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케어가 뜨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굳이 화학기업 종사자를 들먹일 필요도 없고, 주식에 투자하거나 관심을 가진 부자가 아니라도 그렇다. 2030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대상도 아파트, 가상화폐와 함께 헬스케어가 포함돼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헬스케어에 목을 매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반면, 국내 화학기업들은 왜 헬스케어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인가? 묻고 싶은 대목이다.
헬스케어가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코로나19 사태라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없었으면 헬스케어가 관심을 받지 않았을까? 헬스케어를 전혀 모르는 국민 누구도 그렇지 않다는데 동의할 것이다.
헬스케어는 본래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태동했으나 최근에는 일본, 한국, 중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상대적으로 노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출산율은 매우 낮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동북아시아는 장수를 미덕으로 여기는 풍조가 심하고, 특히 한국인들은 100세 시대를 노래할 정도로 스스로의 능력이나 삶의 질에 상관없이 오래 살기를 갈구하는 편이다.
헬스케어 사업이 성공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화학경제연구원이 화학저널 창간 30주년을 맞아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 100대 화학기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헬스케어의 두각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100대 화학기업에 제약, 바이오, 화장품을 포함 헬스케어가 49사로 절반에 가까웠고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양호했다.
코스닥 100대 화학기업은 2020년 총매출이 22조5507억원으로 17% 증가에 머물렀으나 영업이익은 2조7524억원으로 무려 85%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도 매출액이 2278억원으로 16% 증가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278억원으로 83% 급증했다. 이유는 단 하나 헬스케어가 선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헬스케어 상위 10사는 매출액이 평균 7521억원으로 35%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1410억원으로 269% 폭증했다.
정유기업이나 석유화학기업 입장에서는 한심스러울 정도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코스피는 매출액이 줄어들고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나지 못한 반면 코스닥은 매출이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급증했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면서 손소독제를 비롯해 마스크 판매가 폭증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19 파장은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계속되고 있고 2022년 이후에도 종식된다는 보장이 없다. 일부에서는 독감과 같이 인류와 공존해야 하는 대상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스나 메르스 사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요즘 항바이러스 사업이 뜨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의류를 비롯해 일상용품,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막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으며 머지않아 대중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국내 화학기업들은 페인트 몇몇을 제외하고는 항바이러스 사업에 관심이 없다. 갑자기 항바이러스 사업에 뛰어들 여건이 아니고 그럴만한 능력도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헬스케어 사업은 어느 날 갑자기 뛰어들어 승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장기간에 걸쳐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육성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