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수소에너지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파리(Paris) 기후변화 협약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중국은 버스‧트럭, 유럽은 철도‧버스 연료로 수소를 주목하고 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공급국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구축, 수소발전 및 P2G(Power to Gas)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종연도인 2020년에는 새롭게 건설한 설비를 가동해 검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을 통해 2030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2020년을 반환점으로 보고 성과 및 계획에 대한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수소에너지는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부족으로 상업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국제적 제휴를 강화함과 동시에 관련규칙 확립을 적극화하고 있다.
NEDO, MCH 수소화에 탈수소 공장 가동
NEDO는 2015년 대규모 수소 이용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4건의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해외에서 이용하지 않는 수소를 일본으로 수송해 저장하는 서플라이체인 구축과 관련된 실증에는 액화수소와 유기 하이드라이드를 수소운반체로 채용한 2건을 채택했으며, 수소 이용기술로는 열병합발전 시스템, 수소 혼소 가스터빈 발전설비를 선정했다.
액화수소 실증사업은 오스트레일리아산 미이용 갈탄에서 수소를 추출한 후 액화해 전용선박으로 고베(Kobe)에 수송해 저장하는 프로젝트로,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 이와타니(Iwatani)상사, 쉘재팬(Shell Japan), Electric Power Development(EPD), 마루베니(Marubeni)상사, 에네오스(ENEOS)가 참여하고 있는 HySTRA(CO2-free Hydrogen Energy Supply-chain Technology Research Association)가 주도하고 있다.
서플라이 체인은 ①갈탄 가스화 설비 ②가스 정제설비 ③수소 액화·적하기지 ④액화수소 운반선 ⑤액화수소 보관설비로 구성되며 HySTRA는 NEDO 사업으로 갈탄 가스화, 액화수소 운반‧보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가스정제, 수소 액화‧적하는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기업과 오스트레일리아기업이 함께 대응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2019년 12월 고베 공장에서 세계 최초의 수소 운반선 진수식을 진행했고 진공단열 이중구조의 저장탱크를 탑재해 2020년 가을 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 하이드라이드 공법은 톨루엔(Toluene)에 수소를 첨가해 MCH(Methylcyclohexane)로 만들어 운반하는 기술로 이용지역에서 다시 수소를 추출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치요다(Chiyoda), 미츠비시(Mitsubishi)상사, 미쓰이(Mitsui)물산, 니폰유센(Nippon Yusen)이 참여하고 있는 차세대 수소에너지 체인기술 연구조합(AHEAD)이 주도하고 있으며 2019년 9월 수소 공급지인 브루나이에 수소화 플랜트를, 2019년 말 도아오일(TOA Oil)의 가와사키 정유공장에 탈수소 공장을 건설했다.
2020년 5월에는 가와사키의 탈수소 공장에서 브루나이로부터 도착한 MCH에서 수소를 분리해 발전소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6월에는 가와사키에서 원상태로 되돌린 톨루엔을 브루네이 수소화 공장에 투입했다.
수소는 연평균 210톤을 운반할 계획이다.
실증시험에서는 액화수소의 장거리 수송에 따른 BOG(Boil off Gas) 발생, 탱크의 파도에 견디는 성능, 항만에서의 로딩기술 검증과 동시에 저장탱크 대용량화를 검토하고 있다.
MCH는 탈수소 촉매와 운반체로 채용하는 톨루엔의 내구성이 예상대로일지, 2개국 사이에서 MCH와 톨루엔을 순환하는 쌍방향 오퍼레이션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중점을 두고 점검한다.
전력을 수소로 변화하는 P2G 실증사업도…
일본은 액화수소 서플라이체인 기술이 세계표준으로 자리 잡음으로써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 이용기술 실증사업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오바야시구미(Obayashigumi)와 가와사키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시가지에서 수소연료를 100% 투입한 가스터빈 발전에 성공했다. 고베 인공섬인 포트아일랜드(Port Island)에 1MW급 수소 가스터빈 발전설비인 수소 열병합발전 시스템(수소CGS) 실증 플랜트를 건설한 후 수소 전소 및 천연가스와의 혼소 발전을 실시해 안정성을 확인했고 발생한 열과 전기는 인근 병원 등에 공급하고 있다.
Mitsubishi Hitachi Power Systems(MHPS)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으로 30%의 수소 혼소시험에 성공했다.
새롭게 개발한 연소기가 천연가스에 수소를 혼합했을 때도 안정적으로 연소시키는 것을 확인했으며 기존 천연가스 화력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10%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계통전력에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발전량 변동이 큰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잉여전력을 수소로 변환해 저장·이용하는 P2G 시스템이 유효한 것으로 파악하고 NEDO는 후쿠시마(Fukushima), 야마나시(Yamanashi)에서 P2G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2월 말에는 후쿠시마의 나미에(Namie)에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필드(FH2R)를 완공했다.
태양광 발전전력 20MW를 이용해 세계 최대급인 10MW 수소 제조장치로 물을 전기분해함으로써 수소를 시간당 1200노멀입방미터 생산해 저장하는 기술을 실증하며 Toshiba Energy Systems & Solutions(TESS), 도호쿠전력(Tohoku Electric Power), 이와타니상사가 참여하고 2020년 7월 전체 설비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나시 소재 고후(Kofu)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증사업은 야마나시현을 중심으로 도레이(Toray), 도쿄전력(Tokyo Electric Power), 다카오카토코(Takaoka Toko)가 참여하고 있다.
히타치조선(Hitachi Zosen)의 1.5MW 고체 고분자형 수전해장치에서 인근 태양광 발전설비의 전력을 이용해 수소를 제조하며, 도레이가 개발한 연료전지 스택을 이용함으로써 고효율 제조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제조부터 이용에 이르기까지 일괄적인 시스템을 운용함에 따라 P2G 시스템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할 방침이다.
2020년 8월 완공해 시험을 시작했다.
수소엔진, 이산화탄소 감축효과 높아 각광
FCV(연료전지자동차)는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함으로써 모터를 가동해 주행하며 수소엔진은 수소를 직접 엔진에서 연소하는 방식이다.
수소엔진은 연소에 따라 공기 중의 산소와 이어져 수소로 변화함에 따라 FCV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배출(Zero Emission) 자동차를 실현할 수 있다.
구조는 휘발유(Gasoline), 경유(Diesel)를 연소하는 기존 엔진과 거의 비슷해 가격이 FCV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인 고출력이 가능해 대형 트럭‧버스 등 상용자동차 뿐만 아니라 선박, 중기계, 대형 발전기 등 동력원에도 적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울러 FCV는 순도 99.99%의 고순도 수소가 요구되나 수소엔진은 코스트가 낮은 저순도 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수소엔진은 일본이 선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무사시(Musashi)공업대학의 고 후루하마 쇼이치 교수를 중심으로 수소엔진 연구를 시작해 1974년 수소엔진자동차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무사시공업대학은 2009년 수소엔진버스, 2010년 수소하이브리드트럭을 포함해 프로토타입을 총 13대 개발했고 법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액체수소를 제외하고 고압수소를 탑재한 모든 자동차를 완성해 공공도로에서 주행시험을 완료했다.
2011년에는 일본 환경성 위탁사업으로 수소엔진 버스를 개발해 일본에서 최초로 노선버스 운행을 실증했다.
일본의 연구성과는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무사시공업대학은 수소엔진 개발의 선구자로 부동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수소엔진 관련특허 출원 수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소엔진 상용차 보급 확대로 충전 인프라 구축
일본 정부는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8년 11억9000만톤에서 2030년 9억2700만톤으로 2억6300만톤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2017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승용차 부문이 8.9%를 차지했고 수소엔진의 대상인 화물자동차는 6.5%, 선박은 0.9%, 발전(석유)은 5.7%, 중기계는 약 1%로 총 14.1%에 달했다.
고출력이 필요한 대형기기는 승용차에 비해 시장이 작으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배를 넘고 있어 수소엔진을 적용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30년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승용차 부문에서 FCV 및 전기자동차(EV) 보급을 가속화함과 동시에 고출력이 필요한 대형기기의 엔진을 수소화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대형 버스‧트럭을 비롯한 상용자동차는 에너지 소비량이 많고 주행거리가 길어 수소엔진을 적용함으로써 대규모 수소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이라보(iLabo)에 따르면, 연간 주행거리가 10만km인 8톤 수소엔진트럭(수소 1kg당 12-13km 주행)은 연간 주행거리가 1만2000km인 승용차 타입 FC(수소 1kg당 100km 주행)의 약 67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수소사회를 실현하는 가장 유망한 기술인 FCV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구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나 FCV는 수소 소비량이 적어 수소충전소의 채산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수소엔진을 탑재한 상용자동차를 보급함으로써 수소 수요가 확대되면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이라보, 플랫폼형 수소사업이 목표
일본은 수소엔진 실용화를 앞두고 있으나 산업화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수소이용 분야의 연구개발 대상으로 FCV에 주력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이점이 많은 수소엔진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 11월 도쿄(Tokyo)도시대학 준교수인 야마네 키미타카 박사를 중심으로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수소엔진 사업화를 추진하는 스타트업 아이라보를 설립했다.
야마네 박사는 고 후루하마 교수의 제자로 아이라보의 기술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경영진에는 미국 반도체 제조장치 생산기업 Applied Materials의 일본법인 대표와 삼성전자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이와사키 테츠오 회장, 진공기기 생산기업 알박(Ulvac)의 미국사업을 이끈 후 Applied Materials의 미국 본사에서 기술마케팅 업무에 종사한 나카야마 이즈미 사장이 취임했다.
아이라보는 수소엔진을 사업화하기 위해 도쿄도시대학 등 학계를 비롯해 부품 및 소재 생산기업, 자동차 개발기업, 가스 공급기업, 물류기업 등과 협업을 진행할 방침이며 다양한 곳에서 우수한 아이디어 및 정보를 수집하고 개발, 생산, 판매 등 분야별로 수평분업체제를 구축하는 플랫폼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엔진이 보유한 잠재력을 가장 많이 발휘할 수 있는 주요 용도로는 총중량이 8톤 이상인 중‧대형 트럭을 우선 주목하고 있으며, 물류기업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프로토타입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특정 수요처와 함께 수소엔진 성능 및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실증시험도 시작할 계획이다.
자동차산업은 연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기구동(Electrification)을 일컫는 CASE 등 혁신이 이루어짐에 따라 대대적인 변혁기를 맞고 있으며 앞으로는 EV, FCV와 같이 동력원이 엔진에서 전기모터로 변화함으로써 엔진부품 비즈니스 자체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장기간 부품을 개발하며 축적한 제조기술 및 노하우, 지식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아이라보는 플랫폼형 사업을 통해 수소엔진을 보급하면 엔진부품 생산기업과 일본 제조기술을 유지하고 고용을 확보할 수 있으며 압축천연가스(CNG) 자동차 컨버전, 지방에 있는 자동차 정비공장 등에도 수소엔진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