기반의 국내기업들은 석유화학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사업구조 재편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국제유가 약세가 지속되면 NCC의 코스트 경쟁력 제고, 경쟁설비 투자 지연 및 취소 등으로 영업실적이 호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대응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CTO, 국제유가 폭락으로 코스트 경쟁력 약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셰일혁명 이후 저가 자원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석유화학 원료의 경쟁구도가 변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원료코스트 경쟁력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석탄화학은 석유 및 셰일가스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석유화학 시장은 중국 CTO, 아시아 및 유럽의 NCC, 중동 및 북미의 ECC가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원료마다 생산비중이 달라 다운스트림마다 수급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나프타는 에틸렌부터 C9까지 다운스트림을 폭넓게 전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나 다른 원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에탄은 에틸렌 중심으로 생산하고 원료코스트가 낮아 에틸렌 유도제품에서 가격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TO는 에틸렌과 프로필렌(Propylene)만 생산하고 MTO는 에틸렌 100, 프로필렌 100, 부타디엔(Butadiene)을 비롯한 C4-C9 30 비율로 생산된다.
하지만, 셰일혁명 이후 천연가스 가격 및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석탄화학은 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석탄 가격이 함께 떨어지고 있어 경쟁력 유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일 때 석탄가격이 530달러 수준이면 코스트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으나 원유와 석탄 가격이 동반 하락해 전제조건이 바뀌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하락해도 코스트경쟁력 유지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저유가에도 석탄화학 증설 강행
중국은 국제유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탄화학 신증설을 강행하고 있다.
채굴 가능한 에너지 자원 가운데 석탄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Daqing 등 유전의 원유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반면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원유의 수입의존도가 50%를 상회하고 있다.
석탄화학 프로젝트는 일부가 지연되고 있으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증설규모만 감안하더라도 2017년까지 에틸렌 600만톤 가량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연 프로젝트들도 대부분 2020년까지는 준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글로벌 올레핀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공급과잉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중국은 올레핀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2860만톤으로 확대하고 PE(Polyethylene) 800만톤, PP(Polypropylene) 1261만톤을 증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유가 폭락으로 NCC와 CTO의 제조코스트 격차가 좁혀지기는 했으나 석탄화학은 나프타 대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latt's에 따르면, 올레핀 톤당 제조코스트는 2015년 4월 기준 CTO가 톤당 약 540달러, NCC가 약 750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시장 관계자는 “석탄화학은 국제유가 폭락으로 가격경쟁력을 상실해 일부 증설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지만 말 그대로 지연된 것이지 취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나프타 가격도 폭락함에 따라 석탄화학 대비 NCC의 코스트 격차가 축소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석탄화학의 코스트 경쟁력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운전하고 있거나 시운전, 건설, 계획중인 CTO, MTO 프로젝트는 약 6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53개 정도가 진행중이거나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석탄화학 프로젝트 허가기준을 강화하면서 석탄화학 증설을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8월 CTO 산업규범조건을 발표하고 기술적 완성도, 생산규모, 환경대책 등 일정수준 이상의 프로젝트만을 허가하고 있다.
석탄화학 설비의 입지 규정, 기술 요건, 환경보호 요건이 강화되면서 일련의 환경영향 평가 이후 기준 조건을 재정비했으며 신규 프로젝트 허가기준은 석탄에서 올레핀 생산능력이 최소 50만톤 이상, 액화는 100만톤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시장 관계자는 “제13차 5개년 계획기간 동안 환경기준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석탄기반의 설비 증설을 억제하고 수입 메탄올과 에탄올 기반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을 추진해 석유의 대외의존도를 극복하려는 것”이라며 “석탄화학공업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고 자원절감 및 환경보호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했다”고 주장했다.
CTMEG, 석탄화학 가운데 투자 열풍
중국은 석탄화학을 통해 MEG(Monoethylene Glycol) 신증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존 CTO 기반의 PE 및 PP가 국제유가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CTMEG는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CTMEG는 에틸렌을 원료로 사용하는 기존 공법보다 제조코스트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12월 기준 가동하고 있거나 시운전을 끝낸 CTMEG 설비가 10기로 총 생산능력이 17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MEG 수입의존도는 여전히 67%를 상회하고 있다.
중국은 MEG 수요가 2014년 기준 1225만톤에 달하는 반면 생산능력은 595만톤, 생산량은 380만톤에 불과해 증설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 총 60만톤이 신증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CTMEG는 CTO 대비 투자비도 적어 투자 위험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프로젝트 허가 대상에서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CTO는 고온 프로세스가 필요해 33억달러에 달하는 높은 투자비가 요구되는 반면 MTO 투자비는 약 1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계획대로 CTMEG 신증설이 진행된다면 중국도 공급부족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2020년까지 계획된 신증설 프로젝트 중 31개가 실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MEG 생산능력이 1026만톤 달하고 있다.
청정기술 개발 “필수”
석탄화학은 청정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글로벌 시장에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어 석탄화학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석탄화학 설비는 이산화탄소 방출 등에 따른 환경오염, 내륙지방의 용수 확보 등 기술적 극복 요인이 상당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석탄가격은 수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CTO 설비의 상당수가 내몽고, Shaanxi 등 석탄 채굴량이 많은 서부 내륙지역에 입지해 있으나 수자원이 부족해 기회비용이 크고 석탄 사용량이 많아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요 석탄산지인 내몽고, Shaanxi 등 내륙지역은 물이 부족해 석탄화학 입지에 불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석탄은 값이 싸고 매장량이 풍부한 장점이 있으나 환경오염 문제가 치명적인 단점”이라며 “중국은 석탄의 청정기술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공장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 호조는 단기적 현상에 불과하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저유가 시대가 지속되면 견고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가격 하락으로 매출액이 감소했으나 원료에 비해 석유화학제품은 비교적 가격 하락폭이 작아 스프레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E, PVC(Polyvinyl Chloride), MEG 등 에틸렌 다운스트림을 중심으로 스프레드가 크게 개선돼 수익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유가 약세로 중국 석탄화학 설비 증설이 지연 및 취소됐고 완공 설비는 가동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2018-2019년에는 석탄화학 및 셰일가스 베이스 ECC 확대로 공급과잉 심화가 불가피해 수출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 CTO, ECC 프로젝트의 추가적인 지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CTO, ECC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국제유가가 약세를 지속하면 CTO, ECC는 가동률을 높이기 힘들 것”이라며 “2016년에는 2015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감소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의 수급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석유화학제품 수입을 급격히 줄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기업, 사업구조 재편 “시급”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사업구조 개편이 시급해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 매출의 70%는 범용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중국 비중이 50%를 웃도는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구조로 중국의 자급률 제고 및 경제성장 둔화로 중국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이 CTO, MTO를 증설하면서 수출국 전환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서도 석유화학 다운스트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은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R&D(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되면 나프타의 코스트경쟁력 제고, CTO 및 셰일가스 프로젝트의 추가적인 증설 지연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저유가 시대가 지속되면 단기적으로는 국내기업들에게 수익성 개선, 경쟁설비 대비 코스트경쟁력 제고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고단가 하락에 따른 영업실적 저하, 중국 및 자원 보유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범용제품 의존도가 높아 석탄화학, 셰일가스 기반의 신증설에 취약한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의 석탄화학 증설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세는 2차적인 우려사항이며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기업들은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고 있는 범용제품 생산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내기업들이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증설물량 대부분이 석탄화학 설비인 중국 뿐만 아니라 중동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정 압박이 거세지면서 투자계획을 잇따라 취소하거나 보류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증설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가동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NCC가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주현 기자>
표, 그래프 : <에틸렌 제조코스트 비교><중국 CTO 대 NCC의 제조코스트 비교>
<화학저널 2016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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