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800달러에 유럽 2150유로대 … 중국‧일본 경쟁이 약세요인
아시아 MEK(Methyl Ethyl Ketone) 시장에서 중국과 일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와 유럽‧미국 현물가격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중국과 일본이 경쟁함으로써 현물가격이 톤당 800달러 전후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유럽‧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감소했으나 공급이 더 크게 줄어들어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은 휘발유(Gasoline) 수요가 줄어들며 스팀 크래커의 가동률이 낮아졌고 원료 공급이 줄어듦에 따라 MEK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현물가격은 톤당 2150유로에 달하고 있고 유럽산을 주로 수입하는 미국가격도 1950달러 전후를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는 2020년 2월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하락했음에도 1000달러대를 유지했으나 3월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침체되면서 수요가 급감해 4월 800달러대 초반으로 급락했고 중국 제조업이 가동을 재개하면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 완화 상태가 해소되지 않아 상승세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영국 이네오스(Ineos)가 1월 말 독일공장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한 영향으로 2월 초부터 강세를 나타냈고 이후 코로나 여파로 스팀 크래커의 가동률이 낮아진 것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이동량이 줄어들어 휘발유 수요가 급감했고 스팀 크래커의 가동률이 낮아지자 MEK의 원료로 사용되는 C4 유분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 엑손모빌(ExxonMobil)과 셸(Royal Dutch Shell)도 원료 조달난 때문에 MEK 가동률을 낮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럽 현물가격은 1월 1180유로에서 3월 2000유로로 급등했고 7월 초까지도 2000유로대를 유지했다.
아시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영향으로 페인트 수요가 감소했으나 공급이 더 크게 줄어들어 수급타이트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EK 생산기업이 없는 미국이 유럽산을 주로 도입하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아시아는 일본과 중국이 수출 경쟁을 벌이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2019년 1-9월 MEK 수출량이 11만9648톤으로 전년동기대비 53.4% 급증했고 2019년 전체적으로는 15만톤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한국에 대한 수출은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도 증가했고, 베트남과 말레이 수출 급증도 전체 수출량 증가에 일조했다.
타이완 수출은 2017년과 2018년 전무했으나 2019년 2월 타스코케미칼(Tasco Chemical)이 화재사고로 12만톤 플랜트 가동을 중단하면서 1-9월 수출량이 5793톤에 달했다. 다만, 타스코케미칼이 11월 12만톤 플랜트를 재가동해 2020년에는 타이완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2019월 한국 수출은 6만5087톤으로 2018년에 비해 38.7% 급증했으나 2017년에 비해서는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일본이 정기보수를 실시함으로써 수출여력이 부족한 가운데 중국이 안정적으로 공급을 계속하면서 한국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하자 견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중국산은 2019년 1-9월 3만13톤이 유입됐다.
품질은 일본산이 우수하나 중국산은 수송거리가 훨씬 짧고 관세가 일본산은 3%인 반면 중국산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MEK 시장에서는 일본산보다 중국산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K)