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고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대응에 큰 차이가 발견되고 있다.
한국은 폭발 및 안전 사고가 발생해도 언론이 몇일간 떠들썩할 뿐 2-3주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반면, 중국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일단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공장을 폐쇄하는 등 강력히 대처하고 있다.
얼마 전 대형 폭발사고로 7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장쑤성 옌청 화학단지가 대표적이다. 옌청시 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샹수이 화학단지 폐쇄를 결정했고 다른 화학단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토록 조치했다. 샹수이 화학단지는 총면적이 20평방킬로미터에 달하고 입주기업도 70곳 정도이나 폐쇄했다.
톈자이케미칼은 농약 및 염료 중간체를 생산하는 화학기업으로 3월21일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나 100명 정도가 사망하고 600명에 가까운 인명이 부상을 당했다. 공안당국이 경영진을 체포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가동중단 및 폐쇄 조치를 취한 것은 당연했다.
특히, 유럽을 순방하던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민심 동요를 우려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고, 장쑤성을 중심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화학공장에 대한 집중단속 및 점검을 실시하고 전국적으로 화학공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화학사고가 발생해도 2-3일간 형식적이고 과도하며 흥분상태의 보도가 이어질 뿐 중국과 같은 과감하고도 실질적인 안전점검 및 감독 조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화평법, 화관법, 산업안전보건법 때문에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원성이 자자하다. 산업안전 및 유해물질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 수많은 규제조항을 담고 있고 중복내용이 많아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1월 시행된 화평법 개정안은 연간 1톤 이상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화학물질에 대해 정부에 등록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나 화학물질 등록에 필요한 전담인력과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불평이 높다.
2015년 1월부터 시행된 화관법 개정안도 국내에서 제조했거나 수입한 모든 화학제품의 성분과 함유량을 정부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자 기밀이라며 반대가 대단하고, 2020년부터 저압가스 배관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해야 할 판이라며 아우성이다.
산업안전보건법도 화학물질 제조·수입기업이 제출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들어 있는 영업비밀을 비공개로 하려면 고용노동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한 조항이 말썽이고, 환경부에도 보고하는 등 규제가 겹치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화관법, 화평법, 산업안전보건법 규제가 이중삼중으로 겹치고 영세 중소기업들이 등록 관련비용을 감내하기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규제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분명하다.
법 조항이 명확해야 하고 부패한 관료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주지 않도록 명문화함은 물론 판단기준을 적시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장난칠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환경 및 안전과 관련된 경영진의 자세 전환이 요구된다.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나고가 나면 나몰라라 하는 자세는 더이상 묵과할 수 없고, 환경·안전 투자를 낭비요인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