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세안(ASEAN), 인디아를 비롯한 아시아 경제는 2015년 후반부터 2016년 초반까지 성장세가 둔화됐고, 중국경제 침체는 글로벌 경제의 불안요소로 부상했다.
중국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약 4조위안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실시해 성장세를 회복했으나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수급 밸런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공급과잉 해소 및 환경문제 해결을 본격 실행하고 있으나 오히려 경기침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은 중국 공장들이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어 공급부족을 야기함으로써 아시아 가격 강세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도 미국 경제정책이 관건…
2016년 아시아 경제는 많은 국가·지역에서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반기에는 미국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수출 및 민간투자가 감소했으나 하반기에는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회복조짐을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 타이완은 반도체 생산설비 등 전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보전자부품 수출이 경기 회복을 뒷받침했다.
중국은 정보전자부품 재고를 조절하고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정책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됐다.
인디아는 설비투자 침체에도 불구하고 개인소비 등이 증가함에 따라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세안은 국가별로 온도차가 나타났다.
말레이지아, 베트남은 수출 증가로 성장이 가속화됐고 싱가폴은 화학산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반면 타이는 4-6월 GDP 성장률이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내수 부진으로 본격적인 회복에는 이르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재정적자 대책에 따라 공공투자가 감소했다.
2017년에는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이 두드러져 IMF도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GDP 성장률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6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정보전자부품 등 IT 관련제품 수출이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소재산업의 과잉 생산능력 조절에 따른 공급과잉 해소, 인프라 및 주택 투자, IT 수요 신장에 따른 내수 및 수입 회복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방침을 천명함으로써 아시아 신흥국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에 대한 과세를 낮추고 수입제품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달러화 약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의 경기 회복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틸렌, 수급타이트 지속되고 있지만…
아시아 석유화학산업은 경기가 회복됨과 동시에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에틸렌(Ethylene) 유도제품은 중국과 인디아를 중심으로 수급타이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에틸렌 유도제품 시장은 2016년 생산이 에틸렌 환산 2000만톤을 넘어섰으나 수요가 3700만톤에 달해 공급부족이 약 1700만톤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CTO(Coal to Olefin), 수입 에탄올(Ethanol)을 투입하는 에틸렌 생산설비를 잇따라 신규 건설하고 있으나 나프타(Naphtha) 크래커에 비해 생산능력이 작아 수급타이트가 계속되고 있다.
인디아는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 등 합성수지 수요가 신장해 공급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나 에틸렌 유도제품은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Asahi Kasei Chemicals이 에틸렌 크래커 가동을 중단했고 아시아 크래커에서 트러블이 발생해 에틸렌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Shell Chemicals이 싱가폴 크래커의 불가항력을 선언함으로써 에틸렌 유도제품 수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급부족 확대에도 미국산 유입이 변수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2017년에도 호황을 유지한 가운데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스팀 크래커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에틸렌 수급이 더욱 타이트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에틸렌 가격은 유도제품 가격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상승했고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가동하는 석유화학기업들은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었으나 PE 및 PP 전문 생산기업들은 적자로 고전이 불가피했다.
이후 미국 에틸렌 생산설비가 재가동해 수급타이트가 완화됐으나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2018년에도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세계 석유화학제품 수급동향에 따르면, 중국은 에틸렌 유도제품 공급이 2015년 1960만톤에서 2021년 2940만톤으로, 수요는 3680톤에서 4990톤으로 증가함으로써 공급부족이 320만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전체적으로는 중국 뿐만 아니라 인디아도 수요가 공급을 상회함으로써 에틸렌 부족물량이 112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PE는 공급부족이 470만톤에서 75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북미산 저가제품 유입이 본격화됨으로써 수급타이트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저렴한 셰일가스(Shale Gas) 관련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코스트 상승 및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플랜트 가동을 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나 미주지역의 에틸렌 유도제품 생산능력은 2015년 세계 전체의 24%를 차지했으며 신증설 플랜트가 본격 가동하는 2021년에는 2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