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시장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BTX 공급과잉 상태가 이어지며 수출여력이 줄어들었고 내수 또한 유도제품 생산이 침체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BTX 관련기업들은 당분간 기대할만한 회복 요인이 없어 생산체제 최적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이미 방향족 화합물 분야에서 일부기업이 철수와 생산능력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BTX 생산량 7년만에 40% 급감…
일본은 BTX 생산량이 2024년 796만톤으로 전년대비 8% 감소하며 800만톤대가 붕괴됐다. 800만톤을 하회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며 역대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2017년 1329만톤에 비하면 7년만에 40%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2020년 1000만톤이 붕괴된 후 2021년 반동 효과로 일시적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2017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방향족공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수출용 출하량을 포함한 BTX 총수요는 800만톤으로 8% 감소했다.
중국의 생산능력 과잉과 경기침체로 시황이 하락했고 BTX 뿐만 아니라 유도제품 수출 또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유도제품 생산기업들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BTX 총수요는 2019년까지 1300만톤대를 유지했으나 2020년 22% 급감하면서 24년만에 1000만톤이 붕괴됐고 2021년 일시적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생산량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방향족공업협회는 BTX 총수요가 2025년 804만톤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리에스터(Polyester) 원료 P-X(Para-Xylene) 생산 용도에서 톨루엔(Toluene)과 자일렌(Xylene) 출하량이 각각 1%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폴리에스터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2026-2029년에도 폴리에스터 용도에서 소폭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BTX 생산능력이 2023년 말 벤젠(Benzene) 495만톤, 톨루엔 184만톤, 자일렌 677만톤으로 총 1356만톤에 달했다.
다만, 에네오스(Eneos)가 와카야마(Wakayama) 정유공장의 일부 기능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BTX 생산능력을 줄였으나,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생산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벤젠, 중국 수요 호조로 아시아 시황 “탄탄”
벤젠은 2024년 생산량이 275만톤으로 7% 감소했다.
내수는 222만톤으로 6% 줄었으며 SM(Styrene Monomer)용 수요가 104만톤으로 9% 감소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SM은 아시아 공급과잉이 심각해 수출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이며, 일부 생산기업들은 설비 트러블로 가동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벤젠 수요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중국이 추가 신증설을 검토하고 있어 공급과잉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페놀(Phenol) 및 큐멘(Cumene)용은 출하량이 12% 감소했다.
유도제품 BPA(Bisphenol-A)는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에 대응해 일본기업들이 차례로 철수하면서 생산능력이 2023년 46만6000톤에서 2024년 16만5000톤으로 약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사이클로헥산(Cyclohexane) 및 사이클로헥센(Cyclohexene) 출하량은 유도제품인 카프로락탐(Caprolactam) 생산이 축소되면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이 2022년 8만5000톤 설비를 가동 중단하면서 중간 원료 사이클로헥산 10만톤도 셧다운했고, 우베(Ube)가 2024년 우베케미칼(Ube Chemical) 공장의 카프로락탐 생산능력을 40% 감축한 영향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벤젠은 아로마틱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전반적으로 NCC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벤젠 유도제품 신증설을 진행하면서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톨루엔, P-X 생산용 수요 회복
톨루엔은 2024년 수요가 2% 증가했다. 수출은 한국을 중심으로 8% 감소했으나 내수가 7% 증가했다.
벤젠과 톨루엔으로 전환하는 불균화/탈알킬화 반응용이 회복됐고 휘발유용을 포함한 기타 용도 역시 2023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며 내수 증가세를 이끌었다.
톨루엔 총수요는 휘발유용이 증가하지 않았으나 톨루엔 불균화를 통한 P-X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호조를 나타냈다.
우레탄(Urethane) 폼(Foam) 원료인 TDI(Toluene Diisocyanate)용 수요는 5% 증가했다. 2024년 TDI 수출이 6만5202톤으로 5%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이 2025년 7월 후쿠오카현 오무타(Omuta) 공장의 TDI 생산능력을 12만톤에서 5만톤으로 감축해 영향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자일렌, M-X 마진 악화 “심각”
자일렌은 M-X(Mixed-Xylene) 기준 수요가 401만톤으로 11% 감소했다.
마진 악화 때문에 중국, 한국 수출이 감소했으며 P-X를 생산하는 이성화용 출하량도 줄어들었다. M-X는 휘발유용을 제외하면 대부분 P-X를 생산하는 이성화용으로 투입되지만 일본은 2024년 P-X 생산량이 225만톤으로 5% 감소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수년 동안 휘발유 기재 및 원료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P-X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2024년 들어 주요 자일렌 생산기업들이 P-X 생산으로 전환했고, 세계적으로 휘발유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면서 P-X 마진이 악화되고 있다.
P-X는 대부분 TPA(Terephthalic Acid)로 유도되며 70%는 폴리에스터 섬유, 30%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수지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TPA를 생산하고 있는 도레이(Toray)는 2026년 도카이(Tokai) 16만5000톤 라인을 가동중단할 예정이다.
글로벌 폴리에스터 시장이 연평균 5% 성장하고 있으나 중국이 폴리에스터 신증설 투자와 함께 TPA 신증설도 함께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P-X는 증설이 이미 일단락된 상태여서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친환경 원료 도입에 리사이클까지…
일본 BTX 생산기업들은 친환경 대응을 가속화하고 있다.
탄소중립과 순환사회 전환을 위해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매스밸런스 방식을 통해 바이오매스 나프타(Naphtha) 베이스 화학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나프타 베이스 화학제품은 기존제품과 동일한 설비를 사용하면서 동일한 품질의 친환경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은 PS(Polystyrene)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원료용 SM을 포함해 바이오매스 화학제품 공급을 늘리고 있다.
타이완 OPTC, 마루베니상사(Marubeni)와 연계해 바이오매스 PET병 유통을 추진하고 있으며, 외부기업과 함께 서플라이체인을 정비한 다음 원료용 바이오매스 P-X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P-X 분야에서는 에네오스가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미츠비시상사(Mitsubishi)와 연계해 바이오 TPA로 유도한 PET병을 생산하는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며 2024년 산토리(Suntory)와 음료용 PET 상품을 출시하는 성과를 올렸다.
리사이클 분야에서는 PS재팬(PS Japan)이 2023년 8월 미즈시마(Mizushima)에 PS를 모노머로 되돌려 재중합하는 CR(Chemical Recycle) 실증 플랜트를 건설했다.
도요스타이렌(Toyo Styrene)은 2024년 3월 덴카(Denka)의 고이(Goi) 공장에 모노머화한 CR 설비를 완공했으며, DIC는 요카이치(Yokkaichi) 공장에서 2026년 말까지 CR 플랜트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CO2)를 방향족 원료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다.
미쓰이케미칼,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 오사카(Osaka)대학이 2025년 2월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원료로 메탄올(Methanol)을 경유해 P-X를 생산하는 실증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및 고정화가 가능한 신기술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