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이 또다시 하락하며 정유기업들의 영업실적 개선 시기가 하반기로 밀려난 것으로 판단된다.
5월 넷째주 싱가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7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것으로 일반적으로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은 2019년 하반기부터 거의 손익분기점 이하였고,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발생한 2020년에는 마이너스 정제마진 또는 0-1달러를 맴돌았다.
하지만, 2021년 들어 코로나19 회복,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2-3달러대로 반등했고 2020년 사상 최대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 4사도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2021년 1분기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4월 말 3.2달러까지 올랐던 정제마진이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3주만인 5월 셋째주 1.6달러로 급락했고 넷째주에는 1.7달러로 약세를 계속했다.
1분기에 가파르게 상승했던 국제유가도 2분기 들어 상승세가 둔화됐다. 1분기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정유기업들이 저유가일 때 구매했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해 재고평가이익이 대폭 발생함으로써 영업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정유 관계자는 “인디아, 동남아 등의 코로나19 재유행과 맞물려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2분기에 하락·정체 상태”라며 “2분기에는 1분기만큼 재고평가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을 바탕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회복돼야 업황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 세계 석유 수요는 전년대비 9% 감소하며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여파에서 먼저 벗어난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도 백신 보급 확대에 따라 석유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석유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운송용 수요는 하반기에 가파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되고 있다.
최근 일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요 회복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백신 접종에 따른 선진국 중심의 수요 회복이 아시아 지역의 수요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 석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정제마진도 우호적인 업황 지표와 각국 경제 정상화 등에 따라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