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미국산 PE(Polyethylene)가 영향력을 확대하며 전체 구조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Sapporo에서 2017년 5월18-19일 개최된 아시아 석유화학회의(APIC)에서는 「탄소화학의 지향점과 지속가능한 미래」 주제 아래 미국 셰일가스(Shale Gas), 중국 석탄화학 본격화에 따른 시장 변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참여자들은 주로 최근 공급이 증가하고 있는 에틸렌(Ethyelne)과 유도제품 시장 동향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또 PE 수요 신장에 따라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ECC(Ethane Crackin
g Center), NCC(Naphtha Cracking Center) 건설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에틸렌 시장 성장률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과 유사한 3%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글로벌 GDP 성장률이 2017년 3.4%, 2018년 3.6%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PE, 2020년 3000만톤 과잉 불가피
에틸렌 수요는 최근 원료가격이 약세를 나타내는 반면 석유화학제품은 고마진을 유지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신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가 2016년 1억5000만톤을 나타냈으며 앞으로 GDP 성장률과 유사한 3%대 성장을 지속하며 매년 500만톤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증설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2017-2020년 생산능력이 2500만톤 상당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단기적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에서는 셰일가스를 베이스로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킨 에탄(Ethane)을 활용하는 ECC를 대거 구축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1000만톤 이상 확대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탄은 에틸렌 원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경 40%에 달해 최대 원료로 자리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앞으로 신증설되는 에틸렌은 대부분 PE용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Nexant에 따르면, 2016-2022년 에틸렌 증설분 3500만톤 가운데 PE용이 3분의 2를 차지하며 수요 신장의 견인차 역을 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E는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S&P Platts의 예측에 따르면, PE는 2020년 중국, 인디아 등의 성장을 통해 수요가 1억톤으로 신장하지만 생산능력이 1억3000만톤에 달해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수급밸런스를 위해서는 가동률을 80% 이하로 낮추어야 하며 일부 플랜트는 폐쇄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미국 석유화학 메이저들은 북미 PE 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원료 경쟁력을 활용해 당분간 풀가동하겠다는 곳도 있어 우려된다.
미국에서는 최종결정을 기다리는 일부 프로젝트를 포함해 2022년까지 PE 생산능력을 약 1000만톤 추가해 아시아, 중남미 수출에 주로 투입할 것으로 파악된다.
ICIS는 2020년 북미지역의 동북아에 대한 PE 수출이 2015년에 비해 최대 128만톤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PE 가격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PE 플랜트를 완공한 Dow Chemical과 Exxon Mobil은 시황 유지를 위해 아시아, 유럽 NCC의 가동을 조정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풀가동을 지속하며 시장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북미 에틸렌 및 PE 프로젝트는 건설비 급등, 국제유가 하락으로 건설이 지연되고 있어 영향력이 언제 본격화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중국, 석탄화학 경쟁력 약화로 고민
미국의 에틸렌 및 PE 공세와 함께 글로벌 석유화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던 중국의 석탄화학은 당초 계획보다 크게 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CTO(Coal to Olefin), MTO (Methanol to Olefin) 등을 중심으로 석탄화학산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2018-2019년 대대적인 신증설이 예상된다.
하지만, 동시에 환경규제를 강화하며 기존 플랜트의 가동률도 낮추고 있고 신규 플랜트 인·허가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다.
또 CTO, MTO 프로젝트는 2020년 이후 계획된 새로운 안건이 없어 영향력이 언제까지 확대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석탄화학은 최근 수년 동안 경제성이 많이 약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S&P Platts에 따르면, 석탄 베이스 에틸렌 제조코스트는 CTO, MTO 플랜트 건설이 가속화된 2014년 6월 나프타 베이스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으나 2017년에는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파악된다.
동북아 에틸렌 제조코스트는 2014년 나프타 베이스가 톤당 1400달러였으나 CTO는 600달러, MTO는 1100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7년 3월에는 나프타 베이스가 약 400달러로 하락한 가운데 CTO는 60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고 MTO는 2014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역전된 상태이다.
또 CTO, MTO는 공정상 NCC에 비해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만 중국의 석탄 매장지역 근처는 물 부족이 심각한 곳이 많아 가동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 CO2(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것도 중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환경규제와 대립된 면이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CTO 및 MTO 플랜트도 가동률을 낮추고 있으며 PE 등 다운스트림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CTO 및 MTO 베이스 에틸렌을 주로 PE 생산에 투입하고 있다.
ICIS에 따르면, 중국은 당초 2017년 CTO, MTO와 연계해 PE 210만톤을 상업화할 계획이었으나 CTO, MTO 가동차질 때문에 실제 상업화는 100만톤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탄화학 플랜트는 앞으로 2018년과 2019년 각각 1곳씩 완공이 예정돼 있으나 경제성 약화로 2020년 이후로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석탄화학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석탄 매장량이 세계 3위 수준이며 원유 수입량을 줄이기 위해 석탄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플래스틱 수요 신장이 기대되고 있는 만큼 수입을 줄이고 석탄화학을 활용해 국산화함으로써 전체 화학산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석탄화학산업을 강화하면 탄광이 소재한 지역의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 코스트 경쟁에 고기능화 대응
아시아 석유화학시장은 PE 공급과잉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코스트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 PE를 대량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PE 시장은 중국이 최대 수요국이며 앞으로 미국산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 그동안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 타이완산 등이 수요처를 잃고 일본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들이 수입제품과의 경쟁에 대비해 고기능화에 주력하고 있다.
APIC에서는 당장의 시장 변화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석유화학산업이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ExxonMobil의 닐 채트먼 사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이 환경 영역에서 보여주어야 할 역할이 크다”며 “개혁과 협력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APIC 공동선언문에는 석유화학산업이 지구온난화, 환경보호 등 인류 공통의 과제에 대해 공헌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을 통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주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앞으로 APIC 플랫폼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립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