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케미칼, PETG 호조에도 수익성 악화 … 투자금 1조8000억원 확보
SK바이오사이언스(대표 안재용)는 포트폴리오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SK케미칼은 2022년 매출이 1조8291억원으로 전년대비 12.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304억원으로 58.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 2월7일 SK케미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화학 및 생명과학 부문으로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확보했으며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했다.
SK케미칼은 2020년 바이오에너지, PPS(Polyphenylene Sulfide) 사업을 매각하고 고부가 PETG(Polyethylene Terephthalate Glycol)를 앞세우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코폴리에스터(Copolyester) 사업을 영위하는 그린소재 부문 영업실적은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린소재 부문은 2022년 매출이 8289억원으로 31.0%, 영업이익은 1079억원으로 34.5% 급증했다.
2분기에 PETG 생산라인 가동을 본격화함과 동시에 경쟁기업인 이스트만케미칼(Eastman Chemical)의 트러블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3분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산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꺾였고, 4분기에는 매출이 1.0% 감소했으나 고부가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영업이익은 22.4% 증가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판매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SK케미칼의 영업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2년 매출이 5903억원으로 36.5%, 영업이익은 1151억원으로 75.7%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19.5%로 31.5%포인트 하락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노바백스(NovaVax)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수주하며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실적을 올렸고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하면서 2022년에도 수익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으나 2022년부터 백신 접종률이 급락해 타격이 불가피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CMO 계약은 2022년 종료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2022년 5월과 9월에 걸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했으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2023년 1월30일 일부 감염 취약시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권고로 완화했다.
미국도 코로나19에 따른 국가비상사태 및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5월11일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해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 1분기 상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체 개발 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수두 백신 내수판매 및 수출을 계획하고 있고 노바백스 CDMO도 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나 수요 부진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자체 개발한 스카이코비원도 1분기 WHO(국제보건기구)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기대하고 있으나 개별 국가 계약을 별도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부진한 영업실적은 코로나19 백신 매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이후의 구체적인 사업이 필요하나 아직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일부 생명과학 관계자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실적 부진은 단기간 인력 유출이 불러온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1년 3월 기업공개(IPO)로 금융시장 자금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우리사주 차익 실현을 위해 퇴사하거나 삼성·롯데로 이직했고 즉시 인력을 충원했으나 2021년 말 마케팅본부 팀장급 인사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정규직 직원은 상장 직후인 2021년 3월 말 608명으로 평균 근속연수가 1년 5개월에 불과했다. 2021년 6월 말 기준 정규직 근로자는 725명으로 늘었으나 평균 근속연수는 1년 1개월로 줄어 직원들의 퇴사와 인력 충원이 단기간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업 매각대금(약 3800억원), IPO로 확보한 현금을 통해 본격적인 투자를 계획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그린소재 사업 확대와 제약·바이오 사업 강화,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2025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며 2월8일에는 송도에 파일럿 플랜트(R&PD) 건설을 위해 2838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사노피(Sanofi)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팩 임상3상 시험 진입 여부가 1분기 결정될 예정이며 mRNA 플랫폼,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진출 등을 중장기 성장과제로 앞세우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SK케미칼의 현금 보유액이 충분하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투자 계획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