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불황에도 증설 투자 확대 … 2024년부터 기가팹 가동 시작
반도체는 2024년 V자 회복을 기대한 장치 신증설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치 시장은 2022년 상반기까지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이후 성장이 둔화됐고 2023년에는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치 관련기업들은 당장의 수익 악화보다 2년 후부터 본격적 증가가 예상되는 수요에 기대를 걸고 최첨단 공장 건설 및 인수합병(M&A)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반도체제조장치협회(SEAJ)에 따르면, 2022년 12월 수출을 포함한 10-12월 일본산 반도체 제조장치 판매액은 3065억9600만엔으로 7-9월에 비해 8.6%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1% 증가한 것이나 8월 38.5% 급증한 이후 매월 증가율이 떨어져 2022년 전체로는 7.0% 증가에 그쳤다.
2023년 판매액은 5% 줄어 4년만에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1월 잠정 판매액이 전년동월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장치 생산기업들은 세계 각지에서 최첨단 기가팹 가동이 시작되는 2024년 판매액이 20.0% 급증하며 V자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메이저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당장 판매액이 줄어들어도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확정된 수주액은 충분해 하반기부터 시장 상황이 호전된다면 수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현재 가동률이 바닥 수준인 메모리 생산기업들마저 장치 납입시기를 뒤로 미루더라도 취소는 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최대 반도체 제조장치 메이저인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은 반도체 전공정 시장이 2021년 920억달러에서 2022년 1000억달러로 성장했으나 2023년에는 800억달러로 20.0%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은 반도체 제조장치 매출액이 2022년 2조1611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기준 전체 영업이익은 메모리 수요 부진과 미국-중국 마찰 확대로 감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고속 프로세서와 D램, 300층 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이 반도체 시장을 견인함으로써 2024년에는 사상 최대 매출액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특수 용도 반도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메타버스와 자율주행 자동차, 에너지, IoT(사물인터넷), 통신 등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파워반도체, CMOS 이미지 센서, 고주파통신 IC, 웹가이드, 마이크로 LED(Light Emitting Diode)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검사장치를 생산하는 아드반테스트(Advantest)는 2022년 SoC(System on Chip) 장치에서 50%대 후반, 메모리용 장치에서는 약 50% 수준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함에 따라 2022회계연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3년 1월에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 타이완 프린트 배선반 생산기업인 SuperPCB를 인수해 하이엔드 검사장치 수요 증가 대응에 나섰다.
2021년 검사장치용 프린트 배선반 설계 및 제조를 담당하는 미국 R&D Altanova를 인수해 미국 자회사로 편입한데 이어 SuperPCB까지 확보함으로써 5G(5세대 이동통신) 및 IoT용 검사장치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퍼 세정장치 생산기업 SCREEN Holdings도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가현(Shiga) 동북부의 히코네(Hikone) 사업장에는 약 1000억엔을 투자해 신규 세정장치 공장인 에스큐브4를 완공해 가동을 시작했으며 기존 공장과 연결해 생산효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인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약 80억엔을 투입해 에스큐브5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4년 1월 완공 예정이다. 구마모토(Kumamoto), 도야마(Toyama), 후쿠시마(Fukushima) 등에서도 증설을 진행함으로써 전체 생산능력을 20% 확대하고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도전할 계획이다.
진공장치 생산기업 알박(Ulvac)은 한국에 600억원 상당을 투자해 기술센터를 건설하고 반도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알박은 디스플레이 제조장치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반도체 분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며 미세패턴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메탈 하드마스크용 스패터 장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2022년 가을부터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 도쿄일렉트론 등 주요 제조장치 생산기업들이 큰 영향을 받은 가운데 니콘(Nikon)은 아무런 타격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노광기 및 FPD(Flat Panel Display) 노광기 매출비중이 40%에 달할 만큼 높으나 미국의 규제 강화로 영향을 받은 바 없으며 앞으로도 일본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다만, 니콘은 2022회계연도 노광기 매출액이 2100억엔으로 1.0%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40억엔으로 39.0% 급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FPD 노광기는 패널 가격 하락으로 수요기업들의 투자 활동이 침체돼 판매량이 감소했고 반도체용 노광기는 ArF(불화아르곤)는 호조를 이어갔으나 메이저 수요기업의 사정상 일부 설치가 2023회계연도로 밀렸기 때문에 수익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니콘의 ArF 노광기 매출 중 80%는 북미가 차지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