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자소재용 플래스틱 페인트 시장은 치킨게임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소재용 플래스틱 페인트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수요처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함에 따라 관련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함에 따라 페인트 생산기업들도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3분의 1 가량 저렴한 베트남 투자를 확대해 하노이(Hanoi) 인근 옌퐁(Yen Phong) 공단에 2009년 휴대폰 공장을 건설했으며 2014년에는 옌빈(Yen Binh) 공단에 스마트폰 공장을 가동해 전체 휴대폰 생산량의 45%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2016년에는 호치민(Ho Chi Minh) 소재 사이공(Saigon) 하이테크파크에 TV 등 가전제품 복합 생산단지를 가동했다.
LG전자도 2015년부터 하노이 인근 하이퐁(Hai Phong)에서 가전제품,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베트남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모바일용 페인트는 악조노벨(Akzo Nobel), 한진화학, AK켐텍, 중부페인트 등이 생산했으나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한솔케미칼 등이 벤더로 등록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2014-2015년 삼성전자에 대한 공급을 확대했으나 최근에는 노루페인트, AK켐텍 등이 삼성전자, LG전자를 대상으로 주력 공급함으로써 점유율을 빼앗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모바일용 페인트는 스마트폰 케이스가 대부분 메탈 소재로 전환됨에 따라 페인트 수요가 급감했다”며 “기존 남아있는 플래스틱 케이스용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 저가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루페인트, AK켐텍 등은 베트남 생산법인이 모바일용 외에도 공급하며 흑자생산을 유지하고 있으나, 삼화페인트는 모바일용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2016년 이후 적자생산으로 전환해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화페인트는 모바일 페인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2017년부터 가전제품용 페인트 공장을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루페인트, AK켐텍 등이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제비스코도 가전제품용 페인트 베트남 시장에 적극 진출함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2015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11월부터 2만3876평방미터규모의 페인트 생산설비를 건설해 2017년 1월 준공하고 스마트폰 및 전자제품용 플래스틱 페인트를 공급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내수 공급에 집중했으나 매출 신장이 한계에 도달해 해외진출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분체도료 생산라인을 구축해 거래처가 요구한 사양에 맞추어 테스트 한 후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자소재용 페인트 사업에 관심이 높았던 KCC도 베트남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 치열이 극심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KCC는 2010년대 이후 국내에서도 가전제품 및 모바일용 페인트 사업에 관심이 높았으나 경쟁이 치열해 사업추진을 보류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CC 관계자는 “투자분야를 구체화할 수 없으나 베트남 진출에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8.97%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57%를 보유하고 있는 등 삼성과 KCC의 관계가 유지됨에 따라 안정된 물량 공급을 보장받은 상태에서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경쟁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CC는 가전제품용에 투입되는 분체도료 경험도 있고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지 않아 시장진출이 수월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기업들은 KCC가 공급량을 확보한 상태에서 진입하면 영업실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판단하고 국내기업 의존도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영업실적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
KCC가 진입하면 기존 가전제품 라인을 장악하고 있는 악조노벨, 강남제비스코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화페인트도 2017년 하반기 가전제품용 라인을 신규 가동할 예정이어서 경쟁구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허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