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 단열소재는 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2014년부터 친환경 건축 정책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고효율 건축자재 채용을 유도해 로이(Low-Emissivity) 유리, 윈도우필름 등 유리 단열소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로이유리는 LG하우시스, KCC, 한글라스가 장악하고 있고 윈도우필름은 자동차용을 장악한 Eastman Chemical, 3M 등 글로벌기업과 함께 SKC가 후발 진입하며 경쟁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창호 단열소재 시장은 보급률이 20% 미만에 불과해 유럽 등 선진국이 9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단열성능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어 관련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건축자재, 단열 규제 강화로 “성장”
창호 단열소재 시장은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15일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 기준」을 시행하면서 30가구 이상 신축 공동주택의 에너지 의무절감률을 30-40%에서 50-60%로 강화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에 따르면, 전용면적 60평방미터 초과주택은 기존 40%에서 60%로, 60평방미터 이하는 30%에서 50%로 에너지 설계 기준이 강화됐다.
평가지역은 중부, 남부, 제주에서 중부1, 중부2, 남부, 제주로 세분화됐고 단열기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부지역 범위가 확대됐으며 남부지역은 범위가 축소됐다.
열관류율은 외부 창호 기준 중부1이 0.8(W/㎡K)로 강화됐으며 중부2는 1.0, 남부는 1.2, 제주는 1.6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중부2가 기존 남부지역까지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창호에 로이유리, 단열스페이스, 아르곤(Ar) 가스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부 창호 기준은 열관류율이 기존 중부 1.9, 남부 2.1, 제주도 2.5 수준으로 추가 단열시공 없이도 달성이 가능했으나 개정안에서는 중부1 1.0, 중부2 1.25, 남부 1.5, 제주도 2.0으로 강화해 내부창호에 유리 단열소재 채용이 불가피 해지고 있다.
특히, 로이유리 시장이 정부의 건축물 에너지 절약 법제화와 맞물려 성장하고 있다.
로이유리는 유리표면에 산화주석, 은, 티타늄, 스테인리스 등 금속이나 금속산화물을 얇게 코팅해 열교현상을 최소화한 저방사 유리이며 일반 판유리에 비해 최고 50% 수준 단열성능이 뛰어나 30-40%의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은 코팅이 주로 채용되고 있다.
국내 로이유리 시장은 2005년 2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2009년부터 단계적인 법제화가 추진됨에 따라 2012년 1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2015년 1300억원, 2016년 1600억원, 2018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KCC, 로이유리 성장 “수혜”
국내 로이유리 시장은 LG하우시스, KCC, 한글라스가 삼분하고 있고 수입제품이 15-20%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제품은 2012년 50% 이상을 차지했으나 LG하우시스가 2012년 말 진입하며 경쟁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하우시스, KCC, 한글라스 등은 2017년 주택형 건축시장의 성장과 정부 주도의 에너지 절약 정책이 맞물리며 로이유리 생산량이 30% 이상 급증한 나타났다.
LG하우시스는 로이유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울산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KCC, 한글라스도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신규주택 분양물량은 2015-2016년 100만가구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설계 2년 후 유리가 시공되는 것을 감안하면 2017-2018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절약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개정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LH(주택관리공사)가 2014년부터 노후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정부가 이자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도 로이유리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로이유리 등 에너지 고효율 건축자재를 시공하면 최대 4%의 이자 지원에 대금을 분납하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 시행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도」로 로이유리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는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량 대비 에너지 생산량을 측정한 에너지 자립률을 통해 5개 등급을 구분함으로써 설계단계부터 인증받은 건물에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공공부문에 이어 2025년 민간부문까지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로이유리 수입제품 채용
로이유리는 겨울철 단열성능에서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나 여름철에는 복사열을 방출하기 어려워 냉방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로이유리 생산기업들은 시공방법이 잘못됐거나 품질 비보증제품을 사용해 냉방효율이 떨어졌다는 소문이 확산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유리건물로 신축하면서 일반유리를 채용해 냉방효율이 떨어진 것이 와전됐다”며 “로이유리를 채용한 공공기관은 냉방효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가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2011년 유리건물로 신축된 공공기관 대부분이 에너지효율 4등급 이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청, 금천구청, 성남시청 등이 대표적이며 일반유리를 채용해 신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성남시 청사는 외벽 전부에 일반유리를 사용함으로써 2010년 에너지 효율등급 조사에서 등외판정을 받은 바 있다.
비효율적인 에너지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남쪽유리 외벽 약 760평방미터를 패널로 가리고 3-4층 사이 방화용 투명창에 환기구를 설치해 공기순환을 최대화하는 등 냉난방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청사는 2012년 유리건물로 신축했으며 미국산 삼중코팅 로이유리를 약 10억원에 수입해 채용함으로써 에너지효율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분당 NHN 본사,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상암DMC국제비즈니스센터 등도 미국 및 유럽산 로이유리를 채용했다.
KCC, 한글라스, LG하우시스 등은 2015-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삼중코팅, 반사 등 다양한 고부가화 로이유리를 상업화하면서 수입제품을 대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로이유리, 품질 안정화 규제 “시급”
로이유리는 주거용으로도 투입이 확대되고 있으나 품질 규제, 시공 미흡으로 에너지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돼 규제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건축자재는 로이복층유리에 아르곤(Ar) 가스를 투입해 단열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으나 단체표준인증까지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군소기업들이 불량제품을 유통시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판유리산업협회는 2009년부터 단체표준을 제정해 가스 주입 단열유리의 품질을 보증하고 있으나 일부 유리가공기업들이 불량유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공기업들이 진공상태의 챔버를 통하거나 별도 주입·배출구를 만들어 가스를 주입해야 하지만 복층유리에 가스를 부실하게 주입하거나 주입하지 않는 상태에서 납품해 단열성능과 내구성을 보장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시험성적서를 받을 때는 정상제품을 만들어 인증을 받지만,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을 감독하기 어렵다”며 “전국 80개 이상 유리가공기업들이 인증을 받아 LH(토지주택공사), SH(주택공시공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설기업들이 시방서를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유리는 코팅면 배치에 따라 단열성능이 좌우되나 가공기업들이 코팅면 배치를 막무가내로 배열함에 따라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로이유리는 상업용 건물, 주거지역 등을 구분해 코팅면을 배치해야 하지만 가공기업들이 구분없이 제작함에 따라 에너지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 판유리산업협회 등은 로이유리가 가공 및 시공문제로 품질이 불안정하게 유통됨에 따라 품질 안정화에 대한 규제 강화가 시급하지만 인력, 예산 부족 등으로 진전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우필름, 단열성 논란 “상반”
로이유리가 가공 및 시공문제로 품질이 저하됨에 따라 윈도우필름 시공기업들이 단열필름 부착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 냉방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일반유리 또는 로이유리에 윈도우필름 부착이 시급하다고 홍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우필름 관계자는 “차열기능을 인증받아 냉방용 윈도우필름으로 등록됐으나 유리 관련기업들이 윈도우필름을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로 등록하는데 반발해 난방용까지 인증받기 어려웠다”며 “난방용으로도 효과가 뛰어나 일반유리 또는 로이유리에 부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윈도우필름은 에너지공단이 인증하는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제도에 따라 「냉방용 창유리필름」으로 인증하고 있고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제품은 2014년 2개, 2015년 5개, 2016년 13개, 2017년 15개 수준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로이유리와 윈도우필름 관계자들은 냉방용 창유리필름 인증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로이유리 관계자는 “윈도우필름의 단열성능이 미미해 정부에서 난방용으로 인증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윈도우필름 관계자는 “정부가 난방용 평가에 대한 기준이 부족한 상태에서 유리 생산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해 냉방용으로만 인증범위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유리 관계자는 “단열성능을 부과한 윈도우필름은 열관류율이 4.0 수준”이라며 “열관류율이 4.0이면 단열성능이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로이유리의 코팅면을 확인하지 않고 단열필름을 추가로 부착하면 열파현상이 나타나 유리창호가 파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로이복층유리에서 외부에 강화유리를 채용하지 않고 윈도우필름으로 부착하면 외부유리가 열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윈도우필름 생산기업들은 겨울철 단열효과 평가기준인 열관류율 수치만으로는 단열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윈도우필름은 대부분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를 주원료로 생산하고 있어 유리와 물성 자체가 다르고 두께도 0.038-0.05mm 수준이어서 로이유리에 비해 열관류율이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윈도우필름 관계자는 “단열필름은 태양열을 흡수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겨울철 창문과 실내의 온도 차이를 최소할 수 있으며 실내 난방열에 대한 외부유출을 차단하고 재방사해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는 일사유입취득계수(G-Value)로 냉방부하를 줄일 수 있는 건축물 기준이 제도화되고 있으며 태양열취득계수(SHGC), 차폐계수(SC) 기준을 통해 냉방부하를 절감시킬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
일본은 2009년 그린구입법 특정조달품목에 일사조정필름을 추가해 윈도우필름의 인지도 향상에 앞장서고 있고 일사조정, 차열필름의 통일명칭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등 정부와 산업계가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난방위주 설계가 대부분으로 열관류율에만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어 실제 냉방에너지에 대한 사용량과 에너지 손실량이 커지고 있고, U-Value 설계기준만을 제도화하고 있어 열의 이동이나 손실을 발생시키는 건물들의 창호에 대한 설계기준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윈도우필름 시공기업들은 윈도우필름의 G-Value, SHGC, SC 규격이 명확하게 제시돼 기능성 윈도우필름에 대한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에너지효율 등급제 등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웅 선임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